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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공군이 차기 전투기로 선정한 F-15K 전투기 3, 4호기 2대가 지난 7일 경기도 성남 공항에 도착했다. 먼저 생산된 F-15K 1, 2호기는 장비 정상작동 여부를 판단하는 시험을 계속하고 있어, 나중에 도착할 예정이다. F-15K는 미 공군의 주력 전투기 F-15E 스트라이크 이글을 기본 모델로 해, 일부 성능을 업그레이드했다. 한국 공군의 최신예기 F-15K의 성능을 몇차례에 걸쳐 살펴본다. [편집자]
1. 공군, 도입 때 심한 논란 불구 “F-15K에 대체로 만족”
한국 공군의 차기 전투기인 F-15K는 18일부터 23일까지 경기도 성남 공군기지에서 열리는 서울 에어쇼에서 선을 보이고 있다. 차기 전투기 선정(F-X) 과정에서는 숱한 화제와 논란이 있었지만, 공군은 F-15K에 대체로 만족하는 분위기이다. F-15K의 총 도입 대수는 40대에 불과하지만, 전투반경을 확장시키는 등 공군의 전투력을 한 단계 상승시킬 수 있다는 평가를 받기 때문이다. 안정훈 공군 정훈공보실장(준장)은 10월17일 “F-15K 도입은 노후된 F-4 팬텀기의 단순한 대체에 그치지 않는다”며 “당분간 동북아시아 지역에서 F-15K를 능가하는 전투기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F-15K가 자랑하는 기술 가운데 하나는 엔진의 추진력이다. F-15K는 제너럴일렉트릭의 F110 터보팬 쌍발 엔진을 장착하고 있다. 엔진 한 개의 추력은 2만9천파운드(약 1만3154㎏)다. 이런 엔진 추력은 한국 공군이 현재 보유중인 기종 가운데 최신예인 F-16 전투기의 추진력과 똑같은 것이다. 다만 F-16의 엔진이 1개인 데 반해, F-15K는 2개의 엔진을 달고 있다. 구형 F-4E 팬텀 전투기는 쌍발 엔진을 갖고 있지만 엔진 1개의 추력이 1만7900파운드(약 8119㎏)에 지나지 않는다
2.“당분간 동북아에서 F-15K 능가하는 전투기는 없다”
전투기 성능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 가운데 하나는 추력 대 중량의 비율이다. 추력 대 중량의 비율을 높이려면 강력한 엔진 추진력과 가벼운 기체를 가져야 한다. F-15K의 추력 대 중량의 비율은 1.6에 이른다. F-16은 1.3 정도이다. 대부분의 구식 전투기들은 1 이하다. 엔진의 추력과 중량의 비율이 1 이상이 되면 비행기 날개의 양력에 의지하지 않고 추력만으로도 비행이 가능하다.
F-15K가 이륙하는 모습을 보면 기수가 들리는 순간 곧바로 하늘로 치솟아 오르는 등 비행 활주 거리가 매우 짧다. 공군 관계자는 “F-15K는 상승 지속 능력도 우수해 이륙 뒤 수직에 가까운 자세로 하늘을 치솟아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F-15의 이런 성능을 이용해 대기권 밖 인공위성을 공격하는 미사일을 발사하는 시험을 자주 했다. F-15가 이륙한 뒤 15000m까지 상승한 기록은 77.02초로, 새턴 5형 로켓보다 약 10초가 빠르다. 이런 추진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F-15가 15000m까지 전속력으로 급상승해 위성 공격용 미사일을 발사하면, 미사일은 2단 로켓의 추진으로 대기권을 꿰뚫어 우주공간에 도달할 수 있다. 미국이 F-15를 급상승시켜 정찰위성 등을 공격하려는 이유는 미사일의 비행시간을 최소화해 위성이 도피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주지 않기 위해서다.
이런 놀라운 상승력은 F-15의 경량화에서 나온다. F-15K의 모체가 되는 F-15E는 F-4E 팬텀 전폭기보다 높이에서 50㎝, 폭에서 1.3m 크다. 그러나 자체 중량은 F-15E가 14379㎏, F-4E가 13757㎏으로 별다른 차이가 없다. F-15는 강력한 엔진 추력과 함께 가벼운 무게 때문에 놀라운 비행을 할 수 있는 것이다.
3. 티타늄 소재로 전투기 무게 크게 낮춰…로켓보다 빠른 상승력
이런 가벼운 무게의 비밀은 소재인 티타늄에 있다. 티타늄은 F-4E에 사용되는 스테인레스보다 가벼우면서도 강한 금속이다. 티타늄은 스테인레스의 60%에 못 미치는 무게로도 같은 강도를 나타낸다. 전투기 전체 무게가 가벼워지니 다른 무장을 탑재할 수도 있어, 티타늄 사용은 전반적인 성능 향상을 가져온다. 다만, 티타늄은 매우 질긴 금속이어서 가공하기가 무척 어렵다. 면허 생산으로 F-15J를 만든 일본의 경우, 처음 티타늄 덩어리를 가공 절삭해 F-15J 전투기를 만드는 과정에서 티타늄 구멍을 하나 뚫는 데 1주일이 걸렸다는 일화가 있을 정도이다.
이와 함께 추력 대 중량비가 높으면 전투기 근접전에서 여러 장점을 안게 된다. 짧은 선회 반경에다가 순간 선회 능력이 탁월해, 상대방 전투기의 꼬리를 물면서 유리한 전투 위치를 차지할 수 있다. 또, 추격해오는 미사일을 회피하는 데에도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4. 독도 인근서 상황발생 때 현장 체공 시간 ‘8분’ 못넘겨
한국 공군의 그동안 문제점은 작전반경이었다. 공군은 독도 인근에서 상황이 발생할 경우 제대로 손을 쓸 수 없다는 점을 고민해왔다.
