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일기.

추억으로수렴 작성일 12.06.14 18: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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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전 3사단 수색대와 수색중대에서 모두 근무를 한 사람이구요..즉 DMZ 수색,매복과 GP근무를 모두 해본사람인데요

 

이번엔 수색대시절중에서 무인GP에 매복을 갔을때 이야기를 하나 풀어볼려고합니다.

 

이야기를 공감하시기위해선..저랑 마찬가지로 GP에 가보셨으면 이해가 아주 쉽겠지만 아닌분들도 계시니

 

대략간단한 설명은

 

GP는 저렇게 외부에서 보이는것같은 상단부분과 벙커로 이루어져있는데요. 그 벙커는 관리를 안하면

 

매우습하고, 설치류라던지 거미..등등이 거주하기 좋아하는 환경이됩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GP벙커에갔을땐 정말 미로처럼 되어있어서 혼자들어갔다간 쉽게 나오기 어렵겠구나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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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략 9월쯤이었나.. 그날은 XXXGP에 매복을 하게되었는데, GP들은 다들 산꼭대기에 있기때문에,

 

매복장비를 꾸려서 군장매고..방탄장비류착용하고해서 올라가면 땀을 줄줄 납니다.

 

그렇게 GP에 도착하고 통문을 따고 들어가서 관제탑(위 사진에선 가운데부분)에 모여서 옷도 갈아입고

 

근무에 투입하기 전에 (근무 투입이란 GP외벽을 따라 만들어진 초소근무를 말하는 겁니다)

 

장비 정비등을 하기위해서 모두 모여있었습니다.

 

그 시간쯤이면 이제 해가 다 저물고 깜깜해질때죠. 그때 날도 스산하고..바람도 꽤 불어

 

소위말하는 귀신이 나와도 이상할것 없는 날씨였습니다.

 

그렇게 관제탑에서 부소대장님과 분대원끼리 얘기를 나누다가, 갑자기 96K(소형무전기)가 경보음을 울리는겁니다.

 

그래서 팀장(부소대장)이 "야 누구야 장난하지마" 라고 했는데 아무도 안했다는 겁니다.

 

매복을 갈때 총3대의 96K를 가져가는데

 

처음에 장난스럽게 말하다가 또 그러길래 팀장이 "야 모두 무전기 내놔" 라고 하고 무전기3대를

 

모아놨습니다. 그리고 이윽고 3대가 모두 반응을 하는겁니다. "삑-" 아무도 안 건드렸는데 말이죠.

 

그리고 관제탑은 바로 벙커로 내려가는 길과도 이어져있는데

 

아까부터 벙커에서 철 두드리는 소리가 계속 들리는거였습니다. 쥐인가..생각을 할수도있었는데

 

그 소리가 너무컸고 계속해서 발생을 했었습니다.

 

그때가되서 의견이 두가지로 갈라졌는데요

 

1. 뭔가 이상하다. 흩어져서 근무를 투입하면 위험할거같다. 관제탑에 모여있자 와

 

2. 관제탑에 소수인원을 남겨두고 벙커수색을 한뒤 근무에 투입하자.

 

였고.. 결과적으로는 2번 이 선택되게 되었지만.. 아무도 선두에 설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중간짬밥의 부분대장이 선두를 서게되었고 전 맨뒤에서 두번째에 위치해서 벙커수색에 투입되었습니다.

 

그리고 관제탑에는 유탄수한명과 무전병한명 2명만 남겨두고 총 7명이 수색에 들어갔죠.

 

(참고로 무인GP이기때문에 벙커는 정말 아무것도 안보입니다. 10CM앞에도 뭐가있는지 안보였습니다.)

 

그때 영화한편을 찍었었죠. 개인장구류인 후레쉬를 모두 총에 꼽고.. 희미하지만 야간투시경을 착용하고

 

지하로 드러섰습니다. 당시에는 정말 뭔가가 있을것 같은 미지의 공포심이 모두들 있었기에 모두 긴장을 했고,

 

모든 행동을 진지하게 할수 밖에없었습니다. 그리고 벙커의 통로들은 겨우 두명이 통과할수있을 정도로 좁기에

 

일렬로 수색을 하게되었는데, 탄약고,생활관..이렇게 수색을 하나씩하고 "취사장"에 도착을 하게 되었고

 

선두에서 문을따고 취사장내부에 들어갔는데요, 근데 제가 취사장입구를 밟을즈음 앞에서

 

으악 하고 소리를 지르는겁니다. 그러더니 선두에서 밀치면서 나오길래 저도 서둘러서

 

뒤에있는 후임한테 "야 빨리 텨나가"라고 했고 간부 병사할거없이 모두 허겁지겁 취사장을 빠져나왔습니다.

 

뭐..아직도 취사장에서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렇게 수십여분에 걸쳐서 벙커수색을 하고 모두 무사히 관제탑으로 복귀하였고

 

근무역시 정상투입되었으나.. 밤새워 내내 근무를 서면서도 미적지근한게 남아있어서 근무동안에

 

신경이 많이써였던거 같습니다.

 

당시 무인GP에는 이상한 괴담도 많이돌았고..예를 들어서 물탱크에 사람이 빠져죽었다느니..등 하는

 

그러나 지금 이렇게 다시 생각해도

 

해가저물고 나서의 무인GP는 GP506과 똑같습니다. 분위기도 그렇고요.

 

지금이야 이렇게 웃으면서 이야기를 하지만 그 당시에는 긴장을 많이 했었죠.

 

DMZ내에서 생활하면서 웃을수도 울수도있는 여러일을 겪었었는데 다 지난 지금은 모두 추억이 되었네요

 

이젠 DMZ에 언제 다시 들어갈수있을려나 모르겠습니다.

 

수고들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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