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Eminem주연의 '8Mile'

록Lee 작성일 06.01.04 23:3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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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내공 : 상상초월


*글의 특성상 경어체로 쓰지 않았습니다.
*이 글은 단지 제 생각일 뿐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닙니다.
*글중에 영화 내용(흔이말하는 스포)가 조금 있습니다.

에미넴에 대하여 들어보았는가? 우리에게 댄서킴 김기수의 배경음악으로 주로 사용되

던 "without me“는 너무나도 친숙할 것이고 힙합을 별로 안 좋아하는 사람도 ”Lose

yourself"는 알고 있고 또 cf삽입곡에서 나온 DIDO의 "Thank you"를 샘플링한 'STAN'역시 유명

하다. 이렇게 에미넴의 노래는 많이 알려져 있다. 그러나 우리는 그에 대해선 얼마나 알고 있을

까? 이건 관심도에 따라 다르겠지만 대부분 그저 랩퍼 정도. 좀 관심 있는 사람은 백인 랩퍼 정

도 일 것이다. 그가 이렇게 성공하기 전까지 그는 빈민가의 노동자였다. 흑인들의 전유물인 힙

합에서 백인 최고의 악동 랩퍼. 그의 과거가 투영된 영화 8마일에 대해서 얘기하겠다.



디트로이트의 한 백인 노동자 래빗. 영화 속의 래빗은 에미넴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디

트로이트라는 도시는 에미넴이 과거에 살았던 도시이고 영화 속에 등장하는 래빗의 엄마의 삶

역시 에미넴의 그것과 흡사하다. 이렇게 되면 이건 에미넴, 자신의 얘기라 생각하기 쉬우나 래

빗=에미넴은 아니다. 영화의 대부분이 허구이고 에미넴의 과거가 조금은 래빗의 삶과 겹쳐진

다. 디트로이트의 힙합클럽에선 랩 배틀이 치러진다. 허나 래빗은 랩을 잘함에도 불구하고 무대

에 올라서자 얼어버려 아무 말도 못하고 내려오게 된다. 이미 극 초반에서 어느 정도 영화를 많

이 본 사람들은 대충 스토리가 감에 잡힐 것이다. 아무것도 못하고 지고 모욕당하다 결국엔 무

대에서 멋지게 한방 날려주고 성공할 것이라고. 그러나 영화를 보게 되면 예상과는 다를 것이

다.



영화는 흔히들 말하는 하층민들. 단순직 노동자들. 그들의 삶을 그대로 그리고 있다. 래빗이라

는 인물을 따라가며 디트로이트에서의 생활을 필름에 담아낸다. 일에 찌들고 또는 개판인 가정

에서 지치고, 배신하는 여자에게 다치고, 그들의 인생은 말 그대로 비극이다. 그러나 그들이 이

모든 것을 버티면서 살아갈 수 있었던 건 힙합이라는 탈출구일 것이다. 그들은 힙합을 통해 치

료되고, 위로받고, 삶의 희망을 얻는다. 이 영화의 최고 명장면인 일터의 급식배급소에서 펼쳐

지는 랩배틀. 아줌마와 아저씨. 그리고 래빗. 그들은 힙합을 통해 하나가 되고 서로서로 아픔을

공유하며 치유를 받는다. 영화는 하층민들의 삶을 사실적으로 그려내며 거기에 힙합이라는 요

소를 덧입혀서 한층 더 흥미를 유발시킨다. 그러나 그들의 비극은 결코 해소되지 않는다. 이 것

은 영화 끝 장면과 관계가 있다. 뭐 예상한대로 래빗은 무대에서 멋진 랩으로 상대방을 꺾지만

그 승리의 순간조차 그리 길지않다. 관객이 잠깐 승리의 단맛에 빠져있을 때 다시 일하로 가는

래빗의 뒷모습에서 무엇을 느꼈을까? 그 뒤에 깔리는 "Lose yourself"가 그리 흥겹지만은 않을

것이다. 원래대로라면 그는 성공해야하고 에미넴이 되었어야 한다. 그러나 단지 노동자인 그에

게는 생계라는 족쇄가 묶여져 있고, 또 꿈을 이루기 위해선 돈이 필요하다. 그것이 한계다. 그

는 단지 디트로이트의 한명의 노동자일 뿐이다. 사람들에겐 누구나 꿈이 있다. 꿈을 실현시키려

고 노력하다 결국 한계에 부딪혀 좌절하는 경우가 많다. 래빗은 우리들 자신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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