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사단 29연대 2대대 6중대

전명훈 작성일 14.06.05 17:3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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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99년 10월 5일 입대를 했습니다. 그냥 글쑤시게에 군대이야기란이 있어서 추억이 생각나 글을 써보려 합니다. 

원래는 9사단 백마부대 출신들이 그 중에서도 저랑 같이 복무했던 분들이 계신가 검색하다 없어서 글 구경하다가.. 


99년도 어느 날 입영영장 통지서가 날라왔습니다. 306 보충대로 들어오라고..... 

당시 저는 삼수생이었는데... 공부도 안되고 부모님의 충고를 잔소리로만 듣고 성질만 내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냥 집구석에 있는 것이 힘들어서 애라 군대나 갔다오자 ;; 라는 마음으로 뭐 별게 있겠어? 남들 갔다 오던 군대 

이렇게 안일한 마음으로 입대를 하였습니다. 


* 혼자 306 보충대를 들어가다 

지금은 나아졌는데 당시에는 극히 내성적인 성격을 유지하던터라 친구가 4명뿐이었는데 친구들은 다 군대간 상태

였습니다. 부모님이 같이 가시겠다는걸 성질을 내며(그땐 왜 그랬는지... 지금은 후회가 많이 되네요 ) 친구들과

가겠다고 오지 마시라고 그랬었죠. 사실은 혼자 전철타고 버스타고 갔는데 보충대 앞에 이미 많은 사람들이 부모든

친구든 연인이든 바글바글 했었고 들어가기전 근처 식당에서 고기며 술이며 먹으며 위로를 하는 모습에 외로움이

밀려들었습니다. 여하튼 혼자 밥먹고 들어갔습니다.. 

한 3일인가는 대기하면서 간단한 신체 검사도 하고 입고 있던 옷도 누런 종이에 포장해서 보내고 그렇게 보냈습니다.

벌써 15년전이라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젤 힘들었던 것은 10월 5일 사회에선 그래도 반팔도 입고 긴팔을 입어도 얇은

긴팔을 입고 돌댕겨도 되는 날씨라 그냥 입던 옷 입고 드갔는데 첫날 밤에 잘때는 군복을 지급받지 못하고 입던 옷

그대로 잤는데 너무나 추웠습니다. ㄷㄷㄷㄷㄷ 그리고 플라스틱 기름끼가 낀 식판... 살기위해 먹긴 했지만 불결했습니다.

식판 닦는 것도 퐁퐁같은 세제가 아니라 빨래비누... ㄷㄷㄷㄷ  


기억하기로 306 보충대에서 유일하게 강원도 철원으로 빠지는 것 말고는 대부분 경기 북부 지역으로 배치가 되는데

집이 서울이라 제발 철원만 가지 않게 해달라고 얼마나 기도를 했는지 모릅니다. ㅋ 

다행히 저는 9사단으로 배치 받았는데 같이 입소했던 동기들이 9사단은 유명한 부대고 일산에 있고 진짜 편하다!

라고 해서 저도 다행이다라고 생각했는데;; 왠걸... 메이커 부대는 그 이름 값을 하긴 하더군요. 


* 9사단 신교대

사단 신교대 들어갔는데 조교들이 쌍욕을 하면서 굴리는데 주눅이 많이 들었던 것이 기억나네요.

그리고 경례 연습이 많이 힘들었습니다. 저는 똑바로 한 것 같은데 손이 구부러져 있다고 지적도 많이 받았습니다. 

10대 군가 외우는 것도 이상하게 사회에선 나름 한 암기하였는데 도통 외워지질 않으니... 

아침에 기상에서 상의 탈의하고 구보하는 것도 힘들었습니다. 뭐 신교대에서 주차별로 훈련하는 것은 이제 거의

기억나지 않으니 패스하겠습니다. 그냥 주차별로 제식, 집총제식, 유격, 각개전투, 태권도 등이 기억나는데 

태권도는 완전 직사각형의 얼굴이라 할 만큼의 모양을 가진 여자 하사가 태권도 훈련을 시켰는데 허구한날 골대찍고

오라고 시키고 선착순이 힘들었네요. 


