육군 최고의 꿀보직?

주온(呪怨) 작성일 12.03.28 01: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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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들 글 중에 꿀보직 이야기가 많이 나와서 적어보는데...

난 미군부대 파견나가서 카츄사들 어떻게 사는지도 봤고

국방부 일하던 친구랑 오늘도 이야기 해봤지만...

 

사람들이 잘 몰라서 그렇지 육군 최고의 꿀보직은 누가 뭐래도 학군단(ROTC) 기간병이야. 

카츄사들도 나름 괜찮아.

나 미군부대 한 달 동안 UFG파견 갔었는데 내가 잤던 곳이 부대 밖의 보충병들 3일간 머무는 곳이었어.

6인 1실 침대방이고 각 방마다 화장실에 욕조 있고 여름인데 에어컨이 너무 빵빵해서 침낭 가지고 파견갔어.

여기가 보충대고 자대는 2인 1실인가 그렇지?

기상은 30분 정도 더 일찍 하는거 같은데 일과가 30분 정도 일찍 끝나고, 일과 끝나면 환복하고 외출나가더만.

저녁 9시에 PC방 갔는데 자리 많을 줄 알았는데 카츄사 빡빡이들 밖에 없어.

짬밥은 빕스지. 아침 햄버거, 점심 닭고기, 저녁 스테이크...

PX는 우리처럼 매점이 아니라 미군부대는 미군 가족들도 살다보니 그냥 이마트같이 되어 있지.

입구에 버거킹, 파파이스 다 있고 나이키 매장도 있고, 플스나 엑박 파는데도 있고 옷 파는데 가니까 치파오(차이나 드레스)도 팔더라; 누구한테 입히는거지;;;

라고 생각했는데 부대입구에 온통 직업여성이 사는 곳이여; 동남아가 많긴한데 백마들이 있는 모텔도 많더라. 지나가면 백마들이 손짓해T_T

미군들은 주말되명 방에 데꼬와서 같이 자는거 같더만. 부대 입구에 맨날 동남아여자들이 줄서서 미군들 정문 나오는것만 기다렸다가 같이 들어가더라.

 

국방부는 여기 글만 봐도 편하긴 하고.

 

그래도!

 

요새는 빽은 2스타 이상 아니면 안통하니 뭐니 할 정도로 컴퓨터 뺑뺑이 때문에 빽이란게 통하지가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정 빽이 있어야 간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축복받은 보직이 바로 학군단 기간병이지.

 

이게 뭐하는거냐면... 전국 대학교 중에 학군단이 설치된 학교가 있어. 전부는 아니고 이름 있는 대학교는 다 있다고 보면 돼. 아무튼 장교임관 전에 후보생들이 교육받는 내무실과 행정반이 있는 건물인데 별도로 학군단 건물이 있는 곳도 있고, 학교건물에 층만 따로 있는데도 있고 그래.

 

학군단은 대령급과 중령급 단장이 있는 곳으로 크게 둘로 나뉘는데 당연히 대령급이 파워도 쎄고 후보생도 많아. 학교마다 수가 다른데 보통 80, 50, 25명 정도로 있어. 근데 여기 단장 차를 모는 운전병이 있고, 행정반에서 일하는 행정병이 있어. 보통 2명이고 한 명이나 3명인데도 있는거 같아.

 

근데 얘들이 뭐가 좋냐.

 

1. 근무지가 대학교다

국방부가 아무리 좋아도 군부대다. 근데 학군단 기간병은 대학교 안에서 일한다. 여름이면 작살난다.

여대생들 너무 많이 봐서 질릴지도 몰라.

솔까말 마음만 먹으면 여대생 못 사귀는 것도 아닐걸?

군대가 가장 힘든 이유는 사회와의 격리(특히 여자가 없는)인데 얘네들은 이미 그 범주를 벗어났어;

몇몇 여대에 이번에 여자 학군단 생겼다며?

거기도 기간병은 남자일텐데 거기 걸리면 맨날 여자후보생들하고 같이 얼굴보고 지내는데 능력자면 여자 후보생하고 얼마든지 사귈수도 있을 듯.

모르겠다. 존나 재수없게 금오공대 학군단 이런데 걸리면 다른데보단 여자보기 힘들지도...

그래도 군부대보단 여자 많이 봄.

 

2. 선임 잘 만나면 내무생활이란게 없어진다.

