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강 다리중 하나인 전진교라는곳에서 근무를 했었는데
그때 제가 상황병이었습다
임진강이 민통선이라 검문소를 운용하는데요
민통선 이북지역 마을에서 사는 사람들 골재장에서 골재 퍼나르는 사람들
이남지역에 살지만 이북지역에서 농사짓는 사람들 등등 오가는 사람들을 체크하고
보고를 해야되죠
하루는 농사꾼 한분이 상황실앞에 차를 세우더니 마대자루 하나를 꺼내시더군요
뭐 먹을거라도 주는줄알고 개침을 흘리며 나갔는데 마대자루가 꿈틀꿈틀 하네요
와 불철주야 고생중인 우리를 위해서 닭이라도 잡아주려는 알고 신나서 받았는데
자루틈으로 살짝 삐져나온 새의형상을 한 대가리......
눈이 동그랗고 부리는 매서우며 금방이라도 나의 살과 뼈를 분리시켜버릴듯한 강력한 포스....
독수리네요 독수리...이글....
나갈시간 다되서 차끌고 나오는데 하늘에서 요놈이 갑자기 떨어졌답니다..
슈우우우우웅~ 퍽 하고...;;
딱보니 배고파서 탈진한거 같고 제대로 서지도 못하더군요
민통선지역에서는 풀한포기도 반출이 안되기때문에 저한테 맞기고 가셧는데
상급부대에 보고를 했죠
대대 , 연대 , 사단 까지 근데 저희는 대대에는 보고는 하지만 명령을 하달받지는 않거든요
연대관할이라.. 연대에서는 야생동물관리하는 단체에 연락해서 넘기라고 하고
사단에서는 일단 기다리랍니다
근데 한 30분쯤 지나니까 야생동물보호협회 라고 붙혀진 차량이 오고
정말 야생동물을 보호해줄것 같이 생긴 아저씨 한분이 명함을 내밀고 부대에서 연락받고 왔다고 하더군요
연대 확인해보니 지내들이 보낸거 맞으니 넘겨주라네요
쿨하게 넘겨줬죠 이미 사진찍을거 다찍고 안아보고 만져보고 비벼보고 빨아보고 핥아보고
독수리의 모든것을 몸으로 다 체험하고...흣...
아저씨 가면서 덕분에 독수리도 기력많이 회복한거 같으니 휴가증이라도 추천해준답니다 ㅋㅋㅋ
역시 나의 파워 체온
그 아저씨 가고 10분뒤에 사단 작전참모가 왔습니다 넵 별이죠 별 ㅅㅂ 별
별 개같은 놈이 오더니 노발대발하면서 독수리 어디갔냐고 독수리 내노라고
왜 니새키들 멋대로 넘겨줬냐고 넌 개x키야 영창갈 준비하고 있으라고 으름장을 놓더군요
저는 야생동물 밀반출 혐의로 헌병대에 넘겨졌고 조사받는 과정에서 나는 연대 지휘통제실의 명령을 따랐을뿐
개인적인 결정으로 한 행동이 아니다 라는걸 인정해줘서 그냥 풀려나기는 했습니다만..
그뒤론 어떻게 마무리 됬는지는 모르겠고 휴가증은 커녕 욕만 줄기차게 먹고 끝났습니다..
독수리...
천연기념물 243호
멸종위기동물 2급
날개를 펼쳤을때 길이는 1미터가 조금 넘으며 정말 가벼움.....
그냥 그렇다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