한국 공군이 보유하고 있는 F-16의 전투반경은 920km다. 이 정도의 전투반경으로는 독도 인근 작전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우선 F-16 전투기를 독도에 가장 가까운 강릉 비행장으로 옮긴 뒤 연료를 가득 채우고 출격을 해야 했다. 이어 독도에 도달하더라도 돌아올 연료를 감안해 8분 이상 머무를 수가 없다. 따라서 연료를 많이 소모하는 기동 비행을 한차례 했다면 즉시 귀환을 서둘러야 한다. 공군본부 김규진 공보과장(대령)은 “전투기는 근본적으로 연료 사정 때문에 체공 시간에 한계가 있다”며 “공중급유기가 없는 현실에서 전투반경 또는 전투시간의 제한은 기존의 전투력마저 떨어뜨리게 된다”고 말했다
5. “ F-15K로 한반도 전역에 대한 정밀타격 가능”
F-15K의 전투반경은 F-16의 두배에 가까운 1800㎞다. 이 정도의 전투반경은 독도와 한반도를 모두 커버할 수 있고, 주변국의 일부까지도 작전 영역에 넣을 수 있다. F-15K는 2인승의 F-15D 조종석 후방의 연료탱크 격실을 신형 항공전자 장비를 추가하느라 장비실로 개조하면서 내부 연료 적재량이 약간 줄었다. 그러나 기체의 모습과 유사하게 부착하는 일체형 연료탱크와 외부 연료탱크 3개를 장착할 수 있다. 이런 전투반경으로 공군은 그동안 애로사항이었던 독도 작전을 충분히 해낼 수 있게 됐다.
한반도 작전에서도 지금까지의 기술적 제한을 벗어날 수 있게 됐다. 합동참모본부는 지난 9월 발표한 군 구조 개혁안에서 공군의 작전영역이 현재 평양~원산선 이남으로 제한돼 있다고 밝힌 바 있다. F-16의 한국형인 KF-16, F-4, F-5 등 현재의 전투기로는 그 이상 올라갈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F-15K의 도입으로 한반도 전지역에 대한 정밀 타격 능력을 갖추게 됐다고 합참은 밝혔다. 북한은 미사일 발사기지, MIG-29 조립 공장 등 중요 군수시설을 압록강과 두만강 주변에 배치해 놓고 있다.
공대공 공격능력과 함께 공대지 공격능력을 갖추고 있는 F-15K는 나아가 주변 국가의 일부도 전투반경에 넣고 있다. 이는 유사시 상대국가에 대한 공격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전쟁억지가 가능하다는 게 군 관계자의 설명이다.
F-15K는 장거리 능력이 우수할 뿐만 아니라 순간 대응능력도 탁월하다. F-15K는 공회전 상태에서 최고 추력까지 도달하는 데 불과 4초도 걸리지 않는다. 이는 기존 엔진능력을 40% 향상시킨 것이다. 이에 따라 긴급발진도 가능하지만, 공중전에서 고속기동을 자유자재로 할 수 있다. 이번에 F-15K를 미국에서 한국으로 몰고온 이영수 소령(38·공사 38기)은 “F-15 전투기는 그동안 실제 전투에서 놀라운 전과를 얻었다”며 “이런 결과는 공중조기경보통제기·인공위성 등의 도움을 얻기도 했지만, F-15 전투기의 능력만으로도 충분히 가능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6. 제작사인 보잉 “최근 공중전 결과 ‘104 대 0’”…걸프전때는 대공화기에 2대 추락
F-15의 제작사인 미 보잉은 최근 공중전 결과에 대한 <한겨레>의 질문에 대해 ‘104 대 0’이라고 대답했다. 이는 F-15 전투기가 상대편 전투기를 104대 격추시키는 동안 F-15는 한 대도 떨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보잉은 이를 두고 역사상 어느 전투기보다도 높은 안전성을 보여주는 기록이라고 강조했다.
F-15 전투기는 이스라엘에 수출돼 1979년부터 시리아 공군의 미그기와 전투를 벌였으며, 1982년 6월 레바논의 베카 전투에서 F-16과 함께 시리아 공군의 MIG-21, 23, 25와 교전하여 5일간의 공중전에서 56대를 격추시켰다. 또 1991년 1월 걸프전에서 F-15는 공대공, 공대지 후방차단 작전에 참가했다. 그러나 1개월간 지속된 전쟁 기간 동안 F-15는 대공화기에 의해 2대를 잃는 손실을 입었다.
F-15는 작전 수행능력도 뛰어나 전투기 가운데 가장 높은 95.5%의 임무 완수율을 보여주고 있다. 보잉사는 유럽의 각종 전투기들이 참가한 코소보 전쟁에서 어떤 기상조건에서도 밤낮을 가리지 않고 지상 목표물을 공격할 수 있는 유일한 전투기가 F-15E였다고 말한다
7. 공중전에도 전장의 기본원칙 ‘먼저 보고, 먼저 쏘고, 먼저 격파하라’ 적용
전투기가 공중전에서 승리하거나 지상공격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려면 ‘먼저 보고, 먼저 쏘고, 먼저 격파(first look, first shoot, and first kill)’해야 한다. 이런 원칙은 모든 전장에서 동일하게 적용된다. 육군 특전사의 부대 구호도 ‘귀신같이 접근하여 번개같이 쳐라’가 있다. 상대방을 먼저 찾아내 먼저 공격한다면, 상대를 완전히 격파하지 못하더라도 큰 충격을 안겨줄 수 있다. 어둠을 이용해 완벽하게 숨어있다며 안심하고 있을 때 어디서 날아오는지 알 수 없는 폭탄이 주변에서 잇따라 터진다면 상대는 심리적 공황 상태에 빠질 것이다.