* 9사단 29연대 

신교대 일정이 끝나고 우선 29연대로 배치 받았습니다. 29연대에서 2틀인가 대기하였는데 처음 대기할 때 중위 하나가

전화 통화를 시켜준다고 해서 같이 대기하던 동기들과 공중 전화 앞으로 이동하였습니다. 집에다 전화를 하는데

어머니가 받으시는데 여보세요라고 하시는데 제가 엄마! 이 말하고 눈물이 계속 쏟아졌습니다. ㅠㅠ;;; 왜 그랬는지 ㅎ

뒤에 줄을 서 있던 사병들은 그 모습을 보고 킥킥 웃었습니다. 기억이 나네요... 거의 말을 못하고 펑펑 울었네요.

사실 집에서 나온지 따지고 보면 한달 반에서 두달 사이인 기간뿐이었는데...  


대기하던 내무실에 몽키 스패너를 한손에 쥐고 얼굴과 팔, 목.. 살이 드러난 부위는 온통 까맣게 탄 피부에 얼굴도 험악

하게 생긴 상병이 야 여기 사제에서 정비하다 온 사람이나 내가 차량 정비는 잘 할 수 있다 하는 사람 있어? 라고 

물어보는데 저기 갔다간 저 몽키 스패너로 허구한날 맞겠구나라는 생각에 손을 들지 않았는데 용감한 동기 하나가

손을 들어서 연대 정비쪽인가로 빠졌는데 나중에 얘기 들어보니 어찌나 포상휴가를 잘 주든지... 저는 자대배치 받고

정기 휴가외 포상 휴가 딱 한번 받아봤습니다. 이 휴가는 이후에 쓰겠습니다.  

또 한 사병이 들어와서는 컴퓨터 타수를 물어봤습니다. 제가 286xt 골드스타 까치 모델로 나온 컴퓨터를 가지고 있었고

386, 486까지 집에 있었고 통신도 천리안, 하이텔, 유니텔 두루 섭렵하고 한매타자로 500타는 나오던 사람이라 ;;

자신있게 손을 들었는데 컴퓨터는 접해보지도 않았다는 제 동기가 뽑혀 갔습니다. 아버지가 어디 부대 상사였다고 하는데

빽으로 뽑힌 겁니다!!! 아무리 부대 배치, 자대 배치를 랜덤으로 돌려도 다 이렇게 빽으로 빼가는구나! 그때 처음 알았습니다.


*9사단 2대대(강안대대 - 당시 임진강 강안 철책 담당)

2대대로 배치 받고 대대 본부에서 또 2틀인가 대기하였습니다. 여기서 군단에서 나온 사람이 여기 컴퓨터 잘하는 사람

손들라고 해서 손들었는데 역시 컴퓨터 잘 안하던 동기... 아버지가 안기부 직원이라고는 것을 알더니 그 친구를 뽑아

갔습니다.. 망할놈의 빽.... 그리고 저는 6중대로 배치 받았습니다. 


*9사단 6중대 반석소초(소초 이름 써도 되나 모르겠네요.)

6중대 2소대로 배치 받고 반석 소초로 드가게 되었습니다. 당시 저희 중대는 들어오기전 선봉 중대로 되어 있어서

강안 철책 들어올때 사단 섹터 제일 윗쪽을 담당하게 되었다고 하는데 3소대가 송촌, 제가 배치 받았던 2소대가 그 아래

반석소초로 되어 있었고 1소대랑 포반은 대대 주둔지에서 예비대에 개념으로 있었습니다. 

첫날 내무실에 들어갔는데 다들 투입 전에  사열을 받고 있었고 전반야 후반야 나눠서 근무를 서서 전반야 근무자들은

사열 후 바로 철책에 투입되었고 후반야 근무자들은 사열 후 내무실로 들어왔습니다. 

들어오던 고참 중 하나가 너 누구야 그랬는데 동기 3명이 같이 소대 배치 받았었는데(철책이라 벌때 군번입니다.) 

누구한테 물어보는지 몰라 대답을 망설였는데 바로 듣도보도 못한 욕이 나왔습니다. 

