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별 두 개 준 이유는 그나마 하나도 안주고 싶은데 수애가 아까워서입니다.
2. 전에 이준익 감독의 영화 라디오 스타에 대해서 제가 평을 쓴 게 있는데,
정확히 그거의 두 배 뻥튀기로 조졌습니다.
3. 왜 못했는가, 한 세 가지 정도 큰 걸 꼽자면,
첫째로
여자의 행동과 의식구조를 잘 이해하지도 못하는 남자감독이 여자캐릭터를 주인공으로 세우고 그리고 이끌었다.
둘째로
도대체 왜 여자가 싸대기 날리려고 베트남까지 가서 몸팔며 그 고생을 해야 하는지,
그것에 대한 정서적 받침이 아무것도 없었다.
시어머니를 끔찍이 공경했나? 남편을 줜나게 사랑했나? 아니면 그들 사이에 피치못할 어떤 사정이 있었나?
아무것도 아닌데 월남에 가서 싸대기를 갈기는 마지막이란.......
감정적이고 감성적으로 보이게 만들려고 하더라도
이성적으로 그걸 어느 정도 계산해줘야 하는 부분들이 있건만, (시나리오 어떻게 쓸 것인가, 로버트 맥기)
오히려 감성적으로 다가가면 이런 건 계산을 안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듯한 화면들은 불편했다.
셋째로
괜찮은 서브플롯들이 없었다. 메인플롯만 따라가면서 서브캐릭터들이 만들 수 있었던 수많은 서브플롯들이 다 날아갔다.
그 서브캐릭터들이 양념거리나 웃음거리로 만들어 줄 수 있었던 상황들도 짜보면 많았을텐데,
오로지 수애만 따라가느라 정신이 없다. 그러다 보니 수애 하나만으로는 눈물짜게 만들기 정말 힘들었다.
그러다 보니 정진영부터 시작해서 수애 빼고는 모든 역들이 다 죽어버리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중간 돈 태우는 장면도 뜬금없다.
원래 정진영 캐릭터의 성격대로라면 거기서 화를 내면서 수애가 하는 행동에 관한 갈등들이 있었어야 했다.
정도로 간추릴 수 있겠군요.....
그 외에도 도무지 시대에 대한 현실감각이 없다든가,
(옛날 군대에서 그렇게 고참 조져요? 옛날 군대라면 병들끼리 그딴 새끼 조져버리지 간부까지 안올라가게 하겠죠?)
음악이 어느 정도 입지를 차지하는 영화에서 노래를 못하는 거라든가.
(이건 뭐 수애가 전문 가수가 아니라서 그러려니 하더라도.......몰입감 떨어지게 하는 작용으로는 굿........)
그런 부차적인 것들이 쌓이고 쌓였지만.....
이러다 보며는요. 결국 희박해지는 건 주제의식이고
도대체 뭐를 말하려고 하는 것인지 도통 모를 상황에 이르게 되는 것이죠.
전 제 나름대로 혹시 이거 너무 이성적으로 본 건 아닌가 잠시 점검도 해봤습니다만,
그래도 감성조차 건드리기에 부족한 부분이 많았죠.
이런 모든 것들은 결국 억지눈물을 유도하려는 신파로 귀결됩니다.
아주 터무니 없진 않지만, 그렇다고 해도 도무지 왜 눈물을 흘려줘야 하는지 이해는 안가는 지경에 이르죠.
부모님들께서 신파극을 좋아하신다면, 강력추천입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