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기 전만해도..그냥 어디서나 들을 수 있는 흔해 빠진 말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휴.. 정말 영화의 전체적인 내용을 이렇게 짧은 말로도 표현 할 수 있구나 라는 생각 뿐이랍니다..
영화의 내용은 대충 이렇습니다.
남자 주인공인 조엘(짐 캐리)과 여자 주인공인 클레멘타인(케이트 윈슬렛). 그냥 그 둘의 이야기 입니다..
하도 평이 좋아서. 그리고 먼저 본 친구의 추천으로 .. 내심 언젠가는 봐야지 봐야지 했던 영화인데.. 좀처럼 기회가 되질 않아서.. 그냥 미루고 미루고 있던 차였습니다.
그러다가.. 제 사랑이 끝나서.. 이렇게 허무하게 끝나는 걸 막아보려고.. 온갖 실연의 아픔에 풍덩 빠져.. 조금이라도 더 비참해 보려고.. 세상 사람들 모두가 나 슬픈것좀 알아 달라고.. 계속 슬픈 영화나 아님 사랑이 주제였던 영화들을 찾아보며.. 세상에서 제일 불쌍한건 나야.. 세상에서 나만 사랑받지 못하나봐.. 이런 생각들을 충족시킬 영화들만 보고 있던 차였죠..
다들 그러시겠지만.. 저도 물론.. 기대하는 영화 일수록 아무런 정보도 구하지 않은채 영화를 봅니다. 조금이라도 알았다면 영화를 볼때 이해는 가기 쉽겠지만.. 감동은 줄 수밖에 없거든요..
그래서 처음 이 영화는 어려웠습니다.
처음 시작 한 20분간.. 도대체 내용이 뭔줄 모르겠고.. 화면은 어둡고 칙칙하며.. 예쁘던 케이트 윈슬렛의 머리는 색깔도 지저분하고..뚱뚱해졌는지.. 짐캐리는 웃기질 않으니..그동안 혹사시켰던 얼굴의 근육들이 더 도드라져 보이고.. 우리의 프로도는.. 짐 캐리의 차문을 두드리며..이상한 말만 하고 지나가고요..
그렇게.. 영화의 스토리도 파악 못하고..영화에 질질 끌려다니기를 한 20분간.. 그만 볼까..끌까?...하는 마음의 갈등이 숑숑.. 일고 있던 순간.. 저를 컴퓨터 앞에 계속 앉아 있게 하는.. 그런 문구를 발견했습지요..
짐 캐리가 기차에 앉아 혼자 되뇌이죠. '왜 나는 나에게 조금이라도 관심을 보여주는 이에게 반하지 않을 수 없는가..' 영화를 본지가 1달이 흘러서 그런지.. 대사를 그대로 따오지는 않았지만.대충 이런 느낌이었습니다..
이 말을 듣는 순간.. 글쎄요..제가 사랑에 실패해서...그런 걸 수도 있겠지만.. 아마 이건.. 누구나 공감가는 말이라고 생각했답니다.
분명 말을 걸고.. 관심을 보낸건 그 사람인데.. 그 관심에 반응을 보이고.. 그 반응에 스스로가 놀라고.. 먼저 그 사람에게 관심을 가지고.. 그러다가 사랑을 느끼고.사랑을 하고..사랑에 실패하고 나면.. 그 원인을 찾아 꼬리에 꼬리를 물고 과거로만 떠나가게 되죠.
결국은 이런 결론이 나옵디다.ㅡㅡ;; 아..그때 그 놈이.. 말을 걸지만 않았더라도..그 때 그놈이 전화를 하지 않았더라도.. 그때 그 놈이 밤에 문자 한통..그 문자 한통 안왔더라면.. 내가 먼저 그놈에게 반하는 일은 없었을 텐데.하고 말이죠..
이 한줄의 대사가.. 저에게 너무나 많은 생각을 떠오르게 하여.. 컴퓨터 스페이스바를 치고..화면을 한참동안 고정시킨채.. 그 대사에만 집중하곤 했죠.
