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은 괴물영화가 아니었다. : 괴물같이 처참하고 꼬여버린 이 세상 속의 눈물어린 가족사

우승민 작성일 06.07.21 10:3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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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내공 : 우수함


이 글에는 약간의 스포일러가 있음을 먼저 밝히니 아직 보지 않으신 분들은 유의해서 읽어주시라는 점!

먼저 밝히는 쎈쓰!! 유념해주세요...



2006년 상반기 최대의 기대작 "괴물(Host)"!!

어제 씨즐의 시사회로 개봉 전 마지막 있는 괴물 시사회를 감동적으로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졌었다.

우중에도 불구하고 극장은 초만원을 이루었고, 영화 시사후 뽕감독을 뺀 주연진들의 인사까지 있어 너무 기뻤었다. 지금부터 난 내가 영화 "괴물"에서 느끼고 말하고 싶은 것들을 몇가지 포인트로 나눠서 애기해 보고자 한다.



1. "괴물"은 괴물영화가 아니다.!



"괴물은 이 영화의 출발점에 불과하다. 이 영화의 진정한 주인공은 괴물과 맞서 싸운 박강두네 가족들이다.

누구의 도움도 받지 못한 채, 처절하고 외로운 사투를 벌여야만 했던 우리의 가족들...그들만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아파온다. 사실 이 영화는 고스란히 그들에게 바치는 영화다...< 감독 봉준호 >"



필자는 이 영화를 보기 전 영화에 초점을 맞춘 건 괴물 그 자체였다. 거의 모든 사람들이 그러할 것이라 본다. 타 헐리우드 블럭버스터 영화에서 처럼 괴물이 나와서 싸우고, 도망다니고, 이러한 류의 스토리를 난 생각했었고, 속으로 은근히 원하고 있었던 것 같다.

그러나 실제로 영화가 그렇게 진행됐다면, 이 영화 내 맘속에 그리 깊이 박혀있을 않았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봉준호 감독은 이 영화 속에 괴물을 만들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했다고 인터뷰한 적이 있다. 웨타 스튜디오의 특수효과 제작진과 봉준호가 원하는 괴물을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고 들었다. (그렇다고 해서 영화 속 괴물이 대단하지 않다는 것이 아니다. 정말 실감나게 한국적으로 잘 만들었다!!^^)

그러나 정작 영화 속 괴물은 이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하나의 장치에 불과했다. 이 영화의 중심에는 바로 평범하지만, 힘없는 지금 바로 우리네 가정의 모습이 존재했다. 바로 가족이 그 중심에 있다. 그 사실이 영화를 보는 내내 내 마음을 처절히 그들에게 감정이입을 할 수 있었다.

현서의 철없으며 너무 바보같은 이 시대의 아버지, 맨날 졸기만 하며 머리 속에 별 들은 것이 없는 것 같은 답답한 아버지 박강두 (송강호), 유일한 가족의 대학졸업자지만 백수로 지내는 박남일(박해일), 국가대표 진출을 꿈꾸는 반사신경 느린 양궁선수 박남주(배두나), 이 세사람의 아버지이자 전형적인 강한 아버지상을 보여주는 박희봉(변희봉, 이름은 실제이름이랑 똑같음^^), 강두의 딸이자, 이 가족의 보배 박현서..........

이 가족들의 모습은 별다를 바 없는 바로 우리네 가족의 모습이다. 그러나 괴물이 한강에 나타나고 괴물이 딸 현서를 데려가면서 이 힘없고 평범한 가족의 앞에 세상은 그들을 짓밟기 시작한다.

바로 여기서 영화의 초점은 괴물과의 싸움 속에서 딸 현서를 찾으려는 가족의 모습과 이 거지같은 그리고 괴물같은 세상 속에서 빠져나와야 하는 싸움, 두 가지의 싸움을 보여주면서 가족의 소중함과 세상의 비정함과 약자의 억울함을 보여준다.

이 스토리가 바로 괴물 속의 진정한 중심의 이야기이다.



2. "세상"이라는 이름의 거대한 괴물: 어쩌면 괴물보다 더 괴물같은 이 세상 (twisted world)

난 관객의 입장으로서 이 영화를 따라가면서 블랙코미디와 흡사하다라는 인상을 강하게 받았다. 상업주의 본성의 영화보다는 봉준호 감독의 특유의 재치와 발언으로 오히려 B급 영화에 가깝다는 인상을 받았다. 왜일까?

