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장지구 天長地久. 하늘처럼 높고 땅처럼 큰 사랑을 의미한다죠. 1980년대 중후반부터 홍콩느와르가 대두되며 손가락으로 함 찔러보고픈 맘이 간절히 드는 비정한 인상의 느와르 영웅들이 쌍권총이라는 무한사격 아이템(?)을 들고 판을 치던 당시 절대적 의리나 화려화 액션씬도 별 없는 남녀간의 사랑얘기에 초점을 맞춘 이 영화가 대박 칠 요건이라곤 콩나물대가리 만큼도 없었죠.
허나 결과는 기대이상. 기존의 영웅본색 베끼기 일색의 영화에 조금씩 식상해하던 관객들은 슈퍼 영웅이 아닌 백없구 돈없는 열혈3류양아치 유덕화와 도대체가 어떻게 여주인공으로 뽑 혔는지 의아함이 드는 외모의(당시엔...-_-) 오천련이 출연한 서글픈 러브스토리에 손을 들 어주었으며 안타까워했고 눈물 흘렸다죠. 너무 큰 흥행에 주구장창 아류작들이 강냉이처럼 토해졌지만 전편에 흠집만 내는 결과을 가 져왔습니다.(그나마 곽부성이 나온게 좀 볼만했지만 같은 감독인데 왜 이리 허접한지...) 울나라에서는 극장에서 그리 빛을 못 봤지만 비디오로 출시되어 폭발적인 사랑을 받은 이해 못 할 작품이기도 하죠. (비디오로 소장하고 있어 10번 넘게 본 것 같당...--;)
영화를 보다보면 참으로 익숙한 장면들이 몇 있는데 우체통(?)으로 쇼윈도창을 부수는 장면, 옥상에 걸쳐 앉아 술을 마시던 주인공이 하늘위로 술을 뿓는장면, 웨딩드레스를 입은 여주인 공을 오토바이에 태우고 질주하는 장면등등... 울나라 쇼프로나 시트콤에서 간간히 인용되곤 했죠. (지금보면 유치뽕짝 일수도...)
첫 작품임에도 상당히 스타일리쉬하면서도 깔끔한 전개를 보여준 진목승감독의 역량도 놀랍 지만 역시 이 영화의 강점은 음악임다. 4곡중 3곡을 당시 중국어권 최고의 락밴드라 불린 BEYOND가 맡아 끝장나는 음악을 선사했죠. 특히나 영화의 백미인 후반부. 유덕화가 웨딩드레스를 입은 오천련을 오토바이에 태우고 멈 추지 않는 코피를 닦으며 도로를 질주하는 장면에서 흘러나오는 短暫的溫柔은 온몸에서 소름 이 돋게 끔 감동적입니다. (참고로 이 장면에서 울어버렸다....ㅜ_ㅜ) 또한 엔딩 포함 영화전반에 거쳐 나오는 원봉영이 부른 영화 원제목과 같은 "천약유정"이란 곡은 멜로디가 이영화의 결말을 암시하는듯 너무도 애듯하구 서글프죠.
영화가 여주인공이 새벽 여명을 맞으며 뛰어가는... 약간은 어중간 하게 끝나는데... 그것은 아마도 뒷골목인생, 없는자들의 인생과는 상관없이 언제나 무덤덤하게 시간은 흘러간다는 비정사회를 의미한 것이 아닌가 생각듭니다. (물론 갠적인 소견임다 ^^)
결코 엄청난 대작이거나 영화사에 길이 남을 절정에 작품은 아니라도 감성짙던 시절의 사람 에겐 울컥 눈물을 흘리게 만들고 만 꽤나 오래도록 기억할만한 작품임엔 틀림없습니다. 혹시 아직 안 보신 분께 권해 보고픈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