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더블 타겟-고전적인 정의의 복수극

NEOKIDS 작성일 07.05.01 01:16:58
댓글 2조회 1,636추천 5

117794975653244.jpg

 

대체로 정의가 힘을 쓰는 상황이란 걸 묘사하려면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기 마련입니다. 정의가 합법적인 방식으로 힘을 쓰려

 

면 그만큼의 테두리들을 지켜야 하기 때문이죠. 때문에 히어로물에서 많은 수퍼히어로들은 법과 아예 무관한 존재거나 육체

 

부터 시작해서 모든 것을 초월한 듯한 존재로 그려집니다. 하지만 현실 속에서 우리는 언제나 정의가 승리하는 광경보다는 정

 

의가 패배하는 광경을 더 많이 봐왔습니다. 마치 수퍼히어로가 현실 속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게 더 말이 맞듯이. 그러기에 영

 

화를 비롯한 모든 매체는 그에 대한 대리만족을 제공해주는 기능을 어느 사이엔가 가지게 되었습니다.

 

 

더블타겟, 원제 Shooter (아마도 스나이퍼란 단어를 가장 쓰고 싶었겠지만 그건 이미 쓰인 영화가 있었죠. 사실 저격수는 이

 

Shooter라는 단어를 먼저 쓰다가 신조어인 Sniper가 더 많이 쓰이게 되었다는 걸 읽었던 기억도 있습니다.). 이 영화는 그런

 

고전적인 정의의 복수극에 대한 극입니다. 그럼에도 이 캐릭터 자체는 좀 수퍼히어로와 닮은 점이 있습니다.

 

 

플롯들은 모두 기본기에 기반해 있습니다. 하지만 그 이상으로 나아가려거나 뭔가 새로운 포장을 씌워보려는 욕심은 부리지

 

않습니다. 그건 안톤 후쿠아의 전작 트레이닝 데이와는 대조적인 차이를 보입니다. 트레이닝 데이는 기본기적인 배신의 플롯

 

을 깔면서도 훈련이라는 상황이 그 모든 긴장감의 위에서 미묘함을 자아냅니다. 어디까지가 훈련이고 어디까지가 진짜인지

 

알 수 없는 미묘함. 트레이닝 데이의 플롯은 그런 면에서 매력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작품은 원작이 있어 그런지 어쩐지

 

는 몰라도 굉장히 단선적인 흐름을 보여줍니다. 결국은 마지막에 더 새로울 것이 없는 정의의 복수극까지. (아니면 이념의 실

 

력행사 정도로 말을 바꾸어도 괜찮겠군요)

 

 

이런 면들은 일견 톰 베린저 주연의 스나이퍼와도 비교됩니다. 특히 스나이퍼 1편이 수작이었는데요. 플롯 자체는 정말 단순

 

합니다만 그 두 캐릭터가 처음부터 끝까지 충돌하고 주변상황들을 겪으며 자아내는 긴장감이 생각보다 아주 뛰어났고, 실제

 

적으로 거기에는 어떤 이념 같은 것들이 들어있지는 않아서 훨씬 괜찮은 작품이 아니었나 합니다.

 

 

하지만 더블 타겟에는 이미 어떤 사상이나 이념들이 꽤나 배어들어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총기류에 집중하는 모습이나

 

애국심이라는 말들에 흔들려서 일을 맡는다는 캐릭터의 모양새, 그리고 마지막의 복수극에 이르기까지. 왜 그 마지막 복수극

 

에 가서는 통쾌함을 느끼면서도 한 편으로 이게 옳은 건가 라는 생각을 했을까 곰곰이 생각해본 결과는, 현실에서의 미국의

 

모양새가 그다지 썩 좋은 것은 아니기 때문이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마이클 무어의 볼링 포 콜럼바인을 보셨던 분이라면 알겠

 

습니다만, 총을 들고 -아무도 우리에게서 총을 빼앗아가지 못한다고- 외치는 찰턴 헤스턴의 모습이 마크 월버그가 복수를 마

 

치고 걸어가는 모습과 겹쳐지는 순간. 그건 참으로 씁쓸한 현실이 됩니다. 통쾌함이라는 면죄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

 

죠. 그건 뒤집어 말하면, 그렇게 자신들의 정의나 선이라는 것을 기준으로 해서 실력행사로 그에 반하는 것들을 제거해 나가

 

겠다는 부시행정부의 정책과도 묘하게 어우러지는 지점이라는 거죠.

 

 

그러나 이 영화의 매력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닌데, 특히 총격전의 부분에서는 점수를 후하게 쳐주고 싶습니다. 물론 헬기를 상

 

대하는 따위의 먼치킨이 아닌, 중반부의 침투부분이나 후반부의 설악정상 저격 같은 것에 대해서요. 그런 것들의 표현도 영

 

화 스나이퍼와 비교하면 그렇게 썩 멋진 것은 아닙니다만, 그래도 나름대로 기본적인 것들을 표현해놓은 상태이니만치 총기

 

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꽤나 삼삼한 그림들이 나오지요.

 

 

내일은 스파이더맨3가 나오는 날이군요.....기대됩니다......다음 달은 슈렉3, 다음달은 트랜스포머......

 

행복하군요~으헐헐헐~

 

 

사족1. 음악감독의 이름을 봤을 때 잠깐 행복했습니다. 마크 멘시나. 키아누 리브스 주연의 영화 스피드, 그 인상적인 테마를

 

만들었던 사람이더군요. 헐.

 

 

사족2. 또 한 가지 영화를 보면서 제가 놓쳤던 건지 이해를 잘 못한 건지 햇갈리는 점은, 에티오피아의 양민학살사건과 그 대

 

주교가 무슨 상관이 있어서 그를 죽였던 건지 잘 모르겠다는 겁니다. 대통령에 대한 경고인지 아니면 대주교가 그 사건을 국

 

제화시키려 했기 때문인지 이도저도 아니면 에티오피아에게 겁을 주려는 의도였는지..... 그 부분만 좀 더 인상적으로 짜서 연

 

출했다면 더 좋았을 텐데.....

 

 

NEOKIDS의 최근 게시물

영화리뷰 인기 게시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