야이 개색히야 18 갈비뼈 순서 바꿔줄까? 졸라 빠져가지고 어쩌구 저쩌구... 앉아 일어서 앉아 일어서 

대가리 박어 기상 등등 한참을 굴렀습니다.  ㅋ 

그리고 황x동 일병(당시 벌때 군번이고 그 사람이 풀려서) 6개월 되던 사람이 소대일을 하였는데 따블백에 있던 짐을

다 쏟게 하고 관물대에 배치하게 했는데 동작이 느리다고 다시 쏟고 각 안맞는다고 다시 쏟고 맞고 ;; ㅠㅠ

제가 1분대에 배치를 받았는데 1분대장 김x우(부산 출신.. 아우 경상도 사투리 지금도 생가하면 ;;; 부산 시민 전체를

한동안 미워했습니다....) 병장이 자기전에 불러다 놓고 너 우리의 주적은 누구야? 저는 자신있게 네 우리의 주적은

북괴입니다(나중에 정상회담인가 그 후에 북한으로 용어 변경이 있었던걸로 기억합니다.) 라고 했다가 싸다구를

맞았습니다.... 분명 신교대에서 북괴라고 했는데 내가 발음을 잘못 말했나 싶어 다시 물어보는데 더 큰 목소리로

네 우리의 주적은 북괴입니다! 했더니 다시 싸다구... 다시 질문을 하는데 아 혹시 김정일이라고 해야 되나 라는 생각에

네 우리의 주적은 김정일입니다! 라고 했더니 또 싸다구.. ;;; 당황스럽고 더 이상 어떤 주적을 이야기 해야 하는지

몰라서 다시 질문을 하는데 잘 모르겠습니다! 답변 했더니 또 싸다구를 날리면서 하는 말....

잘 들어 우리의 주적은 간부야! 뭐라고? 이제 더 이상 맞기 싫어서 큰 목소리로 네 우리의 주적은 간부입니다! 했는데

또 싸다구... 이 ㅄ색히가 상황 파악 못하네. 누가 큰 소리로 하래. 나 좆되게 하려고 그러지? ;; 

할튼 자기 전까지 별의 별것으로 맞았습니다..... 정말 힘이 들었습니다. 당시에는...

자리에 누웠는데 정말 소리없이 가만히 눈물을 흘렸습니다. 누워있으니 눈물이 옆으로 흐르는데 소리 안내고 티도 안내려

고 닦지도 않고 꿈쩍도 안했는데... 반대편 침상에 있던 3분대장이 조용히 전명훈! 불렀습니다. 저는 네 이병 전-명-훈

(관등성명도 3호간으로 끊어서 해야 했습니다 ㅋ ) 대답했더니 건너오라고 그러더니 관물대에서 자신의 이등병 시절

사진을 보여주면서 나도 이런때가 있었는데 지금 이렇게 견장을 달고 있다. 시간은 흐른다 하면서 초코파이 하나를

주었습니다.. ㅠㅠ 완전 울컥했는데... 그 고마운 분의 이름은 기억이 나질 않네요. 나쁜 놈들만 이름이 아직까지

기억나고.... 

매일 구타에 얼차려가 있었는데 울고 싶을땐 화장실 가겠다고 하고 화장실에서 세수하면서 울었습니다. ㅎ 

침상닦기 하는데 저는 방바닥 닦듯이 원형을 그려가며 닦다가 맞았는데 날라차기 당했는데 ;; 그 후에 상병 하나가

시범을 보여주는데 침상 끝을 한 손으로 붙잡고 끝에서 끝으로 얼마나 멋지고 빠르게 닦던지 ;; 

그리고 저를 포함해 동기 한명하고 침상 닦기 경쟁 붙여서 누가 빠르게 닦나해서 늦으면 바로 대가리 박았습니다. ㅋ

동기들 중에 제가 체력으로는 좀 뒤처져있었거든요...  여하튼 이렇게 저의 군 시절은 시작이 되고 있었습니다. 


더 쓰려다가 잠시 업무를 해야 하는 관계로 있다가라든지 이후에 추가로 더 쓰도록 하겠습니다. 그냥 갑자기 짱공유

군대 이야기 게시판을 보니 옛생각이 나고 쓰고 싶어졌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재미없더라도 그냥 좋게 봐주세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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