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구려 슬래셔 무비의 특징
1. 외진 곳에 단체로 간다.
'13일의 금요일'의 줄기찬 무대가 되었던 크리스탈 호수처럼 인적도 드물고, 시내와는 한참 떨어진, 전화도 핸드폰도 잘 안되
는 곳에 꼭 단체로 간다. 옷벗고 수영할만한 호수가나 해변가나 섬, 버려진 저택이나 별장이 배경장소로 가장 널리 이용된다.
2. 흔히 3-4커플정도가 나온다.
칙칙하게 남자들끼리 나오는 법은 절대로 없고 가끔씩 여자만 나오기도 하는데 이는 드물다. (왜냐구? 베드신장면이 빠지면
안되니까 그렇지요.) 너무 많은 이들이 나오면 이사람 저사람 영화속에 배분을 해서 산만하기 때문에 인원수로는 6-8명정도
가 적당한데, 3커플에 왕따 친구하나가 등장하기도 한다. 커플들은 모범커플, 밝히는 커플로 나뉜다. 당연히 밝히는 커플은 먼
저 죽는다. ^^;
3. 시작후 30분이 되기전에는 살인마가 나타나지 않는다.
처음부터 살인마의 모습을 보여준다면 신비감이나 공포감이 떨어진다. 이와 대조적으로 나오는 젊은 배우들은 너무나 즐거
운 장면만을 보여준다. 술먹고 춤추고 노래하고, 그거(?) 하고...첫 등장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방법이 그림자를 사용하는 방
법인데, 꼭 흉기를 들고 내리칠 때의 그림자가 많이 쓰인다.
4. 하지말라는 짓은 무슨 일이 있더라도 꼭 한다.
영화만드는 주체들이 아무래도 기성세대이다보니 젊은 세대들을 보는 시각이 좋을 리가 없다. '넘버 3'에 나오는 그 최민식이
한석규에게 하는 명대사 "너 뭐하려거든...하지마!" 처럼 어른들은 젊은이들에게 하지 말라고 하는 것도 참 많다. 집에는 일찍
일찍 들어오고, 술, 마약은 하지 말고 섹스도 제발 좀 하지 말고, 쓸데없는 주문 좀 하지말고, 무덤이나 관에는 손도 대지 말
고 등등. 그러나, 영화에 나오는 애들은 꼭! 무슨 일이 있더라도 한다. 결국 살아남는 애들도 이런 짓 별로 안한 착한 친구들이
다.
5. 친구가 없어져도 신경을 안 쓴다.
섹스를 하려고 몰래 빠져 나온 남녀가 죽는 장면은 정말정말 너무 많이 써 먹은 방법이다. 근데 이상하게도 이 친구들이 안 보
이면 좀 찾아보든지 걱정을 하든지 해야 되는데, 전혀 신경을 안 쓴다. 고작 하는 말이라고는 "어디서 신나게 재미보고 있을거
야!"
6. 분위기 파악을 못한다.
친구들 중에 분위기 파악을 못하는 사람을 '형광등'이라고 보통 표현한다. 대부분의 살인마는 가면을 쓴다. 이 때, 꼭 친구들
이 장난치는 줄 알고 너 왜 그러냐면서 실실 웃고 도무지 도망갈 생각을 하지 않는다. 그들이 깨닫는 순간은 바로 자신의 몸
에 상처를 입고 나서이다. 죽은면서는 꼭 원망의 눈초리로 쳐다본다. -_-;
7. 최대한 잔인하게만 죽이려 든다.
최대한 엽기적으로 자극적으로 잔인하게 죽이려고만 든다. 남자들이 여자친구랑 공포영화 보기를 권장하듯, 여자들이 비명지
를 만한 끔찍한 장면만 나열된다. 갈수록 자극적인 것만을 추구하다 보니 어디 몸이 찔리고 베이는 건 콧방귀만 나온다. 목이
날아가고 사지가 잘리는 건 흔한 방법이고, 정말 여기 쓰지 못할 정도로 잔인한 장면만 나온다. 최근에 본 하나의 끔찍했던 장
면은 '헌티트힐'에서 얼굴이 무슨 밥그릇처럼 파진 씬이었다.
8. 도망쳐도 꼭 이상한 데로 도망친다.
아마 모든 이들이 가장 공감하는 부분이 아닐까 싶다. ^^ 살인마들 특징이 느릿느릿 걸어다니지 절대로 뛰어다니는 법이 없
다. 그런대도 이들에게 잡히는 이유는 바로 살인마들한테 딱 잡히기 쉬운데로 도망다닌다는데 있다. 밖으로 도망가면 될걸 괜
히 지하실이나 2층으로 가고, 무슨 뀡이 눈속에 머리박는 것처럼 뻔히 보이는 곳에 숨어놓고는 안심을 한다. 휴~하고 한숨을
쉬고 이제는 됐겠지하며 나오려고 할 때 가장 많이 죽는다.
9. 꼭 써볼려면 안 보이던지 작동이 안된다.
이것도 많이 써먹는 수법으로, 특히 열쇠같은건 평소에는 그렇게 잘 보이다가 그때만 되면 안 보인다. 시동이 잘 걸리는 자동
차도 급박한 순간에는 꼭 털털털 거리면서 시동이 안 걸리다가 그놈이 바로 눈앞에 다가와서야 시동이 걸린다. 괜히 전화기
도 통화중이고 난데없이 정전이 되지를 않나, 총에는 총알이 없고 문은 잠겨서 열리지 않는다.
10. 속시원하게 살인마를 죽이지 못한다.
무슨 영화라고는 완전히 싸구려로 만들어놓고는 또 영화 만들려고 한다. 참 욕심도 많지!! 흔히 쓰는 수법으로는 물속에 빠지
기, 불타고 무너진 집에서 죽기, 낭떠러지에서 떨어지기, 땅속에 파묻히기 등이다. 그래놓고는 꼭 마지막 장면에 그놈이 아직
죽지 않았음을 친절하게도 확인까지 시켜준다. 완전히 폭탄에 의해 산산히 부서져도 무슨 심령술이나 종교주문, 마법에 의해
되살아난다. 아마도 '에일리언 4'에서 시고니 위버가 살아난 것 처럼 살인마복제도 조만간에 등장할 것 같다. ^^;
날도 더워지고 공포물도 이제 간간히 나오기 시작할 것 같구요~
짬짬이~퍼 나르겠습니다~
그냥~편하게 읽어주세요~
유재연의 호러무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