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영화의 시초이자 인류 영화계의 눈부신 기술적 진보를 이루어낸 스타워즈.
스타워즈 시리즈가 세상의 빛을 본지 어느덧 30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1977년 <에피소드4 - 새로운 희망>을 필두로 5,6이 차례로 개봉되면서 스타워즈는 전세계의 수많은 영화팬들을 사로잡았죠. 한국에는 그보다 훨씬 늦은 1997년에 첫 선을 보였는데요. 미국만큼은 아니지만 당시 저와 또래격인 아이들의 로망을 불러일으켰던 기억이 납니다.
연습장만 생기면 항상 광선검과 R2D2를 그리곤 했던 기억이...
2005년에 개봉된 <에피소드3 - 시스의 복수>를 마지막으로, 시리즈는 끝났지만 스타워즈의 한 팬으로서, 그 웅장함을 다시 한번 추억해보고자 합니다.
스타워즈엔 대규모 전투신이 많이 나옵니다. 얼핏 보기에 그냥 의미없이 총질해대는 것 같고 누가 누구를 위해 싸우는 것인지 정확히 알 수가 없죠. 게다가 의회니, 공화국이니, 시스니,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기를, ‘눈요기’ 영화 주제에 거창한 단어가 많이 나옵니다. 초기의 스타워즈(4,5,6)가 세계관에 대한 묘사보다는 눈요기에 초점을 맞춘 것은 맞습니다. 당시의 아이들을 겨냥한 영화였으니까요. 하지만 단순 ‘눈요기’영화였다면, 지금은 다 커버린 그 아이들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없었을테고, 또한 영화계의 한 획을 그은 영화로 남아있지 못했을 것입니다. 스타워즈에는 그 어느 SF 영화보다 뚜렷한 정치관과 세계관이 나타나고, 그 사이의 갈등관계가 영화의 주된 스토리로써 작용하고 있습니다. 세세하게 쓰자면 한도끝도 없지만 누구나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얘기해보고자 합니다.
우리나라사람이 디자인한 <에피소드3 - 시스의 복수>의 대규모 전투장면
스타워즈의 세계관
-은하공화국-
스타워즈의 무대는 ‘은하’입니다. 즉, 우리가 살고 있는 태양계를 넘어 ‘은하’라는 큰 단위로 세계관이 확장된 것입니다. 은하 안에는 수많은 행성들과 항성이 있으며 인간뿐만이 아닌 여러 생명체들이 존재합니다. (물론 영화 상에서 말이죠) 이러한 은하를 이루는 각 행성계의 생명체들은 서로간의 이익과 조화로운 삶을 추구하기 위해 하나의 국가를 창설하게 되는데 이 국가의 이름이 바로 ‘Galactic Republic(은하공화국)’입니다. ‘공화국(republic)'이란 다들 아시다시피 민중이 주권을 행사하는 국가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우리 대한민국의 국제명칭도 ‘Republic of South Korea'이지요.
이렇게 해서 탄생된 은하공화국은 드넓은 은하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코러선트(Coruscant)’라는 행성을 수도로 지정하고 그 안에 ‘Galactic Senate(의회)’라는 정치적 기구를 설치하게 됩니다. 따라서 의회의 수장인 ‘의장’은 전 은하의 ‘대통령’ 혹은 ‘총리’라고 할 수 있으며 의회를 구성하는 의원들은 각 행성계의 대표자들인 셈입니다.
공화국의 수도 - 코러선트 코러선트에 있는 '의회'건물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계에서도 민주주의나 자본주의에 반대하는 이념들은 존재하고 있습니다. 사회주의나 공산주의가 그러하고 그것의 극단적인 표현으로 ‘테러’라는 행위가 일어나는 것이지요. 스타워즈의 세계에서도 이는 마찬가지입니다. 민주주의의 성격을 띠는 은하공화국의 이념에 반대하는 소위 ‘분리주의자’들이 존재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 분리주의자들은 공화국의 구성원인 행성들을 고립시켜 경제적 착취를 자행하고 심지어 수많은 Battle Droid(전투로봇)을 이용하여 전쟁까지 일으킵니다. 공화국의 입장에서는 상당한 골칫덩어리인 셈이지요.
분리주의단체의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는 '무역연합'
전투로봇을 동원해 아미달라 여왕이 통치하는 행성 'Naboo'를 침공하는 장면입니다. <에피소드1>
-포스와 미디클로리언-
스타워즈의 세계에서 모든 생명체는 저마다의 ‘미디클로리언’을 가지고 있습니다. 미디클로리언이란 생명체의 세포안에 공생하는 물질로 ‘포스(Force)’라고 불리우는 힘의 근원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포스’란 쉽게 말해 우리가 알고 있는 ‘염력’ 또는 ‘기(氣)’란 개념과 유사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즉, 신체를 접촉하지 않고 모든 사물을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는 힘이며 심지어 자신의 신체기능을 극대화시켜 바람보다 빠르게 달린다든지, 수 m높이를 뛰어오를 수도 있습니다. 이 미디클로리언 수치가 높은 생명체는 그만큼 강력한 포스를 발휘하게 되며 집채만한 사물도 자유자재로 조종할 수 있게 됩니다. 게다가 가까운, 혹은 먼 미래를 예지할 수 있는 능력도 갖고 있죠.
