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내공 : 상상초월
숱한 영화들이 있지만 그 중에서 세월이 지나고 다시 봐도 여전히 재미있는 영화는 많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 중에서 '최고'라는 단어를 붙여도 손색이 없는 영화는 더욱 극소수이지요. 그러나 동방불패는 그 극소수의 영화 중 하나입니다.
이연걸, 임청하 주연이 이 영화는 <소오강호>의 속편으로서, 김용의 소설을 원작으로 정소동 감독이 각색한 영화입니다.
스토리는 대략 이렇습니다. 화산파의 수제자 영호충은 정파(사부)와 사파(임교주,임영영)사이를 오가면서 어느것이 진정 정이고 어느것이 사인지에 대해 혼란을 느낍니다.
자신이 선이라고 믿었던 정파 사람들의 추악함을 발견하고, 자신이 악이라고 라고 믿었었던 사파에서는 인간적인 모습을 발견합니다. 그러다가 믿었던 사부의 배신과 정파 사람들의 위선적인 모습을 보고, 회의를 느껴 강호를 떠나기로 결심합니다.
이 까지가 소오강호(Swordman I, 동방불패는 Swordman II)의 내용이고, 동방불패는 여기서부터, 소설과는 다른 방식으로 시작합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원작을 보신 분들이라면 아시겠지만 동방불패에 대한 내용은 원작에서는 서너 페이지 밖에 나오지 않습니다. 그 서너페이지를 가지고 동방불패라는 인물을 영화의 메인 캐릭터로 각색한 서극의 능력은 대단하다고 밖에 볼 수 없습니다.
절대 지존의 무공을 위해 남성을 포기한 동방불패.
그(혹은 그녀)에게 자신도 모르게 빠져든 영호충.
또한 그를 사랑하는 영호충 사부의 딸 악영산과 묘족의 여인 임영영.
복수욕과 권력욕에 타오르는 임아행.
그런 임아행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치는 충신 향좌사 향문천.
그 외에도 남봉황, 씨씨, 화산파의 다른 제자들 등...
<동방불패>는 이 다양한 인물들이 펼치는 무림의 세계를 아름다운 음악(유명하지요 ^^)이 어우러져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영화에 푹 빠지지 않을 수 없게 만듭니다.
또한 잊을 수 없는 임청하의 명장면...
"말하지 않겠어요. 날 기억하길 바래요. 당신이 평생토록 후회하길 바래요."
그리고 그 눈빛, 숱한 남자들의 뇌리를 울리는 그 눈빛!(ㅠㅠ) 영화가 끝나도 도저희 그 눈빛이 잊혀지지 않아 그 부분만 다시 보곤 했지요. 지금 올려놓은 스샷에 있는 그 간절한 눈빛입니다.
원작의 <소오강호>는 "웃으며 강호를 노닐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동방불패는 동쪽에서 해가 뜨는 한 절대로 패하지 아니한다라는 뜻입니다). 임야행이 임호충에게 했던 말이 기억나네요.
"강호에 사람이 있으면 반드시 불화가 있기 마련이지. 불화가 있으면 반드시 강호도 있기 마련이고. 결국, 사람들이 강호란 말일세. 어떻게 강호를 떠나 평화를 얻겠는가?"
우리가 사는 세상에도 이놈 저놈 요런놈 저런놈 잘난놈 못난놈 참 많습니다(근데 세상에 진짜 별난사람 많더라구요..). 하지만 이 모든 사람들이 어우러진 것이 또한 세상이기도 하지요.
이놈의 세상, 살아가면서 웃으며 노닐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
Written by Love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