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X년 3야수교에서 단기 훈련 받았습니다.
당시 교육생들은 자기 식판 자기가 닦지 않고 조를 정해서 돌아가며 한번에 닦았습니다.
(인원이 있어서 식기세척 한번도 안 한 사람도 있었으나, 전 식장이라 교육기간 내내 식기장 출입.....................)
식기 세척장에 들어가면 왼쪽 상단처럼 (정확히 기억은 안납니다만..) 6~8칸으로 이루어진 콘크리트 수조가 있고
그림처럼 칸에 따라 물은 점점 줄어들고 오염도(밥풀, 양념 찌꺼기..등등)는 높아집니다.
앞의 물이 좀 있는 칸들은 야수교 기간병(주로 취사병) 들이 조리기구나 국통 등을 닦는데 사용하고 교육생들에게는
바가지로 바닥을 긁어야 밥풀 섞인 물이라도 뜰 수 있는 마지막 칸이 주어집니다.
마지막 칸 바닥을 긁어서 김장할 때 잘 쓰는 선홍빛의 세숫대야보다 조금 큰 크기에 그 물을 모읍니다.
그 물을 이용해 오른쪽 그림처럼 겹쳐서 세로로 세운 식판 위로 한 사람이 물을 살살 붓기 시작합니다.
다른 한 사람은 그 식판을 아코디언 연주하는 것 처럼 앞뒤로 쉐이킹 합니다.
철컹~ 철컹~ 철컹~ 그러다 식판 사이에 손가락 끼면 비명도 지르고...
이 1차과정에서 어지간한 밥풀이나 찌꺼기는 다 떨어지고 겉으로 보기엔 나름... 깨끗합니다.
그러나 기름기 낀 소스, 양념은 아직 남아 있습니다. (오삼, 가공샐러드... 등등)
이제 2차로 엄지손가락보다 조금 더 큰 수세미를 이용해(그마저도 걸레처럼 헤져있죠..) 떨어지지 않은 소스 양념 기름기를
문지릅니다.(물에 1:100 수준으로 희석한 퐁퐁이 활용됩니다.)
한 명이 수세미로 문질문질 하고 넘기면 뒷 사람이 대야에 물을 또 바가지로 긁어 담아 뒀다가 거기에 헹굼니다.
헹구고 난 식판은 다시 쌓아서 세로로 만들고..
다시 물을 부어가며 쉐이킹 쉐이킹 합니다.
닦는 척이 끝난 식판은 숫자를 헤아린 후, 숫자가 맞거나 남으면 식기함으로 이동됩니다.
(모자라면... 전쟁입니다...... 기수 구분 구대 구분따위 없습니다. 무조건 훔쳐옵니다.)
이 모든 과정은 대략 10~15분 안에 끝이 납니다.(식판 7~80개+포크숟가락)
이걸로 식기 세척 끝입니다. 요 식판으로 점심도 저녁도 맛있게 먹으면 됩니다.
너무 비위생적인 거 아닌가 하시는 분들이 계실텐데.. 괜찮습니다.
일주일에 한 번씩 팔팔 끓인 물로 헹구고 식기 소독기에 넣어 돌립니다.
군대가 다 그렇죠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