여기에 변수가 하나 더 있다면, 그것은 지휘관의 결심과 결단력이다. 한 4성 장군은 군사 작전의 요체를 ‘발견-결심-공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원리는 민간기업에서도 적용될 수 있다. 기업이 소비자들의 다양한 욕구를 먼저 파악해, 선택과 집중의 원리에 입각한 판단을 내린 뒤 시장을 선점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F-15K의 ‘보는 기능’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장치는 적외선 탐색 추적(IRST) 장치다. 이는 미 공군이 보유하고 있는 F-15E 스트라이크 이글에는 없는 장비다. F-15K를 미국에서 한국으로 몰고 온 이영수 소령(38·공사 38기)은 “미 현지에서 F-15K 적응훈련을 받을 때 미군 조종사들은 F-15E에 없는 F-15K 장비들을 상당히 탐냈다”며 “대표적인 장비는 바로 적외선 탐색 추적 장치와 ACDP 컴퓨터, 장거리 대지공격용 미사일 SLAM-ER”이라고 말했다. ACDP 컴퓨터, SLAM-ER에 대해서는 이 시리즈에서 따로 소개할 생각이다.
다음은 한겨레신문기사에서 발췌한 기사로 앞페이자에 이어지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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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미 공군의 F-15E에도 없는 장치 한국 F-15K에 장착
미 공군의 F-15E에도 없는 장치가 한국의 F-15K에 장착된 사정은 이렇다. 미국은 해외에 군사장비를 판매할 경우 같은 기종이라도 일부 기능을 빼버리고 수출하는 ‘마이너스 옵션’의 경우가 많다. 사우디아라비아에 판매한 F-15S도 레이더 성능이 떨어지는 등 미국의 F-15C와는 큰 차이가 난다. 또 지난 80년대에 한국에 판매된 ‘피스 브릿지’ F-16C, F-16D도 마이너스 옵션이었다. F-16C는 단좌형이고, F-16D는 복좌형이다.
그러나 F-15K는 사정이 다르다. F-15K는 몇몇 정치·경제적 요인 때문에 플러스 옵션으로 들어왔다는 분석이 많다. 하나는 미군의 전투기 조달 사정이다. 미국은 F-15C의 대체 전투기로 F-22 랩터의 개발에 나섰지만 지나치게 비싼 가격 때문에 국방예산이 압박을 받게 되자 F-22 랩터의 주문 대수를 줄일 수밖에 없었다. 그에 따라 안정적 전력 확보를 위해 F-15의 최신 버전인 F-15E의 생산라인을 당분간 유지해야 할 필요성이 생겼다. 그러나 미 공군의 F-15E 수요가 마지막 단계에 접어들어 미 공군의 물량만으로 생산라인을 유지하기 어려웠다. 이에 따라 미국은 해외 주문이 절박한 상태였다. 한국이 F-15K 도입계약을 맺으면서 F-15의 생산라인이 곧 폐쇄될 것이라는 우려에 따라 별도로 부품의 장기적인 안정공급 계약을 체결한 것도 이런 사정 때문이다.
또다른 요인은 당시의 시대적 상황이다. F-15 제작사인 미 보잉은 한국의 차기 전투기(F-X) 선정과정에서 이전과는 다른 경험을 겪었다. 미 보잉은 처음 미 국방장관, 주한 미군사령관, 미 상원의원 등을 동원해 한국 국방장관을 만나도록 하는 등 ‘장외 압력’ 작전으로 나갔다. 미 방위사업체의 이런 행태는 새로운 게 아니다. 과거에도 있었던 것으로 최근 밝혀졌다. (▶ <한겨레> 인터넷판 10월10일치 67년 팬텀기 도입 때도 미국 ‘압력’ 참조) 그러나 이런 판매 작전은 미국 쪽의 의도와는 달리 당시 의정부의 여중생 압살 사건과 맞물리면서 ‘반미감정’을 부채질하는 역작용으로 나타났다. 미국 쪽은 결국 가격을 낮추고, 새로운 장치를 추가하는 등 ‘품질’ ‘가격’ ‘애프터 서비스’에도 노력을 기울여야 했다.
9. 미 보잉, 한국 차기전투기(F-X) 선정과정 때 “격세지감”
어쨌든 한국은 미국의 F-15 생산라인 유지에 절대적인 공헌을 했고, 미 보잉은 최근 이를 발판으로 싱가포르 차기전투기로도 선정되는 경사를 누리고 있다. 당시 한국은 차기전투기 사업에서 성능면에서는 프랑스 다목적 전투기 라팔이 우세하다고 판단했지만, 정치적인 이유로 F-15K의 손을 들어 주었다. 미국의 방위산업에 상당한 도움을 준 차기전투기 사업에 대해 미국이 얼마나 고마움을 느끼고 있는지, 한-미 관계에 얼마나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지는 구체적으로 파악하기 어렵다.
