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짜] 허영만의 아성에 도전.....결과는 성공.

NEOKIDS 작성일 06.10.05 17:2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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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내공 : 상상초월



이 아줌마.......아흐흐흐~




물론 허영만의 타짜보다는 못하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방대한데다가 묵직하게 나가는 스토리의 방대함과 리얼함 자체의 부피를
두 시간짜리 영화가 따라갈 수는 없겠죠.
하지만 적어도, 큰 공을 세운 것은 있습니다.

원작에 충실하면서도 빵빵하게 잘 빠진 시나리오.
그리고 그 시나리오를 나름대로의 화법으로 엮은 화면편집.

편집 템포는 무지하게 빠릅니다. 뭐 빠르다는 기준도 어르신들의 입장에서나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만화적인 기준을 의식한 듯한 기분이 듭니다.
보통 만화책을 볼 때 한 칸 당 의 소요시간 정도로 맞춘듯한 기분이 드는 데다가,
속도감에 대한 조절이 꽤나 그럴듯해서 스토리에 대한 집중도도
흐트러지지 않는 수준으로의 템포입니다.
거기에 캐릭터들의 일체감도 완벽.

조승우는 자기 몫을 다 합니다.
살짝 어눌한 것 같기도 한 것이 거의 듬직하고 주관이 뚜렷해보이는 고니와는 틀리지만,
적어도 극에 어울리는 고니 역을 만들어낸 것은 괜찮은 능력입니다.
고광렬역의 유해진도.....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는 느낌.
그 외에 백윤식, 곽철영역이나 김혜수, 아귀역의 배우......
전부 원작을 모티브로 하면서도 새로운 느낌의 캐릭터가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역시 이 모든 것을 녹여내는 건 잘 빠진 시나리오.
원작을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그 안에 있는 것을 해체하고 다시 재조립함으로서
캐릭터들에 대한 새로운 생명을 주는 것은 무조건 시나리오의 공이라고 아니할 수 없겠죠.

가장 극단적인 예로, 이니셜D 실사판과 비교해 보시면 알 겁니다.
D와 타짜의 갈림길은 바로 이것이었습니다.
사실 D의 경우는 캐릭터 자체에서 오는 한계적인 성향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무리하게 캐릭터를 비틀음으로서 욕심을 부린 것도 큰 패인이었습니다.
(특히.....타쿠미의 아버지 역....너무 아깝습니다. 그 배우를 가지고 그런 캐릭을 시키다니......)

그에 반해 타짜의 경우는 그런 욕심까지 나아가지 않습니다.
철저히 원작에 기반한 캐릭터들을 사건사고들을 재배열하고 대사들을 바꿈으로서
좀 더 생명력있는 캐릭터들로 탈바꿈시키는데 성공했다는 생각입니다.
그러면서도 원작에서의 인상적인 대사들은 빼놓지 않고 집어넣는데다,
여백과 구도를 계획적으로 잘 사용하고, 원작과는 색다른 시퀀스들까지.....
마이 바쁜 영화입니다.

이것은 그만큼 원작을 얼마나 정성스럽게 해체했는지에 대한 반증이기도 하죠.

여러모로, 앗싸 눈이 휘둥그레 해질 만큼의 작품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 정성과 노력이 가상하고, 그만큼의 효과를 뽑아낸 것 같은 결과물이어서
별 다섯 중 별 넷은 줄만한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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