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벽대전에 대한 첫인상은... "남자영화구나!"
남자영화, 여자영화 이렇게 구분하는 것에 대한 의미가 크게 있지 않을 수도 있겠으나, 적어도 내가 보기에는 그랬던것 같다.
큰 스케일에... 남자들이 주인공이 되어서, 전쟁을 치르는...
그래서 감성역시도 남성적인 감성에 맞추어지는...
여자들은 조연이었고... 그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 않는...
머.. 전쟁영화라서 그렇기도 하겠으나.
시종일관 스케일이 큰 장면들을 스펙타클하게 보여주면서 전쟁의 모습을 흥미롭게 그리고 있다.
워낙에 역사적으로도 큰 사건을 다루고 있기도 하고, 등장인물들 역시 굵직굵직하고, 대부분이 주인공이라고 할 정도이기 때문에 사건 자체를 잘 보여주는 것에 중심이 맞추어져 있는 듯하다.
여성적인 감성의 부분과 감정의 라인이 잘 드러나지 않아서 크게 뭉텅뭉텅 넘어가는 주인공들의 모습들은 사실 공감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 물론 섬세한 감정이 드러나는 영화가 아니라는 것쯤은 알고 봤지만, 아쉬운 것은 아쉬운 것일 뿐...
그리고 여성들의 역할이 쫌 웃겼다.
소교는 그냥 양념? 상향은 남성화된 여성...
차라리 안나오는 것이 더 영화를 밀도있게 만들 수 있지 않았을까하는 생각도 든다.
재미있었다.
대결, 우정, 지략 등등의 큰 줄거리들은 보는데 큰 재미를 주었던 것이 사실이다.
볼거리가 많아서 지루한 감도 없었고, 특히나 좋아하는 배우들의 출연이 더욱 내눈을 화면에 붙잡아 두었던 것같다.
우수어린 양조위의 눈빛과 영리해 보이는 금성무의 눈빛등은 워낙 배우들을 좋아했기에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영화관의자에 앉아 엉덩이 아픈줄도 몰랐었던 것같다.
영화를 보면서 전쟁이 끝날즈음에 가장 많이 들었던 생각은, 사실... 영웅의 모습에 대한 감탄도 아니었고, 스케일에 대한 감동도 아니었다.
그 전쟁을 통해 죽어간 이름모를 사람들(민중들...)의 모습이었다.
역사를 통해 주인공들은 이름을 남기게 되지만, 정작 자신들의 삶을 지키기위해, 살기위해 전장에 뛰어들었던 그 수많은 이들은 누가 기억해줄까? 라는 생각이었다.
화살이 쏟아지는 전장의 맨앞에서 화살을 맞는 사람들, 창에 찔리는 사람들, 몸에 불이 붙는 사람들, 바다에 떨어지는 사람들...
영화가 끝나갈 수록 기분이 안좋아지는 것은 그들 때문이었다.
평범한 일상속에 살아갈 수 없는 것은 자신들의 선택이 아니라 어쩔 수 없이 그렇게 되어질 수 밖에 없었을 거라는 생각에 가슴이 먹먹하고... 씁쓸하게 되는 것이었다.
아직도 세계 곳곳에서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고, 그 전쟁을 일으킨 몇몇의 장본인들은 아무 죄도 없는 민중들을 그리고 자국의 군인들을 사지로 몰아넣고 있다.
그때나 지금이나 달라진 것이 있을까?
이라크, 가자지구, 콩고...등등...
나라들끼리, 혹은 자국안에서의 전쟁은 끊임없이 되풀이되고,
우리나라 역시 전쟁을 경험했고, 아직도 휴전상태에 놓여있는 현실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머.. 스케일 큰 오락영화를 보면서 민중들의 아픔까지 녹여낼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은 억지스러울수도 있겠다. 전쟁을 소재로 한 그안에서 일반 민중이 주인공이 된 그런 영화가 머가 있을까?
오락전쟁영화를 보면서 전쟁의 아픔에 대해, 그안의 민중들의 삶에 대해 깊이 생각한다는 것이 웃길 수도...
하지만 재미를 위해 봤던 영화가 또다른 걱정과 고민거리를 만들어주는 지금이 바로 내게 가장 가까운 현실이므로... 난 그 현실을 살고 있으므로...
삼국지 원본과 영화를 비교하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머.. 영화는 영화일뿐...
감독의 역량으로 또 다른 각색하는 재미를 빼앗지 말아야한다는 것이 내 개인적인 생각이다.
아쉬움은 아쉬움대로... 재미는 재미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