다시 원래 얘기로 돌아오자. F-15K의 센서 장치인 적외선 탐색 추적(IRST) 장치는 주로 야간에 은밀한 공대공 공격을 하는 데 사용된다. 야간에 적지에 진입한 전투기는 은밀성이 생명이어서 레이더파를 사용할 경우 상대편 지상 대공 레이다 또는 항공기에 포착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럴 경우 레이다를 꺼버리고 적외선을 사용해 목표물을 추적한다. 적외선으로 목표물을 탐지해 목표물을 추적하다가 적당한 시점에 단추를 누르면 연동돼 있던 미사일이 목표물을 향해 날아간다. 적외선 탐색 추적 장치의 탐지 범위는 군사 기밀이다. 그러나 지난 1990년대 이미 10㎞를 넘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10. 적외선탐색 추적장치 탐지 범위 10㎞ 넘어
IRST와 함께 야간에 사용되는 장비는 랜턴(LANTIRN, Low-altitude navigation and targeting infrared for night)이다. 랜턴 장비는 공군의 F-16에도 장착돼 있다. F-15K는 이보다 소형이면서 성능이 향상된 일명 ‘타이거 아이(Tiger eye)’를 갖고 있다. 타이거 아이는 기체 아래에 둘로 나눠져 부착돼 있다. 하나는 운항(Navigation)용이고, 나머지는 목표 추적(Targeting)용이다. IRST가 야간 공대공 목표물 추적용이라면, 목표 추적용 타이거 아이는 야간 지상 목표물 공격용이라고 할 수 있다. 운항용 타이거 아이는 적외선을 연속적으로 보내면서 반사된 신호를 분석해 지형지물을 F-15K 조종석 화상에 띄우는 역할을 한다. 전투기가 고공으로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적외선의 지상도달 강도는 낮아지게 되므로 고도에 제한을 받게 된다. 타이거 아이의 활용 고도 역시 군사기밀이다. 미 군사잡지는 지난 1990년대에 랜턴의 사용고도가 이미 7000m에 도달했으며, 13000m까지 개발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외에도 야간에 사용되는 장비는 일반적인 야시장비와 비슷하며 타이거 아이의 기능을 도와주는 전방 감시 적외선 장비(FLIR, Forward looking infrared)가 있다. 지난 걸프전과 이라크전에서 CNN이 전쟁 상황을 야간 중계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은 미군이 이런 장비들을 활용했기 때문이다. F-15는 이런 장비들의 도움을 받아 악천후에서도 주·야간을 가리지 않고 목표물을 발견·파괴한 뒤 무사 귀환할 수 있었다.
원래 적외선은 정찰 위성에 사용되는 센서기술이다. KH-11 정찰위성은 지상에서 150마일(270㎞) 고도를 돌면서 광학 적외선 센서로 15㎝ 크기의 물체를 판별할 수 있다. 상업용 위성도 1~2m의 해상도를 갖고 있다. 보다 낮은 고도에 떠 있는 무인항공기(UAV)는 10㎞ 높이에서 10㎝, 1㎞ 높이에서 1㎝의 해상도를 갖고 있다.
11. 어둠속 시동 끈 전차가 숨어도 조금이라도 열 있으면 ‘발각’
적외선 센서의 놀라운 효과는 1991년 걸프전에서 입증됐다. 이라크는 비교적 최신형이라고 할 수 있는 소련제 전차 T-72를 다수 보유하고 있었고, 사우디아라비아 국경 지대의 사막에 이 전차를 포진시켰다. 참고로 북한이 가지고 있는 최신형 전차는 이보다 한 등급 아래인 T-62다. 이라크 전차의 야간 감시장비는 2세대인 광증식(Image intensifier) 센서로 희미한 별빛과 달빛 등 가시광선을 몇천배 증폭해 야간 목표물을 탐지했다. 스타라이트 스코프, 또는 올빼미의 눈이라고 불리는 이 센서는 이란-이라크 전쟁 등에서 나름대로 역할을 했다. 그러나 미군 아파치 헬기 등이 갖고 있는 센서는 가시광선 바깥쪽 파장인 적외선을 이용한 3세대 센서였다. 적외선 센서는 물체가 내는 열을 탐지해 그 모습을 영상에 보여주는 장치였다. 야밤에 시동을 끈 전차가 은폐물 뒤에 숨었다 하더라도 조금이라도 열이 남아 있으면 여지없이 가려냈다. 이라크 전차는 칠흑같은 어둠을 뚫고서 자신을 향해 어느 방향에서 날아오는지 모르는 헬파이어 로켓을 피해 사막의 모래 속으로 숨기에 바빴지만, 결국 하나 둘씩 고철덩어리로 나뒹굴었다.
F-15K는 조종석 앞쪽, 원통형 기수 부분의 안쪽에도 미 공군 조종사들이 탐내는 레이다를 갖고 있다. 이 레이다는 APG-63(v)1 레이다로, 지상의 움직이는 목표물을 추적 탐지할 수 있다. 기존 F-15의 APG-63과 APG-70 레이더는 지상의 고정 표적을 탐지할 수 있었지만, 이동 표적은 탐지가 곤란했다. F-15K 전투기는 공대공과 공대지 이중 목적 전투기여서 공대지 모드로 전환하면, 레이다는 전자파를 지상으로 발사한다. 그리고 나서 되돌아온 반사파를 컴퓨터로 분석해 영상으로 시현하면 지도 그리기(Mapping)가 된다. 그리고 전자파를 자주 보내고 반사파를 분석하는 능력이 탁월하다면 지상의 이동표적도 조종석의 화면에 영상으로 띄울 수 있다. 전자파의 빔 폭으로 방위를 분해하고, 펄스 폭으로 거리를 분해한다. 전자파는 가시광선과 달리 구름이나 비 등을 통과할 수 있다. 따라서 악천후에도 비행이 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또 목표물이 숲 속에 숨어 있으면, 가시광선은 투과하지 못하지만, 전자파는 위장막 숲에 들어 있는 구조물과 장비 등을 탐지·식별할 수 있다.
