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도 의사표현 제대로 못해”
‘원활한 진료 부족’ 불만 1순위
군입대 후 군 병원에 입원한 경험이 있는 병사의 절반이 입원 후 군 의료에 대한 인식이 나빠진 것으로 드러났다.
사단법인
인권의학연구소는 지난해 7∼11월 육·해군 훈련소 3곳, 육·해·공군·해병대 사단 5곳, 국군병원 5곳에서 근무하는 병사 1186명을 대상으로
‘군 의료관리체계에 대한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3일 밝혔다.
인권의학연구소가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출한
조사자료에 따르면 군 병원 입원 경험이 있는 병사의 48.1%가 ‘입대 후 군 의료에 대한 인식이 나빠졌다’고 응답했다. 입원 경험이 없는
일반병사(훈련병 포함)는 24.6%가 그렇게 답했다.
군 의료 만족도에 대해서는 일반병사의 30.3%만이 ‘만족한다’고 답했으며,
입원병사의 만족도는 39.9%였다. 군 의료에 만족하지 못하는 이유(복수응답)로는 일반병사(38.4%)와 입원병사(38.2%) 모두 ‘원활한
진료가 이루어지지 못함’을 1순위로 꼽았다.
원활한 진료가 이루어지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복수응답)로는 훈련병(54.3%)과
입원병사(54.3%) 절반 이상, 일반병사의 37.8%가 ‘외진 갈 수 있는 날짜가 정해져 있어서’를 들었다. 의료의 질적인 수준보다는 다른
환경적 요인이 군 의료의 만족도를 떨어뜨리고 있는 셈이다.
진료 필요성에 대한 자유로운 의사 표현에 대해서도 훈련병의 28.4%,
일반병사의 31.6%, 입원병사의 54%가 각각 ‘의사표현을 못한다’고 응답했다. 심층면접에 참여한 한 병사는 “선임들이 꾀병이라고 하고 혼을
내며, 진료를 받고 오면 ‘꿀 빠네’(편하네) 이런 식으로 질타를 가한다”고 토로했다.
이같은 병사들의 증언대로
훈련병(36.5%)과 입원병사(44.1%)는 ‘꾀병을 부린다는 선입견 우려’를 아프다는 의사표현을 못하는 가장 큰 이유(복수응답)로 꼽았다.
이와 달리 일반병사(50.7%)들은 ‘업무에 대한 책임감’을 1위로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