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영화는 1편으로부터 약간의 시간이 지나고, 새로운 위협을 받는 지구를
오토봇과 샘 윗위키, 그리고 미군이 힘을 모아 위기를 헤쳐나간다는 완전 만화스러운 내용입니다.
까놓고 말해서 이 작품은 미국 영화라고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극도로 일본 만화스러운 요소들로
도배가 되어있습니다. 원래 베이 영화가 좀 그런 느낌은 있었지만, 이번에는 각 단락단락이
마치 애니에서 각 화를 나누듯 무자르듯 뎅강 짤리는 느낌이 많이 듭니다.
게다가 하고 싶은 이야기에 비해서 시간이 부족했는지 이래저래 이야기가 부족해 보이는
부분이 적지 않습니다.
전체적으로 1편과 비교했을 때, 특성이 좀 많이 변했습니다. 1편이 국지전적인 이야기를 다뤘다면
이번에는 상당히 글로벌한 분위기로 넘어가고, 1편과 달리 사상자들이 줄줄이 화면에 그려집니다.
1편은 후반 접전 중에도 군인들이 쉽게 죽지 않았던 것을 고려하면 이번에는 그 무게가 다릅니다.
1편이 '접촉'이었다면 이번에는 '대립' 이라고 하는 것이겠지요. 더이상 그들은 먼 존재도 아니고,
우리에게 희생과 피해를 강요하는 우리에게 직접적으로 다가온 존재라는 것이 강조된다 하겠습니다.
3D애니라는 시점에서 봐줘야 한다고 저는 분명 생각합니다만, 나름 영화로서 선보이는 작품이고
실제 주요 활동은 인간 시점으로 항상 진행되는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의 활약상이 너무 좀 빈약한 것도 문제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특히 메간폭스가 담당한 여주인공은 나름 라이더 캐릭터이고, 이번에 여성형 오토봇까지 나왔는데
뭔가 활약상을 보여줄 법한 상황에서도 아무것도 보여주지 못하고, 비명지르며 도망치기 바쁩니다.
사실상 메간폭스가 영화 내에서 한 일은 주인공 찌질대는 것 받아주는 역할 뿐입니다.
이건 아무래도 좀 너무하다 싶더군요. 그냥 개그 캐릭터로 끝났어야 할 시몬스는 왜그리 잘난체하는지.
게다가 뭔가 정부와 삐걱대는 군, 이라던가 현장의 독단으로 위기를 구한다던가,
베이가 참 좋아할법하고 일본 애니틱해서 애들이 좋아할만한 이야기입니다만, 그러한 요소들이
좀 겉도는 기분이 드는 건 제가 어른이라서 일까요?
또 이번 작 최대 문제는 트랜스포머의 특성상이랄까, 오토봇과 디셉티콘이 매우 다수 등장합니다.
1편이 그러한 문제를 걸러내기 위해서 나오는 기체 수를 최대한 제한하고 각 기체의 색상을
명확하게 처리했던 것에 비해서, 이번에는 나오는 기체들의 색상이 그렇게 명확하지 못합니다.
예를 들면 전작은 범블비는 노랑, 옵티머스프라임은 파랑, 이런 식의 도식이 어느정도 있었는데
이번에 새로 등장하는 녀석들은, 특히 디셉티콘 쪽 녀석들은 색이 없이 회색조로 그냥 등장하는
경우가 많아서, 싸울 때 보면 이젠 누가 누군지 분간도 안갑니다; 이건 좀 곤란하죠.
하지만 전체적인 속도감이나,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힘은 분명 마이클 베이 특유의 속도감으로
도배되어서 보는 사람을 유쾌하게 만드는 힘이 있습니다. 거기다 정말 베이스러운 저질개그로
틈틈이 영화를 웃음바다로 만드는 것은 정말 할 말이 없어집니다. 감각적으로는 나쁜녀석들2의
그 감각 그대로라고 생각하시면 틀리지 않을거라고 생각됩니다.
2시간 30여 분에 달하는 시간 동안 지루하다고 느껴질 장면이 거의 없을 정도로 정말 정신없는
롤러코스터 영화입니다. 올 여름 최대의 재미를 보장하는 영화로서는 손색이 없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
특히 화려한 3D 캐릭터들의 향연과, 놀라운 박력의 액션 씬들은 보는 내내 눈을 즐겁게 해줍니다.
단지 그걸 강조하기 위해서 카메라를 너무 빙빙 돌리는 연출 과다는 좀 쓴웃음이 났습니다만. ^^;
관람료가 아깝지 않은 영화임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