APG-70 단계에 이르면 일정 지역을 항공기가 지나가면서 겹치게 전자파를 보내고 다각도의 반사파를 순차적으로 저장하고 합성하게 된다. 이는 마치 대형 안테나를 운용하는 형태와 비슷해, 고해상도 합성개구형 레이다(SAR)의 축소형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러한 APG-70 레이다는 몇 초 이내에 공격 목표 지역을 고해상도로 지상 매핑을 할 수 있다. 이것은 18㎞의 거리에서 2.6m의 목표물을 식별 할 수 있으며, 큰 목표물에 대해서는 180km, 소형 목표물에 대해서는 90km까지 판별할 수 있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F-15K의 레이더 능력은 아직 베일에 싸여 있다. 보잉쪽은 F-15K의 APG-63(v)1 레이다가 F-15E의 APG-70 레이다보다 처리 속도에서 2배, 임무 신뢰도에서 10배 향상됐다고 말하고 있다.
12. F15K엔 미 교관들이 탐낸 공대지 순항미사일도
F-15K 전투기의 탁월한 능력은 무장에서 나타난다. 폭탄과 미사일 등의 무장은 이 시리즈의 지난 편에서 말했던 군사작전의 요체인 ‘발견-결심-공격’ 가운데 ‘공격’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F-15K 전투기는 뛰어난 레이더와 레이저 탐색 추적 장치로 상대방을 먼저 발견할 수 있는 데다, 상대방보다 긴 사정거리에 높은 정밀도를 자랑하는 무장도 갖추고 있다.
F-15K 전투기의 무장에 대해 말하다 보면 속된 말로 ‘때리고 부수는 이야기’가 자주 나와, 전쟁 반대와 평화를 염원하는 독자들은 얼굴을 찡그릴 수도 있다. 그러나 군 관계자들은 상대방을 언제든지 효과적으로 ‘한방’ 때릴 수 있는 무기가 있으면 상대방이 쉽게 도발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전쟁 억지력을 갖는 것이며, 그래서 평화유지에 보탬이 된다고 말한다. 상당히 역설적인 내용이다.
군 관계자들은 그 예로 해병대를 들고 있다. 한국 해병대 가운데 1개 사단은 경북 포항에 포진하고 있다. 이 사단은 전쟁이 발발하면 짐을 싸들고 어디론지 떠난다. 바로 상대방의 후방을 기습 공격한다는 것이다. 해병대는 이런 해병사단이 있기 때문에 북한군 5개 군단이 휴전선 지역에 전진 배치되지 못하고 그대로 후방에 고착돼 있다며, 해병대 1개 사단이 북한군 5개 군단 18만명을 감당하고 있는 셈이라고 어깨를 으쓱거린다. 해병대 장교들은 북한 지역의 도로에 놓여진 다리와 터널을 줄줄이 외우고 있는 것을 자랑으로 삼고 있다. 마치 자신들의 영역인 것처럼.
13. 미 해군 공대지 순항미사일(SLAM-ER)도 한국 공군 전투기에 장착
F-15K의 무장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슬램 이알(SLAM-ER, Stand-off Land Attack Missile-Extended Response)이다. 물론 미 공군 F-15E에는 장착돼 있지 않다. F-15K를 조종하는 이영수 소령(38)은 “미국 현지에서 F-15K 적응훈련을 받을 때, SLAM-ER은 미 교관 조종사들이 탐내던 장비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원래 SLAM-ER은 미 해군 장비다. 미 해군의 F/A-18 전폭기와 A-6E 공격기에 장착되던 미사일이다. 미군은 각 군별로 영역이 분명하기 때문에 ‘사전 허가’ 없이는 해군 장비가 공군 영역으로 넘어올 수 없다.
그렇다면 미 해군 미사일이 어떻게 하여 한국 공군 전투기에 장착되게 되었는가. 이는 차기전투기(F-X) 사업과 연관돼 있다.
당시 F-15K와 수주 경쟁을 벌이던 프랑스 라팔과 유럽 4개국 컨소시엄의 유러파이터는, 프랑스 이름으로는 스칼프(SCALP) EG, 영국 이름으로는 스톰 섀도 공대지 미사일을 한국쪽에 제안했다. 같은 미사일이지만 이름이 다른 이유는 이 미사일을 프랑스 Matra와 영국 BAe Dynamics가 공동 개발했기 때문이다. 이 미사일의 사정거리는 한국이 가입한 미사일기술 통제체제(MTCR)가 최대한 허용하는 300km에 육박하는 것이었다. 공군은 눈이 번쩍 띄였다. 이 미사일은 미국의 토마호크 미사일과 마찬가지로 원거리에서 발사돼 상대 레이더망을 피해 초저공으로 날아가는, 스텔스 성능을 갖춘 장거리 순항미사일이다. 이 미사일이 도입되면 공격가능 범위가 미사일 사정거리만큼 넓어지는 효과가 있다. 휴전선에서 평양까지 거리가 150km이니, 남쪽 영공에서 북쪽 중요 시설을 공격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라팔은 1999년 4월 프랑스 카조 전투실험 기지에서 최초로 발사실험을 벌였다.
이에 F-15K의 제작사인 보잉은 이와 경쟁할 만한 공대지 순항미사일을 찾았고, 미 해군 SLAM-ER이 한국 공군에 넘어오게 된 것이다. SLAM-ER은 1997년 미 해군에 실전 배치된 최신형 미사일이다. 미군은 SLAM-ER보다 구형 버전인 SLAM을 1991년에 처음 실전 배치해 걸프전에 참가시켰다. 당시 걸프전에서 사정거리가 1000~2500㎞인 토마호크 미사일의 명성에 가려 SLAM은 배치 사실조차 일반에게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 SLAM의 사정거리는 111㎞이고, SLAM-ER의 사정거리는 이보다 2배 이상 늘어난 280㎞로 알려져 있다. SLAM-ER은 미사일 동체 후반부에 부착된 2장의 평면 날개가 접혀진 채 전투기에 장착된다. 그러나 일단 발사되면 이 날개가 펴지면서 보다 먼 거리를 비행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설계돼 있다.