역시나.... 그 대사 한줄에 반해버려서인지.. 아님 이제 본격적인 영화의 시작인지.. 영화는 드디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본래 영화의 시작이 먼 훗날이라던가.. 아님 과거라면.. 관객에 대한 예의상..몇년전...아님 몇년 후..라고 대충 표시해 주지 않습니까?...
이 감독.. 이 작가... 아주 노매너더군요.. 뭐.. 솔직히 말하면 그 놈의 노매너 때문에 영화의 마지막엔 가서 더 큰 즐거움을 맛 볼 수 있었지만 말입니다.. (아.. 스포일러인가요?...^^)
영화를 보고나니.. 제목도 참 와닿더군요..
흔히들 보는.. 미션 임파서블 ,슈퍼맨 * 또는... 다빈치 코드... -->제목만 보면 포스를 느낄 수 있죠..
뭐.. 위의 영화들과 비교하는 것 자체가 장르가 완전 다르기 때문에. 그리고 영화가 우리에게 주는 느낌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단순 비교는 할 수 없지만..
그래도 영화를 다 보고 난뒤.. 정말 영화 제목이 마음에 와닿았던 영화 라고 생각했답니다..
원래 제목은 뭐랄까.. 티끌 한점 없는?... 아님.. 티끌 없는.. 아주 깨끗한.. 그런 마음의 영원한 햇살..이랄까...
다빈치 코드에서도 엄청나게 중요한 역할을 하셨던 알렉산더 포프라는 분의 시에 나오는 구절이라죠...
사랑은 위대하고... 또 그 사랑을 놓쳤을 때... 그 힘든 사랑을 포기했을 때.. 그래서 그 기억마저 다 지워 버리고.. 온통 머릿속을 비워서..다시 시작하고 싶을 때.. 그 사람에 관한 건 모조리 없애버려서 내 인생에서 내보내고싶을 때..
그렇지만..사랑은 반추해보고.. 돌이켜 봤을때.... 더 아름답고 크게 느껴지는 법이죠.
항상 사랑을 하고 있을 때는 이게 얼마나 소중하고 아름다운지 모르잖아요.. 떠난 뒤에야.. 내 손에서 놓쳐버린 뒤에야..아..그때가 참 소중하고 행복했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죠..
중간 중간에..짐 캐리가 과거를 회상하면서 그녀와의 사랑에 대해 큰 깨달음을 얻을 때마다.. 이런 잡생각도 들었더랬죠.. 왜 있잖아요... 누군가가 죽었다거나..아님 이별한다면.. 뭐랄까..우상화를 만든다고 할까.. 그다지 완벽한 사람도 아니고..그렇게 좋은 일만 했던 사람도 아닌데.. 계속 그 사람을 그리워 하다보면 그 사람이 완벽했던것만 같고.. 이 세상에서 최고였던것만 같고..이런 사람은 다신 못 찾을 것 같고..이 사람이 했던 일 하나하나는 다 진리인것 같고..
짐 캐리도 그냥 그녀와의 추억을 되짚어가며.. 저런 식으로 사랑이란걸 우상화 만드는건 아닐까....너희가 사귈때의 그 수많은 문제점과..갈등..이런건 다 어디로 사라져 버린건데? 그냥 이별하니까... 그런 온갖 잘못들은 하늘로 붕 사라져 버리고.. 단순히 슬픈 내 마음에 못 이겨.. 그녀를 우상화하는거야?...그런건가....???
그래도..이 모든 잡 생각들을 누그릴 만큼.. 영화는 정말로 괜찮습니다..영화는 너무나도 단순하고..또 너무나도 포괄적이어서 식상해져 버린.. 그런 주제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사랑은 위대하다..
그러나.. 이 지지리도 진부한 말을 이렇게나 멋드려지게 표현한 영화는 참으로 괜찮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