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역했습니다

시시시야 작성일 13.02.23 17: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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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일찍 조기기상해서 대대장한테 신고하고, 동기들이랑 아침 먹고, pc방 가고, 점심 먹고 왔네요.

참... 막상 군생활 할 땐 무지하게 긴 시간인데 이 시간이 끝나버리니까 내가 군대를 갔다 오긴 한 건지

꿈을 꾼 것 같습니다... 언제 어디서든 그렇게 바라던 전역날이고 전역을 하면 세상을 다 얻은 것처럼

기쁠줄 알았는데 그냥 허무하다고 해야할까요. 물론 군생활 더 하라면 미칠것 같지만요 ㅎㅎ

북한에서 핵실험 한 것 때문에 휴가 짤리네 마네 말이 많았거든요. 그래도 결국 휴가는 나갔었어요.

군대에선 전역하면 핸드폰도 바꾸고 머리도 기르고 아르바이트도 하고 여자친구도 사귀고

운동도 열심히 하고 참 하고 싶은 게 많았었는데 말이에요 ㅎㅎ

전역 하니까 코앞으로 다가온 복학만 보여요.

엄청난 간섭과, 자유를 앗아가는 곳이 군대지 않습니까. 군인들은 간섭에서 벗어나고 싶어 하고

자유를 느끼려고 휴가에 항상 굶주려 있지요. 어떻게 보면 대한민국에서 가장 불쌍한 신분이고...

나라 지켜주는 군인인데 밖에 나오면 벌레 쳐다보듯이 보는 시선들...

사람들이 정말 이러면 안 되는데 말이에요.

뭐.. 어쨌든 저한테는 절대 오지 않을 것만 같았던 전역날... 전역 하니 후련하긴 합니다.

근데 마음 한 구석에 씁쓸하고 서운하고 아쉬운 마음이 또 있네요.

다시는 같은 또래 애들과 이렇게 붐비고 땀내고 자고 먹고 훈련하고 노가리까고 담배피고

뒷담까고 갈구고 장난치고 같이 뛰댕길 일은 없을테니까요.

너무 배부른 소린가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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