SLAM-ER이 토마호크 미사일보다 사정거리가 짧아 우려의 목소리가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공대지 공격의 방어무기인 지대공 미사일의 성능을 따져보면 기우다. 재래식 무장 수준이지만 세계적으로 방공망을 잘 갖췄다는 나라가 이라크였다. 1991년 걸프전 당시 이라크가 가졌던 방공무기 가운데 고고도를 담당하는 미사일은 제4차 중동전 당시 이집트가 이스라엘 공군을 당혹케 했던 SA-2 미사일이다. 그러나 이 미사일의 사정거리가 고도 30㎞까지, 사거리 30여㎞ 정도였다. 또 여기에는 약간 못미치지만 호크 SA-3 SA-6 미사일은 20㎞ 안팎의 유효사거리를 갖고 있었다. 따라서 SLAM-ER처럼 우수한 미사일은 이라크 대공미사일 사거리 밖에서 여유있게 공격을 할 수 있었다. 이라크는 85㎜ 대공포 700여문, 75㎜ 이하 대공포 400문 등으로 촘촘한 대공망을 구축했지만 다국적군의 대지공격 미사일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라크전 기간 이라크 방공망은 산발적인 대공포 사격과 저공 항공기에 대한 미사일 공격으로 항공기 37대만을 격추시켰다. 그러나 이라크가 보유한 엄청난 양의 대공무기와 다국적군이 모두 1만600회 출격을 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라크 방공전투력은 미미했다고 할 수 있다.
14. 관성항법장치, 위성항법시스템 갖춘 하푼미사일
또 F-15K에는 공대지 미사일로 하푼(Harpoon) Ⅱ 미사일이 있다. 이 미사일은 1998년에 개발돼 2002년부터 작전 배치돼 있다. 미 공군의 F-15E는 이보다 한단계 낮은 하푼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다. 하푼 Ⅱ 미사일은 하푼 미사일보다 사거리를 연장하고, 유도방식을 개선해 정확도를 높인 것이다. 하푼 미사일은 유도방식과 내부 컴퓨터의 제한으로 함정 공격만 가능했지만, 하푼 Ⅱ 미사일은 대함공격뿐만 아니라 항구 인근의 시설물 등 대지공격도 가능하다. SLAM-ER과 하푼 Ⅱ 미사일의 개발 원형은 하푼 미사일이다.
하푼 미사일은 1975년에 개발된 대함 미사일이다. 사거리가 90㎞이어서 최초로 수평선 너머 함정을 공격할 수 있는 무기로 당시에는 칭송을 받았다. 지구는 둥글기 때문에 수평선은 바다에서 하나의 장애물로 여겨지며, 수평선 너머에 있는 함정 공격이 당시에는 숙제였다. 하푼 미사일은 이후 개량을 거듭했다. 1980년에 들어와 해면고도 3∼5미터를 유지하면서 바다 위를 스치듯이 비행(Sea Skimming)하는 기술이 추가됐다. 이어 1982년에 들어서 사거리도 124㎞로 연장됐다.
하푼 미사일은 영국-아르헨티나의 포클랜드 전쟁에서 활약한 엑소세 미사일과 함께 대함 미사일로 명성을 날렸다. 1986년 미 해군 A-6 공격기는 리비아 시드라만에 있는 리비아 함정에 대해 하푼 미사일 5발을 발사해 리비아 전투함 2척을 격침했고, 1척에는 치명상을 안겼다.
그렇다면 이들 미사일은 어떻게 원거리에서 목표물을 찾아가는 것일까. 먼저 이들 미사일은 공통으로 관성항법장치(INS, Inertial Navigation System)와 인공위성을 이용한 위성항법시스템(GPS, Global Positioning System)을 갖추고 있다. INS는 민간 항공기와 선박에서도 볼 수 있다. 관성유도장치에는 미사일의 속도를 감지하는 가속도계, 방향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자이로 안정장치, 발사 이후의 시간을 계산하는 시계, 그리고 이들이 내놓은 정보를 종합하는 컴퓨터와 계산을 마친 컴퓨터의 지시에 따라 움직이는 자동조종장치가 있다. 관성유도장치에 위치 정보를 입력해 두면 이들 미사일은 최대한 낮은 고도로 목표물을 향해 움직인다. GPS는 미사일의 위치를 보다 정확히 하기 위해 추가된 것이다.
그러나 목표물에 접근했을 때 목표물을 추적하는 방식은 다르다. 하푼 미사일은 자체 능동형 레이더를 작동시켜 목표물의 탐지 추적해 들어간다. 미사일이 알아서 목표물을 탐지하기 때문에 발사 항공기는 발사된 위치에서 벗어나도 된다. 하푼 Ⅱ 미사일은 보다 정교한 레이더를 갖고 있어서 간단한 해상 상황과 달리 보다 복잡한 지상 구조물과 지형도 읽어낼 수 있다. 이 때문에 하푼 미사일은 함정용에 국한되지만 하푼 Ⅱ 미사일은 대지공격도 가능하다.
그러나 하푼 미사일은 여기서 치명적인 약점을 안고 있다. 능동형 레이더 탐지 방식은 미사일 내부에 장착된 레이더를 가동해 목표물에 레이더파를 보내고 수신된 레이더를 따라 목표물을 향해 날아가는 방식이다. 발전된 기술로 여겨지지만 상대방이 날아온 레이더파를 산란시키거나 엉뚱한 레이더파로 잘못된 정보를 보내는 전자전 대응책(ECM, Electronic Counter Measure)에는 취약할 수밖에 없다.
