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해프닝은 없다?

록Lee 작성일 08.06.18 22: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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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감에 가까운 글입니다. 네이버에도 썼어용.

 

hap·pen·ing〔〕 n.

1 [종종 pl.] (우연히 일어난) 일, 사건(event);우발 사건

everyday happenings 매일 매일의 사건

2 [종종 Happening] 《미》 해프닝 《즉흥적인 줄거리 전개 등;관객이 뛰어들기도 함》

3 [pl.] 《속어》 마약

━ a. 《속어》 최신 유행의;근사한, 인기 있는

 

 

  해프닝은 말 그대로 우연히 일어난 일이나 사건, 우발 사건을 의미한다. 그러나 과연 세계에 해프닝은 있을까? 이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영화 속의 상황을 '해프닝'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 현상은 영화 속에서 보여주듯 우발적이 일어난 사건이 아니다. 우선 영화 속에는 우연이 아님을 상징하는 수많은 장치들이 있다.

 

  1. 벌의 실종과 식물의 공격

 

  영화에서 시작 부분 주인공이 수업을 하는 내용이 나온다. 수업의 내용은 꿀벌들이 왜 없어지고 있느냐 하는 것이다. 여기서 학생들은 여러가지 의견을 내놓는다. 이 때 마지막의 그 학생은 자연 법칙은 인간이 알 수 없는 것이다 라고 이야기 한다. 그리고 주인공이 나갈 때 칠판의 그 문구가 클로즈 업된다. "벌이 멸종하면 인간은 4년 뒤에 멸종한다."

 

  그리고 별이 멸종하는 것은 식물의 멸종과도 관계가 있다. 벌은 식물의 수정을 돕는 곤충이다. 벌이 멸종하면 식물의 생존에도 문제가 생긴다. 그렇다면 왜 벌이 멸종하는데 인간을 공격하냐는 의문이 나온다. 학생들은 여러 가지 가설을 내놓지만 결국 여기에 대한 답은 없는 것으로 나온다. 그러나 감독은 어떠한 가설에 이미 충분히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음은 휴대폰 전자파가 꿀벌실종의 원인이라는 이론을 담은 신문 기사들이다.

 

휴대폰 전자파, 꿀벌도 피한다(http://www.imaeil.com/sub_news/sub_news_view.php?news_id=21076&yy=2008)

 

벌집을 쑤셔놓는 휴대폰 전자파의 위력(http://weekly.hankooki.com/lpage/business/200802/wk2008021511234337060.htm)

 

  이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폰을 사용하는 장면이 많이 나온다. 감독은 은연중에 꿀벌실종의 원인으로 전파를 지목하고 있다. 그리고 이 가설은 주인공이 지도를 찾으러 트럭에 들어가는 장면에서 확실시 된다. 예민한 사람은 들었는지 모르겠지만 주인공이 트럭에 지도를 찾으러 들어간 장면에서 벌레 소리가 난다. 상당히 벌의 소리에 가깝다. 주인공이 라디오를 켜는 순간 벌 소리는 사라진다. 전파가 꿀벌의 소리를 없앤 것이다.

 

  2. 모든 원인은 인간에게 있다?

 

  해프닝에서 인간이 죽는 방법은? 자살이다. 자기 자신이 자신을 죽이는 것. 결국 인간 스스로가 재앙을 만들고 거기에 인간이 죽는다는 것이다. 미친 할망구로 등장하는 할머니의 변화에서도 알 수 있다. 처음에 한 없이 자상한 할머니는 아이가 빵에 손을 대려하자 갑자기 변화한다. ‘네 것이 아닌 것에 손대지마’ 감독은 할머니의 입을 빌어 자연이 우리에게 하는 경고를 이야기 하고 있는 것 같다. 그 예로 자살의 방법들은 모두 인공물을 이용한 방법이다.

 

  고층 건물, 자동차, 유리조각, 총, 잔디깎이, ‘동물원’의 사자, 집(창문), 전깃줄

 

  3. 영화 속의 사건은 해프닝인가?

 

  답은 해프닝이 아니다가 정답일 것이다. 처음에 그 학생이 답한대로 인간은 자연 법칙을 완벽하게 이해할 수 없다. 따라서 영화 속의 사람들은 이 현상이 해프닝이라고 생각한다. 실재로 인간은 수많은 자연의 경고들을 해프닝에 불과한 것으로 생각해왔다. 돌고래의 죽음, 꿀벌의 실종 같은 것들 말이다. 하지만 마지막 뉴스 장면에 나온 그 사람의 말이 영화의 주제를 말해준다. 이 것은 자연의 경고가 아닐까.

 

  4. 주인공은 왜 살았을까?

 

  많은 사람들이 분위기, 사람의 감정 등에 따라서 주인공이 살았다고 이야기 하지만 자막을 보면 주인공이 밖에 나간 시점은 ‘해프닝’이 끝난 시점이다. 이는 착한 사람들은 살고 나쁜 사람들은 죽고 하는 권선징악의 이야기가 아니다. 선악으로 판단하기에 착하다고 판단한 사람들은 죽고 나쁘다고 생각한 사람들은 살지 않았는가? 수학교사와 어린이들을 총으로 쏜 그 사람들처럼 말이다. 그리고 살아남은 사람들은 노부부거나 가족이거나 혹은 총을 챙기는 사람들로 불특정 다수이다. 이는 이해할 수 없는 자연법칙을 의미한다. 하지만 분명히 어떠한 법칙이나 인과관계가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5. 의사소통에 관한 해석

 

  개인적으로 정말 인상 깊게 읽었던 해석이다. 네이버 리뷰의 cut12님의 해석!! 꼭 읽어 보세요.

 

 

  영화를 보다가 놓친 점도 많고 실수한 점도 많을 수도 있지만 나름의 제 생각들을 정리해보았습니다. 흔히 나이트 사말란 감독을 식스센스 등을 이유로 반전 감독이라 하지만 실재로 그의 영화들은 반전보다는 여러 가지 상징들에 주목한 영화들이고 메시지를 담고 있죠. 싸인같은 경우에도 놀라운 해석을 본 적이 있고요. 영화적 재미도 충분한 것 같습니다. 공포스럽게 환경을 연출해나가는 능력도 그렇구요. 하지만 좀 허무하기도 하죠 ㅎ 하지만 많은 해석을 가능하게 하는 영화. 생각해볼거리가 있다는 점에서는 재밌네요. 어쩌면 해프닝이 주인공 부부가 사랑을 확인하게 하는 과정이였다고도 생각되네요. 그럼 멜로영화? 어쨌든 해석은 여러분들의 몫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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