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십몇여년 전에 입대를 했었습니다.
제가 갓 자대에 전입하고 얼마 지나지 않았을때인데요,
그때 모 중대장이랑 모 원사가 부르더군요. 그러더니 대뜸 다찌(4분의 1톤으로 기억) 뒤에 타라고 하더군요.
이게 무슨 상황인가 싶었는데,
그 차량이 주둔지 인근 방앗간이었던가 식육점이었던가 가물가물합니다만, 여튼 그 앞으로 도착하더군요.
모 원사가 저에게 실려 있는거 빨리 식육점 냉동고에 넣으라고 하더군요.
뭔가 싶어서 물건을 덮고 있던 호루를 치우니, 왠걸.
병사 식단에 지급되어야 할 군납 돼지고기가 꽝꽝 얼린채로 몇박스나 있더군요.
더 웃긴건 식육점에 그 박스를 넘기고, 돈을 받더이다. 지들끼리 희희낙락하며 돈을 나눠갖더군요.
정육점 주인이 웃으며 건빵 맛있었는데 건빵 몇봉지만 가져다 달라고 원사에게 부탁을 했습니다.
원사는 한술 더 떠서 맛스타도 가져다 주겠노라며 지들끼리 몇분이나 노가리를 까더군요.
부대로 돌아오는 길에, 나보고 절대 비밀이라며, 얘기해봤자 니 군생활에 득 될거 하나도 없을꺼라고
대위, 원사가 갓 들어온 이등병에게 그런 얘기(협박)을 하더군요.
그때 돌이켜보면, 맛스타, 부식용 컵라면 불출 안하고 자기들이 집으로 가져가는건 기본이었고,
닭고기, 돼지고기, 소고기도 일정량 빼돌였었습니다. 그거 어디다 팔아쳐먹었는지 모르겠네요.
원래 몇개 대대가 모여있는 주둔지에는 부식 수령을 같이 하기 때문에 맛스타가 나오는 날엔
몇개 대대 모두 맛스타를 먹는 날입니다. 하지만 저희 대대는 다른 대대보다 훨씬 맛스타를 구경하기 힘들었죠.
맛스타 얘기를 누군가가 중대장에게 해서, 중대장이 모 부사관에게 물어봤더니, 한다는 말이 훈련때 불출할려고
모아두고 있다-라고 했었죠. 물론 훈련때에도 맛스타는 나오지 않는 경우가 많았고,
나오지 않아도 왠지 사람수에 모자라게 나와서 짬안되는 친구들은 못먹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거 아시나요? 당시 1종 보급품목에 큰 깡통으로 된 고추장 말고, 가정용 고추장도 있었습니다.
깡통 고추장은 취사병들이 취사할때 쓰고, 가정용 작은 플라스틱 용기에 나오는 것은
병사들이 기호에 맞게 비벼먹을 수 있도록 식탁에 두는게 원칙이었습니다.
하지만 뭐, 큰 깡통 고추장도 빼돌리는 판에, 가정용은 이미 다 빼돌려서 구경도 잘 못하는 상황이었습니다.
들리는 소문으론 옆 대대 모 간부는 쌀도 집에 가져간다더라는 소문도 있었습니다.
위에 경우를 제하고, 제가 군생활동안 보았던 불합리 한 것을 얘기를 꺼내자면,
모 부사관은, 휘발유를 일주일에 말통 하나 정도 해쳐먹었는데, 그걸로 본인차에 기름을 넣었었습니다.
어차피 기름은 소모품이라, 소모대장엔 예초기를 돌렸다고 작성을 하고,
그렇게 기름을 빼돌려 자기 차에 넣고, 병사들에겐 예초기 대신 낫을 들려 작업을 시키던 인물도 있었습니다.
자기 처부의 계원에게 훈련때 자기 군장에, 다 빼고 그냥 박스로 각만 잡으라고 본인이 시켰으면서,
행군 중 너무 가벼워 보이는 군장을 의아하게 생각한 연대장이 그 간부에가 군장을 까보라고 했고,
당연히 연대장에게 욕을 먹자, 복귀 후 계원을 사소한것으로 트집잡더니 영창을 보낸 간부도 있었죠. 사유는 지시불이행.
와이프 대학원 숙제 논문을 번역 시킨 간부도 있었고.
참 상식적으로 이상한 사람들도 많았고 부조리한 일도 비일비재 했었습니다.
아직도 바뀌지 않았겠죠. 중간에서 다 해쳐먹는 일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