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중에서야 생각이 난 거고,
전에도 클로버필드와 고질라를 비교하면서 한 번 지적했었던 부분인데 까먹고 있었군요.
예를 들어서, 우주전쟁의 외계인 첫 습격 시퀀스를 보죠.
처음에 톰크루즈 가족들이 폭풍을 보게 됩니다. 여기까진 뭐 서두가 거의 동일하죠.
그것도 앗싸리 동일하다고 보진 않습니다만.......일단은 연기자들이 감정표현을 하는 부분들이 꽤 할애되어 있기 때문이죠.
그런데 이 서두 이후로는 원경과 근경을 섞습니다.
즉, 탐크루즈가 튀어야 하는 상황에서는 언제나 인물에 집중되고 포인트가 맞춰져 있으며,
나중에 거리가 뒤집어지는 씬도 철저히 인간의 시야에 맞춰서 진행된다는 것이죠.
그것이 관객에게 극적 긴장감을 높이는 한 축을 담당하는 방법이고,
이러한 방법은 JJ도 잘 써먹고 있습니다.
그런데 에머리히의 방법론은 좀 거시기합니다.
부숴뜨리는 아이디어는 그럴싸한데, 정작 중요한 부분에서 캐릭터에 포인트를 두지 않아요.
항상 뭐가 부서질 때 우리는 캐릭터의 뒤통수만 보고 있거나
아니면 부서지는 광경과 캐릭터가 같이 나오는 풀샷만 보고 있죠.
아니면 부서지는 광경과 캐릭터가 순차편집되어 나와버리든가.
시점과 극적 긴장감의 관계를 에머리히가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어머니께서 같이 보면서 느낀 점이
저런 상황이 벌어지는데 뭐 아무런 느낌이 없다는 지적을 하셨삽네다. 껄껄껄~
저도 그런 것을 느꼈고, 그런 차이는 어디서 오는 것일까 곰곰히 생각해봤는데,
아무래도 그런 면이 있는 것 같군요.
다르게 보면, 이것은 점점 관객이 영화를 3인칭 시점의 전지적으로 보고 싶어하는 것이 아니라
1인칭의 몰입적 체험적 구도를 순간순간 차용해주기를 원한다는 뜻도 된다고 해석 가능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