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한반도를 보고 나서

heclmk 작성일 06.07.23 09: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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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내공 : 우수함


영화리뷰 게시판을 읽다보니 한반도에 대한 비판이 굉장히 많더군요. 비판을 하시는 분들의 주요 논점은 몇몇 연기자들의 연기력 결여, 시나리오 상의 허술함, 블록버스터라는 말에 어울리지 않는 영상, 극명한 선악 대립을 통한 사상 강요이었습니다.

저 역시 앞에 말한 첫번째, 두번째, 세번째에는 동의합니다. 문성근, 안성기 씨의 연기력을 차인표 씨와 조재현 씨가 뒤따르지 못했지요. 그리고 결말 부분이 굉장히 어설펐고, 많은 돈을 들였다는 데 비해 액션감과 영상도가 크게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저는 네번째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물론 영화의 결말은 대통령과 최민재를 주도로 한 민족주의자들이 승리하는 것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총리가 끝까지 굴복하지 않았다는 점, 그 것이 다른 선악 대립 영화와 이 영화가 다른 점입니다.

강우석 감독께서 실제로 국수주의적인 사상을 심어주려 애를 쓰셨다면 영화를 그렇게 끝낼 이유가 없습니다. 선악 대립의 기본적 구도는 권선징악으로써, 결국에는 악이 패배하고 죽거나 혹은 개과천선하는 것으로 끝납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총리 역시 하나의 신념을 가지고 있는 인물로 그리고 있습니다. 그러한 상태에서 총리를 단순히 악으로 규정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데는 좀 더 생각을 해봐야 할 구석이 있습니다.

제가 보기에 강우석 감독께서는 총리 역시 현실주의자로써의 신념을 가지고 있는 인물로 그리려는 것이지 결코 그를 악으로 몰려고 했던 것은 아닌 듯 싶습니다. 영화 내용 상으로 끝까지 재수없는 인물로 그려지지만 마지막의 장면에서 그 역시 단순한 악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지요. 자신은 자신과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 수많은 국민들 중의 하나일 뿐이라는 것. 그 것 역시 사실입니다.

다른 것은 다 빼더라도 이 영화의 마지막 장면으로 밸런스를 맞춘 것이지요. 한반도가 쓰레기 영화라고 주장하시는 분들 한번 더 고심해주셨으면 합니다. 총리를 과연 악으로 규정할 수 있는가, 이 영화는 과연 극단적인 선악대립이 목적인가에 대해 고려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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