라이트닝 계열의 포스를 작열하는 미디클로리언 능력자
(다스 시디어스)
-시스(Sith)-
이러한 포스는 그 힘을 발휘하는 자의 성격에 따라 밝은 면(light side)과 어두운 면(dark side)으로 나뉘게 됩니다. 포스의 힘을 <용기, 이해심, 희망, 수호>등의 감정으로부터 이끌어내는 자가 있는 반면, <공포, 분노, 증오, 공격성>으로부터 이끌어내는 자가 있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포스의 밝은 면은 이타적인 성격이며, 어두운 면은 이기적인 성격이라고 할 수 있겠죠. 그러나 그 강력함에 있어서는 어두운 면이 훨씬 우세합니다. 스타워즈의 세계에는 포스의 이 어두운 면을 사용하는 족속들이 존재하는데 이 들이 바로 ‘시스(Sith)’입니다. 시스는 다수로 구성된 집단이 아닙니다. 오직 <스승-제자>, 이 2명으로만 이루어져 있죠. 제자가 죽으면 그 스승은 더 강력한 미디클로리언 소유자를 찾아 제자로 삼는 것입니다. 이 스승은 '시스로드(Sith Lord)'라고 불립니다.
<에피소드1>에 등장하는 시스로드인 '다스 시디어스'(왼쪽)와 그의 제자 '다스 몰'
-제다이-
위에서 말한 대로, 은하공화국은 분리주의자와 시스라는 두가지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의회에서는 미디클로리언 수치가 최소 7000이상 되는 생명체를 따로 선발해 훈련을 시켜 ‘제다이’라는 공화국의 기사로 육성시키게 됩니다. 그리고 이 제다이로 구성된 국가기관을 창설시키는데 이것이 바로 ‘제다이원탁회’입니다. 제다이원탁회는 공화국에 소속되어 있지만 의회나 정치적 목적과는 완전히 분리됩니다. 오로지 은하계의 질서수호에만 매진하는 것이지요. 따라서 제다이들은 포스의 밝은 면을 추구하고 어두운 면은 철저히 배제시키며 심지어 개인의 사사로운 감정도 결코 용납되지 않습니다. 결혼도 할 수 없으며 부모,형제들에 대한 그리움, 연민의 정을 느껴서도 안됩니다. 소중한 사람들이 죽게 되면 결국은 상실감이 표출되고, 그 상실감은 분노로 바뀌며, 이는 포스의 어두운 면으로 이어지게 되니까요. 문자그대로 그들은 오로지 포스의 결정체로서 존재하는 것입니다. 제다이는 계급이 존재하는데 Apprentice -> Padawan -> Master 의 순으로 Master가 되면 원탁회의에 참여할 수 있는 권한이 부여됩니다. 그리고 제다이 역시 마찬가지로 스승-제자 제도를 두어 한명의 Master는 1:1로 Apprentice(견습생)을 거둬들여 Master가 될때까지 교육을 시킬 수 있습니다.
제다이원탁회의 수장 - Master 요다 개인적으로 너무나 좋아하는 Master 콰이곤과
Padawan 오비완 콤비
코러선트에 위치한 'Jedi Temple(제다이사원)'
이곳에 제다이원탁회가 있다.
의회에서 제다이원탁회에 문제해결을 의뢰하게 되면 원탁회에서는 그 사안을 검토하고 공화국의 이름으로 그 작전을 수행합니다. 시스족의 추적, 분리주의자들과의 협상, 인질의 구출, 특수임무수행 등, 그 활약상은 다양합니다. 또한 제다이들은 총을 사용하는 대신 품위와 강력함을 상징하는 '광선검(light saber)'을 무기로 사용합니다. 광선검은 쉴드(보호막)를 제외한, 무엇이든 자를 수 있고 적이 쏘는 레이저를 튕겨낼 수도 있습니다.
포스를 이용하여 자신의 신체와 사물을 조종하고, 가까운 미래를 예측하며, 현란한 검술로 무장하고 있는 제다이. 따라서 영화에서 일당백의 제다이 싸움은 허황된 장면이 아니라 충분히 설명가능한, 치밀하게 설정된 장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다이, 그들은 진정한 능력자들이다
여기까지가 개괄적인 스타워즈의 세계관입니다. 뭐 하도 많은 분들이 얘기해주셔서 지겹지만서도 제 손으로 이렇게 얘기해보는게 평소바램이었습니다. 이제 에피소드 1부터 6까지의 리뷰를 차근차근 건드려보고 싶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