이 영화 속에는 세상을 비꼬는 봉준호 감독 특유의 시니컬한 어투가 살아있기 때문이다.

영화 괴물의 영어 제목은 "The Host"이다. 굳이 해석하자면 생물학적으로 "숙주 "정도로 해석할 수 있다. 난 이 숙주의 의미를 주관적으로 해석해보았다. 다른 생명체가 있어야 그 생명체의 몸을 빌려 영양분과 모든 것을 빨아먹고 사는 숙주생명체, 그것의 실체는 강자에겐 꿈쩍도 못하지만 약자들의 희망과 같은 피를 먹고 사는 이 거지같은 세상을 말하고 있진 않나라고 생각해봤다.

괴물을 만든 장본인인 환경파괴범 미8군과 이 사실을 은폐하고 숨기려는 미국의 실체.....있지도 않은 세균을 있다고 오보하면서 엉뚱한 사람을 잡는 보건당국....현상금이 걸린 가족을 잡기 위해 혈안이 되어버린 가족의 친구...힘없는 가족의 딸이 살아있다는 이야기를 믿지 않고 무시하는 사람들........뇌물을 받는 공무원등...

어디서부터 어떻게 꼬여버렸는지 모르고 돌아가는 이 세상과 불신의 모습들은 영화 속 괴물보다 더 위협적인 존재로 느껴졌던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영화를 보면서 영화 속의 세상과 현실과 별반 다를 바 없었고, 그 속에 신음하고 있는 박강두 가족의 모습은 사실 우리가족의 모습과 흡사했다. 그래서 그런지 보면서 영화의 재미와 흥미와 상관없이 답답하기만 하였다. 세상의 이름 앞에서 철저히 무너질 수 밖에 없었던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진정 이러한 모습들이 나에겐 괴물 관람의 포인트가 되었던 것 같다.



3. 괴물의 사실성

영화 속 괴물을 운운하지 않을 수 없다. 왜냐면 앞서 말했듯이 정말 잘 만들었기 때문이다. 여기서 잘 만들었다는 것은 헐리우드 영화 속 괴물과 상관없이 방화 역사상 제대로 나온 "괴물"이라는 의미이다. 약 천가지가 넘는 캐릭터중에 고심하여 가장 한국적이며 영화와 어울리고 존재할 법도 한 괴물로 선택하여 이번 괴물이 탄생했다고 한다. 헐리우드 영화에 익숙한 분들은 어찌보면 별반 다를바 없고, CG티도 많이 난다고 투덜대실지도 모른다. 그러나 난 이 영화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한강과 그리고 한국적으로 잘 조화가 된 괴물의 사실성을 너무나 잘 그려냈기 때문이다. 사실 난 이 영화를 보고도 과연 어떤 물고기가 변종이 되어 지금의 괴물이 되엇는지 감독에게 질문하고 싶을 정도였다.ㅋㅋ 그리고 오달수씨가 연출한 괴물의 목소리!! 가히 압권이다. ㅋㅋ 괴물이 뛰쳐나올때마다 옆에 있는 여자들이 소리지르고 놀래서 들썩거리고 해서 신경쓰여 짜증날 정도였으니까.....



4. 전반적인 관람평

전체적으로 역시 봉준호 답다라는 평을 내리고 싶다. 살인의 추억처럼 작품성과 상업성 모두를 잡았다고 감히 말하고 싶다. 비쥬얼에 치중하다보면 스토리가 약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는데 꼭 그렇지도 않았다. 세상을 비꼬는 씨니컬한 어조와 더불어 세상 속의 처절한 가족사를 기가 막히게 괴물 속에 조화하여 한국적으로 영화를 재탄생시켰기 때문이다. 다소 후반부에 비약과 억지스러운 면이 있긴 하였지만, 관객으로서 애교와 넓은 아량을 가진다면 충분히 넘길 수도 있을 것이다. 올여름 최고의 기대작이라는 말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기대한 관객들에게 만족을 가져다 줄 것 같다. 비록 나의 지극히 주관적인 예상이긴 하지만.......

< Long Live The Korea Movie!! 한국영화의 무궁한 질적 발전을 위하여...... >

이상 허접한 3번째 리뷰였습니다....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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