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애니메이션 리뷰에다가 쓰는게 맞겠지만, 어째 여기에 쓰는 것이 훨씬 더 맞을 것 같아서 씁니다.
첫느낌. 드디어 DVD로 소장하고픈 한국애니가 하나 생겼다는 정도.
이 작품이 원래 플래시로 유행하던 것 정도는 알고는 있었지만, 접해보지 않아서 거의 작품에 대한 사전정보는 전무했던 가운데, 또 한 번 속아줘보지....하는 기분으로 들어갔다가 대박을 만난 기분이랄까요.
그동안 한국애니에 몇번을 실망해 왔는지 모릅니다. 어릴 적의 슈퍼태권브이를 시작으로 해서 원더풀 데이즈를 마지막으로, 우리나라 극장판 애니는 이것 밖에 되지 않는가 하는 그 실망들을 이번에 한꺼번에 보상받는 듯 하군요. 그렇다고 해서 파이널 판타지 어드밴스 칠드런 정도로 입이 딱 벌어질 정도의 퀄리티까지는 아니지만, 우리나라에서 충분히 해낼 수 있는 것들로 열심히 노력한 결과는 칭찬해주고 싶을 정도입니다.
일단 제 액션의 목마름을 확실하게 충족시켜 주었습니다. 아무리 영화가 날고 기어도 역시 애니메이션의 액션을 따라올 수는 없다는 사실도 알라딘을 통해 깨달았었지만 이번에도 여실히 깨닫게 되더군요. 무엇보다 액션짜임새를 많이 생각한 듯 했습니다. 그리고 캐릭터들도 생각한 것보다 깔끔했구요.
고질적인 문제였던 배우가 성우할 때의 문제와 동선의 싱크들도 몰입도를 방해할 만큼 나쁘지 않았습니다. 특히 현영은 좀 조마조마 했었는데, 오히려 통통 튀는게 제일 어울리더군요. 게다가 작화들도 그다지 나쁘지 않고, 구도 잡는 것도 그렇게 어색하지 않고. 기술만으로는 그다지 썩 나쁘지 않았습니다. 원래가 우리나라가 일본 작화나 미국 작화를 해준 것을 감안하면 이 정도는 해줘야 한다고 해도 무리는 아니죠. 미국 쪽의 동세 경향이 많이 보이긴 했습니다만, 그것도 딱 봐서 지독하다 싶을 정도로 눈을 거스를 정도는 아닙니다.
그렇다고 해서 무지무지 잘 했다! 이 정도는 아닙니다. 물론 단점도 있긴 하죠.
스토리가 정돈되지 못하고 중구난방식으로 이리갔다 저리갔다 하는 것들이나, 의미를 부여하려고 하는데 별로 전달이 되지 못하는 것 같은 느낌의 부분들은 존재합니다. 또 대사들을 깔끔하게 뽑아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도 지적해야 할 것 같습니다. 좀 작위적인 냄새들이 나긴 한다는 거죠.
하지만 킬링타임으로서의 액션을 전달하는데서 실패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이런 극장판 애니에서 중요한 부분은 그것이겠죠. 무엇보다 첫술에 배부르려는 욕심 같은 것이 보이지 않아 편했습니다.
그 결과 전체적으로 썩 깔끔하지는 않더라도 기대 이상의 효과를 충분히 내주고 있습니다. 그것이 제 결론이고, 이 극장용 애니를 자신있게 추천하고 싶은 맘이 들게 만드는 근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