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영화에 대한 개인적인 고찰

야쿠르트81 작성일 08.07.18 01:3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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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요새 할 게임이나 볼 영화가 별로 없어서 남는 시간에 두 번째 리뷰나 써볼까 하고 글 남깁니다.

 

거두절미하고 전 좀비영화를 무척이나 좋아하는 편입니다.

 

예전에 바이오 해저드란 게임 기억하시는 분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 게임을 하며 처음 접한 어린 시절 좀비에 매력에 대한 관념은 지금까지 이어져 좀비 캐릭터만 나오면 똥이든 된장이든

 

일단 닥감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제가 느끼는 좀비영화에 대한 매력 중 가장 큰 것은 전염에 경로로 발병, 변이 한다는 것입니다.

 

전염병.. 이거 아주 좋은 설정같습니다. 현대 사회에 있어 사회조직과 시스템 붕괴는 구성원 누구나가 가지는 잠재적 공포감

 

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약에 내일 당장이라도 북한이 서울에 미사일을 날려 아수라장이 되고 내 가족, 내 재산, 내 경력 등이

 

모두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불안은 누구나 한 번쯤 생각해보았던 상상일 것입니다.

 

이 불안이 현실화되는 가장 설득력 있는 예는 무엇일까요?

 

핵폭탄?? 또는 전쟁?? 휴전 이후 반세기가 넘었고 북한이 보유하고 있던 냉각탑까지 폭파시킨 마당엔 너무 막연합니다.

 

운석충돌?? 확률이 몇 십만년에 한 번이랍니다. 우리나라가 고조선부터 이어진지 아직 6천년이 안되었죠?

 

경제파탄으로 인한 폭동?? 상상하기에 너무 복잡하고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 지 방향을 잡기도 어렵습니다.

 

하지만 전염병은 다릅니다. 언제 어디서 어떤 경로로 발병할 지 모르고 지구상에 현존하는 각종 치사율 높은 바이러스들이

 

불안감을 가중시킵니다. 이러한 점은 전염병에 의한 사회붕괴 가능성을 좀 더 현실화하는 촉매로 작용합니다.

 

좀비영화의 매력은 여기서부터 출발이라고 생각합니다.

 

전염에 대한 사람들에 일반적인 공포를 자극하고 또한 전염에 결과물인 흉물스런 좀비를 전염에 매개체로 재활용하는 순환

 

적인 매커니즘이 내가 죽기전엔 이 순환 영역에서 벗어나기 힘든 환경을 조성함으로써 알 수 없는 불안감이 더욱 커집니다.

 

실제로 영화속 좀비는 죽여도 죽여도 계속 어딘가에서 스멀거리며 겨나와 주인공들의 싱싱한 살점을 갈구합니다.

 

이런 최악에 현실속에서도 좀비영화의 공간적 배경은 아이러니 하게도 그 통제가능함이 존재하여 더 큰 매력을 부여합니다.

 

좀비 바이러스에 전염 경로는 공기가 아니라 신체적 접촉입니다. 즉 내가 물리지 않는다면 해가 되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되

 

겠지요. 그래서 주인공들은 물리지 않으려 좀비와 필연적으로 물리적인 대결을 해야만 합니다.

 

총으로 헤드샷하고, 전기톱으로 썰고, 자동차로 깔아뭉개는 사이 자연스레 액션 시퀀스가 생겨나고 그 과정에서 좀비가 쓰러

 

져 갈 때마다 생존에 욕구가 실현되고 있다는 생각, 자신을 해하려는 절대악에 대한 응징에 카타르시스, 팔 다리가 날아다니

 

는 살풍경한 광경을 경악하지만 한켠으론 희소성 강한 고어장면에 호기심을 갖는 인간에 본성 등등이 범벅이 된 채 자신조차

 

알 수 없는 희열감을 받는 것 같습니다.

 

또한 전염으로 인해 사회 구성원들은 탈락했지만 그 배경이 되는 도시나 마을은 온건히 보전됨으로써 모든 물건의 소유권이

 

사라지는 재미있는 상황이 발생된다는 매력도 존재합니다. 어딜가든 댓가를 지불하지 않고 내가 원하는 물건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은 참 신나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 대리만족에 영역에 좀비영화가 자리잡고 있구요.

 

여기에 더 재미난 것은 커뮤니티 붕괴로 인해 모든 사회적인 인간관계가 리셋되어 계급적 가치를 전복시키는 상황이 발생한

 

다는 점입니다.(물론 군인 또는 경찰은 예외로인 경우가 있습니다.) 좀비 영화에선 대체로 등장인물들이 이등분 됩니다.

 

싸우는 자와 보호받는 자로 말입니다. 대부분 현실에선 강한 권력을 누리는 존재일 수록 보호받는 자에 위치에 서기 쉽습니

 

다. 그리곤 망하기 전 부자나 권력가였던 이들은 여전히 부자나 권력가로 남으려 한다거나 좀비들이 득실대는 세상에선 통할

 

리 만무한 그 이기심을 버리지 못하다 제 몸 하나 건사 못하고 좀비 밥이 되거나 살아남은 이들에 의해 제거됩니다. 이는 현

 

대 사회에서 부당하게 착취당하는 하위계층의 분노를 풍자하는 효과를 지니고 있는 것 같습니다.

 

 

솔직히 요즘 나오는 좀비영화중엔 식상한 플롯에 의미없는 액션씬만 남발하다 싱겁게 끝나버리는 졸작들이 많은 것 같습니

 

다. 제가 생각하는 진짜 재미있는 좀비영화에 핵심은 좀비들을 피해 우왕좌왕 총갈기고 폭파시키는 것이 아닌 좀비로 인한

 

위기에 봉착한 생존자들에 다양한 인간군상에서 우러나오는 현실감 있는 에피소드들과 그 과정에서 점점 조여오는 죽음에

 

맞써 어떻게 생존해 나가는 가를 신선하게 조명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비단 좀비영화에 국한된 이야기만은 아닐 것입니다.

 

 

요즘엔 이런 조건을 충족하는 작품을 몇 작품 보질 못 한 것 같네요;;;

 

휴~ 개인적이고 잡설에 가까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구요, 원래는 좋은 몇 작품에 예를 들어 같이 리뷰하는 형식으로 할라

 

했건만 이상한 잡담을 쓰는 데 1시간이 넘게 걸렸네요;;;

 

아마도 다음 번 리뷰는 좀비가 출현하는 영화들 몇 편을 주관적인 관점으로 좋다 나쁘다를 평가하는 글이 되지 않을까 하네

 

요.

 

그럼 다음 편에 봐요~ 제발(라디오스타 패러디에영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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