15. SLAM-ER에 적외선 영상 탐지기 장착…야간에도 목표물 적중
이에 따라 등장한 방식이 SLAM-ER에 장착된 적외선 영상(IR, Infra Red) 탐지기(Seeker)이다. SLAM-ER은 발사되면 사전에 입력된 좌표대로 운항하다가 목표물에 접근하면 IR Seeker를 작동시킨다. SLAM-ER이 탐지한 적외선 영상은 나중에 설명할 데이터 링크에 의해 조종사에게 전달된다. 이 시리즈의 지난 편에 소개했던 IRST 경우처럼 적외선은 레이더파와 달리 상대방에게 들킬 염려가 없다. 조종사는 이 영상을 보면서 주·야간을 가리지 않고 목표물을 정확히 명중시킬 수 있다.
또한 SLAM-ER의 탄두는 지하 벙커 등 콘크리트 구조물을 격파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콘크리트 구조물에도 견딜 수 있도록 티타늄으로 감싸져 있으며, 탄두가 콘크리크 구조물에 들어간 뒤 폭발하도록 지연 신관이 내장돼 있다. 콘크리트 관통력은 1m에 가깝다
● 대한민국 공군의 F-15K와 미공군 F-15E와 차이점 ●
1. JDAM(Joint Direct Attack Munition) 운용능력.
한국 공군 F-15K가 미 공군 F-15E 와 비교할 때 어떤 점이 가장 크게 향상된 부분이냐는 질문을 보잉사 관계자에게 본 적이 있는데, 그 분이 지적하신 "가장 큰 향상점"은 바로 "데이터버스"였다. 미 공군 F-15E 전투공격기는 JDAM의 GPS에 데이터 입력이 가능한 MIL-STD-1760 데이터 버스가 연결된 파일런이 최대 8 ~ 9곳 정도이며, 때문에 F-15E 1 대가 동시에 투발 가능한 JDAM 은 최대 8 ~ 9개 정도이다.
그러나 한국 공군 F-15K의 경우 500 파운드급 JDAM이나 1000 파운드급 JDAM의 경우 이들의 GPS 에 데이터 입력이 가능한 MIL-STD-1760 데이터버스가 연결된 파일런이 무려 15곳이나 된다. 즉 최대 15곳의 파일런(CFT측방향의 파일런 6곳 + CFT하방의 파일런 6곳 + 주익하면의 파일런 2곳 + 동체 하부 중앙의 파일런 1곳)에 MIL-STD-1760 데이터 버스가 연결되어 최대 15기의 500 ~ 1000파운드 JDAM탑재가 가능한 것이다. 이에 비해서, 미국공군의 F-15E 전투폭격기보다 무려 6개 가량 더 많은 JDAM 을 탑재할 수 있는 것이기도 하다.
단 2000파운드급 JDAM의 경우에는 최대 9곳의 파일런에 탑재가 가능하기도 하다. 이는 CFT측방향의 파일런이 중량 문제와 와류(Vortex)로 인한 문제(투하한 폭탄이 위로 치솟아 투하 항공기에 손상을 입히는 문제)때문이며, CFT측방향 파일런에는 2000 파운드급 폭탄의 탑재가 힘들어 동체 중앙의 파일런과 CFT하부 파일런, 주익하면의 파일런에만 2000 파운드급 JDAM 을 탑재하기 때문이다.
이스라엘 공군의 F-15E 인 F-15I Ra'am(Thunder)역시 추후에 업그레이드되어 우리 공군 F-15K 에 준하는 수준의 공대공/공대지 공격능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보이기 때문에 F-15I Ra'am 에 적용 될 업그레이드 프로그램중에 이스라엘형 JDAM(일명 Spice) 운용능력을 F-15K에 준하는 수준(최대 15 곳의 파일런에 JDAM 탑재 가능)까지 끌어올리는 업그레이드가 포함되어 있다고 한다.
이스라엘형 JDAM인 Spice유도폭탄의 경우 미국산 JDAM과는 달리 종말유도단계에서는 광학유도로 유도된다고 하는데, 광학유도를 하는 이유는, GPS로 유도되는 JDAM이 레이져 유도폭탄보다 정확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때문에 종말유도단계 전까지는 GPS로 유도되다가 종말유도단계에서 광학유도로 유도되는 방식으로 된 것이다.
2. High Off-Boresight 요격능력.
현재의 F-15E와는 달리 F-15K에는 JHMCS(Joint Helmet Mounted Cueing System)과 연동되는 AIM-9X 운용능력이 있으며 레이더의 공대공 모드에도 Helmet Mode가 통합되어 있어서 레이더를 비롯한 각 센서들이 (JHMCS를 착용한) 조종사가 바라보는 방향으로 지향된다.
F-X 당시 후보기종이었던 라팔(Rafale)의 근접 공대공 전투능력이 F-15K보다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없었던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이런 Off-Boresight 요격능력의 차이 때문이었다. 라팔의 Topsight 헬멧조준기는 MICA 공대공 미사일이나 Magic 공대공 미사일과 연동되지 않기 때문에 레이더로 탐지가 불가능 할 정도로 기축선(Boresight)을 벗어난 표적의 요격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합격점을 받지 못하여서 채택이 못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된 것이다.
