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래디에이터 - What we do in life, echoes in eternity.

찐감자 작성일 05.09.28 20: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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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내공 : 상상초월


절정기의 로마제국은 그 영토가 광대하여 아프리카 사막에서 잉글랜드 북쪽까지 걸쳐 있었다. 그 당시 세계는 그 총인구의 1/4이 로마 황제의 지배 하에 있었다. 때는 서기 180년,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Marcus Aurelius) 황제의 12년에 걸친 게르마니아(Germania) 정벌이 거의 마무리되던 무렵이었다. 마지막 하나 남은 적의 요새만 함락하면 이제 로마 제국은 평화가 온다.

평화로운 '5현제 시대'가 막바지에 이른 서기 180년 로마. 어두운 삼림. 수백명의 부대가 숨을 죽이고 서 있다. 마치 폭풍전야와 같이. 장군의 신호가 울리고 거대한 함성소리와 함께 하늘에는 불화살, 불타는 점토 항아리가 난무하고, 땅위는 수많은 병사들의 피로 물든다. 철인(哲人) 황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Marcus Aurelius: 리차드 해리스 분)가 아들처럼 친애하는 장군 막시무스(General Maximus: 러셀 크로우 분)는 다뉴브 강가 전투에서 대승한다.

죽을 날이 머지않은 황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막시무스를 총애하여, 아들이 아닌 그에게 왕위를 넘겨주기로 한다. 그러나 황제의 아들 코모두스는 이에 질투와 분노를 느껴 급기야 황제를 살해한다. 왕좌를 이어받은 코모두스는 막시무스와 그의 가족을 죽이라고 명령한다. 가족을 모두 잃고 혼자 겨우 살아남게 된 막시무스는 노예로 전락하고, 투기장의 검투사로 매일 훈련을 받는다. 그에게 남은 건 오로지 새로 즉위한 황제 코모두스에 대한 복수 뿐. 검투사로서 매 경기마다 승리로 이끌면서 살아남자 그의 명성과 인기는 날로 높아간다.

로마로 돌아온 그는 아내와 아들을 죽인 코모두스에 대한 복수를 다짐한다. 그러던 어느날, 오래전 사랑했던 황제의 누이 루실라(Lucilla: 코니 닐슨 분)를 다시 만나게 된다. 어느 새 민중의 영웅이 된 막시무스. 코모두스는 그가 아직 살아있음을 알고 분노하지만 민중이 두려워 그를 죽이지 못한다. 드디어 막시무스는 예전의 부하들과 은밀히 만나 사랑하는 아내와 아들, 존경하던 황제를 살해한 난폭한 황제 코모두스에 대한 복수를 결의한다. 아직도 막시무스를 사랑하고 있는 루실라는 동생 코모두스를 배신하고 막시무스의 반란을 도우려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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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가장 감명깊게 본 영화 중에서도 손꼽을 수 있는 작품입니다.

처음 이 작품을 접했을 때는 그동안 접해보지 못했던 리얼리티, 즉 피와 비명이 난무하는 모습에 큰 충격을 받았지요. 그래서 별로 인상이 그리 좋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나 점차 그런 장면에 익숙해져 가면서 영화의 내면을 들여다 보기 시작했지요. 그러다 보니 미처 보지 못했던 부분들을 목격할 수 있었습니다.

황제 앞에서도 자신의 소망을 굽히지 않는 소신, 그리고 가족의 불행에 대한 복수를 죽는 순간까지 잊지 않았다는 것, 마지막으로 모든 권력을 손에 쥔 순간에도 자신을 아껴준 황제의 유지를 잊지 않았다는 것.... 어떻게 보면 정말이지 닮고 싶은 인물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 정도입니다.

그리고 이 영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게 바로 음악이죠. 한스 짐머라는 유명한 작곡가가 담당했는데 분위기를 살리는데 크게 일조했다고 봅니다. 원하시는 분은 짱공유 음악 공유실에 많이 올려들 놓고 계시니깐 받아서 들어보시면 후회하지는 않으실 겁니다.

여기까지는 제 주관이었고 영화에 대한 짤막한 뒷이야기 즉, 영화를 즐기는 데 도움이 될 팝콘 같은 이야기 몇 토막 더하겠습니다.

1. 처음 부분에 나오는 로마군의 병장기는 실제로 다 수작업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로마 시대에 사용된 무기와 거의 동일합니다. 고증을 바탕으로 한 것이라 학자들도 정확함에 놀랐다더군요.
2. 코모두스 황제가 로마에 개선할 때 배경을 보셨는지요? 의외로 고층 건물들이 많습니다. 대부분이 3층 정도 되는 건물인데, 실제로는 5층 건물이 주류를 이루었다는군요.(제작비 부담으로 축소했답니다. ;;) 콜로세움이나 병사들이 도열한 포룸 등도 마찬가지입니다.(역시나 돈이 문제입니다.)
3. 처음부터 끝까지 막시무스는 스패냐드 즉 스페인 사람이라고 불리죠. 근데 실제로 로마 시대의 스페인 지방의 지명은 히스파니아입니다. 정확히 했다면 히스파니안이라고 불려야 맞는거죠.
4. 실제 역사상의 검투 시합은 노예들 간의 죽음의 게임은 아니었습니다. 잘 싸우는 사람은 인기가 많았기 때문에 자유인 중에도 검투사 직업을 가진 사람이 많았다는군요. 로마를 기준으로 볼때 자유인의 비율이 약 3분의 1 정도나 되었다고 합니다.
5. 마지막으로 가장 충격적인 것 한가지입니다. 실제 역사상의 막시무스는 코모두스 시절에 공직자로서는 최고위직인 집정관까지 올랐다고 합니다. 실제로는 코모두스 치하에서도 실세 중의 실세였던거죠...(영화는 픽션입니다. -_-)

마지막으로 케이블 TV를 통해 보시는 분들을 위한 조언입니다. 여기저기서 하는걸 다 본 결과, OCN에서 깔아주는 자막이 제일 정확하더군요.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상당히 엉뚱한 소리를 하는 막시무스가 되는 곳도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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