아까 말했듯이 1~3명이 내무생활한다. 2명이라도 한 명 훈련가거나 휴가 가면 혼자 있는다.

선임만 잘 만나면 친구먹고 군생활 끝난다.

씻는 것도 후보생들 쓰는 샤워실 쓰면 됨. 맨날 물 펑펑 쓰면서 목욕하고 산다.

점호? 아침구보? 그딴거 없다;

두명이서 무슨 점호여;;;

 

3. 간부도 없다.

학군단은 단장(대령 아니면 중령), 훈육관(소령 아니면 대위), 행보관(상사) 총 3~4명 정도의 간부만 있을 뿐이다.

이 사람들도 숙식하느냐? 저녁에 다 일찌감치 퇴근한다. 퇴근하고 나면 기간병 세상이다.

터치하는 사람 아무도 없다.

그리고 간부들은 터치해도 후보생들한테나 하지 기간병 건드리지도 않음.

그럼 간부들 퇴근하면 누가 얘들 돌보냐? 도망가냐?

도망을 왜가냐; 내무실이라고 생활관 있는데 안에 보면 침상 2개 있고 컴퓨터 한 대씩 있더라.

없는데도 있겠지만 지 컴퓨터 안에 있는데가 많더라.

어차피 없어도 후보생들 쓰는 전산실 가면 인터넷 다 된다. 둘이 스타해도 된다.

어차피 시간 지나면 후보생들하고도 다 친구처럼 지낸다.

 

4. 짬밥이 없다.

근무지가 대학교다. 1~3명이 일한다.

근데 취사반이 어딨겠나; 그냥 지 알아서 사먹는다.

학교 매점 비싼거 자기돈 주고 사먹어?

아니. 그냥 단장이나 훈육관들이 피자나 통닭이나 짱깨 시켜주거나 같이 나가서 식당밥 먹고 와.

사회에서 맛 없는 짬밥을 왜 먹어;

회식하면 같이 고기 먹으러도 가고 운전병 아니면 술도 같이 마시면 되겠고...

 

5. 여행도 간다.

학군단에서 후보생들 데리고 등산하거나 하이킹가거나 여행가거나 심지어 해외여행 갈 때도 있다.

단장 운전병이거나 재수 좋아서 혼자 남겨놓기 싫다고 하면 따라서 해외여행 가게 될지도 몰라.

해외는 확실한지 모르겠지만 국내여행은 확실히 같이 따라가지.

가끔 바람도 쐬러 갈 수 있어.

 

물론 단점도 없는건 아니야. 단점도 있어.

 

1. 방학 시즌에는 좀 바쁘다

방학이면 후보생들이 입영훈련에 들어가지. 성남의 학군교나 논산의 육군훈련소 2곳으로 나뉘어서 가는데 기간병들도 따라가. 대령급 운전병은 운전만 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개는 조교나 취사병으로 활동하지.

여름은 한달, 겨울은 두 달이야. 왜냐면 후보생들이 여름에 2주, 겨울에 한달 훈련받는데 2개조로 가거든.

이 때 후보생들의 총 인원수가 4000명이 조금 넘는데 이 애들 반찬 다 해주려면 손 좀 아프다. 무엇보다 후보생들이 지 식판 지가 안 닦아. 그냥 던져놓고 가면 기간병들이 씻어야 함. 그래도 기간병도 수가 많아서 일을 나눠서 하기 때문에 전방부대 취사병들보단 나은 듯.

조교는 그냥 훈육관(소령, 대위)들 따라서 조교 좀 해주면 됨. 특별히 힘든거 없음.

어차피 후보생들도 조교들이 다 기간병인거 알아서 동생처럼 후배처럼 잘 챙겨주고 기간병들도 후보생들하고 분위기 좋게 조교해주다가 와.

취사병, 그 중에서도 깍두기 써는 것만 안걸리면 된다고 봄.

 

2. 유격은 있다

그래도 유격은 가. 물론 군대가 다 그렇지만 운 좋고 하면 안가기도 하지만. 이건 뭐 단점이라고 적기도 그렇네.

 

 

아무튼 오늘이라도 알게 된 사람은 혹시 지인이 자대가 '학생군사교육단'이 걸리는 순간 대박 축하해주길 바람.

이건 군인이 아니라 그냥 사회에서 지내는 민간인 수준임.

 

현역 최강의 꿀보직임에 틀림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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