F-15K 전투기들은 공대공 전투 임무 시에도 FAST 팩(일명 Conformal Fuel Tank)을 그대로 탑재하고 출격하는데, 이를 기존의 공대공 전투 개념을 대입하여 생각하자면 BVR교전이든, 근접 공대공 전투이든, 전투기의 기동력이 중요하며 이 때문에 중량이 크게 증가하는 CFT를 탑재하고 공대공 전투 임무에 투입되는 것은 상상하기 힘들다고 생각이 드는 것은 자연스럽다.
그러나, 이 JHMCS 와 연동되는 AIM-9X와 대추력을 자랑하는 F110엔진 덕분에 F-15K는 중량 증가가 큰 CFT와 Tiger-eye 포드를 탑재하고도(Tiger Eye에 공대공 센서인 IRST가 같이 탑재되어 있기 때문) 기동성의 저하 없이 공대공 전투임무에 투입 될 수 있다는 것이 가능하다.
JHMCS와 연동하여 AIM-9X나 ASRAAM을 운용할 때 장점 중 하나가 "근접 공대공 전투 시 기동할 필요가 없다"는 점인데, 기동을 하지 않아도 조종사가 고개를 돌려 (특히 F-15나 F-16과 같은 광각캐노피를 갖는 전투기라면 더 더욱 그럴 것이다.) 적기를 찾을 수 있으며 적기가 제 아무리 익면하중(Wing Loading)이 낮아 순간선회율이 높다고 하더라도 조종사가 고개를 돌리는 각 속도보다 빠를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BVR교전時에도, CFT를 탑재하고 있을 때 연료의 50 ~ 60%가 남았을 때의 추력중량비가 1.20 을 넘기 때문에 중국 공군의 J-11(Su-27SK의 중국 면허생산형)의 추력중량비나 북한 공군의 MiG-29의 추력중량비보다 높아 (CFT를 탑재해도) 가속력과 상승률이 이들 가상 적국의 1급 요격전투기보다 높아 더욱 많은 에너지를 미사일에 실어 줄 수 있고 더욱 잉여추력이 커서(MiG-29A와 Su-27 은 동체에서 양력을 발생하는 설계를 도입 해서 항력과 관계된 주익면적도 그만큼 더욱 늘어나는 셈이 되기 때문에 항력도 같은 속도에서 F-15K보다 높을 것이다.) 먼저 유리한 공격위치를 점할 수 있기 때문에, CFT를 탑재해도 BVR 교전 시에 가상 적국의 요격기를 충분히 제압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JHMCS + AIM-9X와 대추력을 자랑하는 F110엔진 덕분에 F-15K는 공대공 전투 임무 시에도 CFT를 탑재하고 출격할 수 있는 것이다.
이미 한국뿐만 아니라 F-15 운용국들 중에서 가장 먼저 헬멧조준기와 연동되는 단거리 AAM 운용능력을 F-15에 부여한 이스라엘 공군의 경우에도 종종 F-15A/B/C/D나 F-15I Ra'am에 CFT를 탑재하고 공대공 요격임무에 투입한다.(원래 F-15C/D 부터 CFT 탑재가 가능하게 되었지만 이스라엘 공군은 F-15A/B에도 CFT 탑재능력과 Wall-Eye 광학유도폭탄 운용능력을 부여했다.)
3. 전자전 능력의 향상.
F-15K가 탑재한 APG-63(V)1레이더가 기존의 F-15E에 탑재하던 APG-70레이더보다 ECCM성능이 향상 되었으며 RWR의 상황인식능력이 더욱 향상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RWR과 내장형 ECM(ALQ-135M) 등을 하나의 유기적인 한 시스템으로 통합한 통합전자전시스템(ITEWS)의 탑재로 조종사가 전자전 기기를 일일히 작동하느라 조종 집중도가 저하되는 것을 억제 할 수 있게 되었다.
4. 공대함 미사일 운용 능력 부여.
이전의 F-15E와는 달리 F-15K의 APG-63(V)1레이더에는 공대함 모드로 움직이는 해상 목표를 획득하여 하푼 등의 공대함 미사일의 관성항법시스템(INS : Inertial Navigation System)에 입력 할 데이터를 얻을 수 있게 되었다. 당연히 해군 항공대에서 전투기를 운용하지 않는 한국군에서는 공군의 전투기가 원거리 해상차단 임무를 수행 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F-15K에 AGM-84L(하푼 블락 II)이나 SLAM-ER 같은 원거리 대함공격 유도탄 운용능력이 부여 될 수 밖에 없었다.
게다가 KF-16 이 공대공 유도탄 2기를 탑재하고 적 함대를 보호하는 요격기의 요격을 피하기 위해 Hi-Lo-Hi 패턴으로 비행할 경우 행동반경이 부족해서 원거리 대함 공격이 힘들고 무엇보다 대함미사일 탑재時 와류의 발생으로 인한 주익의 균열 때문에 공대함 유도탄(하푼) 탑재가 힘들다는 점을 감안하면 원거리 해상차단이 가능한 장거리 타격기의 도입도 절실했던 시기였다. (원거리 공격뿐만 아니라 해상표적 획득에 있어서도 KF-16 은 P-3C 와 연계 작전을 해야 하푼의 최대 사거리 정도에 위치한 표적을 획득할 수 있지만 F-15K는 독자적으로 표적 획득이 가능하다)
사실 미국이 SLAM-ER이나 AGM-84L같은 정치적으로 예민한 스탠드 오프 무기의 한국 판매를 승인 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이미 F-15K의 원거리 공격능력을 가지고 있으니 굳이 원거리 무기에 대한 판매를 반대할 명분이 서지 않을 뿐더러 중국을 견제한다는 차원에서 원거리 공격무기를 제공한 것으로 추정이 된다.
(글출처 : http://weapon.tistory.com/360 무기상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