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기술만이 남은 길이라고 제임스 카메론이 역설을 하고 간 게 엊그제입니다만,
제임스 카메론의 말들과 그가 만든 영화 아바타의 3D 기술조차도 사실 개인적으로 선뜻 와닿진 않았습니다.
때문에 아바타도 2D 디지털로만 봤구요.
관련 기술을 접해본건, 2002년 월드컵 당시, 정통부에서 주관하는 행사장이었습니다.
그 행사 제작진으로 참여하고 있으면서, 아직 활용도가 많지 않은 3D 기술의 내용들도 대강 살펴봤지요.
(그 때문에 3D기술이 잊혀지지 않는 에피소드도 있습니다......
이탈리아 전 때 3D로 보던 사람들이 한국팀 이기자 마자 편광안경을 집어던지다시피 하면서 뛰쳐나가버렸지요......
비싼 건데.......OTL)
그 때만 해도 3D기술은 그저 신기하다는 것 하나 뿐이었습니다.
실사를 3D기술로 만들어 보여준다는 것은 리스크도 있었습니다.
바로 눈의 초점이었죠.
사물이 이것저것 다 입체화되니,
눈 신경과 근육들이 혹사당할 정도로 초점을 여기저기 맞춰야 하는 문제들이 생겼지요.
이것은 실제 사물들을 보는 문제와는 다릅니다.
실제로 2D의 화면상에서 착시적인 요소를 이용해 구현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러한 상황에 익숙하지 않으면 두통이 생기기도 합니다.
그러나 만약, 이러한 디테일들이, 너무 심하지 않은 상황의 매체에 맞춰진다면,
그것의 효과는 극대화되리라는 생각까지는 이르지 못했습니다.
그것을 이뤄낸 것이 이 드래곤 길들이기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리얼3D 기술로 만들어진 것을 보면서,
처음에는 초점거리를 맞추느라 사물의 움직임이 잘 들어오지 않는 단점을 초반에 겪습니다만,
그것이 익숙해지고 나면, 대체로 극의 내용이란 사람이 집중하고 싶은 캐릭터에 초점이 맞춰지기 때문에
그런 점들을 천천히 적용시켜 나가면서 전체적인 그림을 볼 때,
안그래도 박진감 넘치는 움직임들과 내용들의 그 감흥이 배가 되더군요.
그러나, 아무리 신기술이라도 스토리 진행이 거지같으면 망하는 법.
그런 점에서 시퀀스적 표현도 아주 빠른 템포가 그럴싸 했습니다.
초딩용 동화에서 이 정도까지의 스토리를 뽑아낼 수 있는가 하는 것도 재밌었구요.
특히 칭찬해주고 싶은 부분은 드림웍스 애니메이션의 특기라고까지 할 수 있는 빠른 템포의 전개인데요.
픽사의 것과는 상당히 재밌는 차별점들이 있어서 좋습니다.
픽사는 점프컷들을 이용해서 캐릭터 혹은 상황의 고조를 보여주다가 다음 장면에서 다른 이야기를 전개(전환)시키는데,
드림웍스는 점프컷들을 쓰다가 그대로 같은 이야기의 선을 끌어내면서 진행해나간다는 게 다르지요.
인크레더블의 아빠 훈련장면과 그 이후, 혹은 토이스토리2의 노래가 나오는 과거이야기 회상 장면과
쿵후팬더의 수련장면, 슈렉 1편 중간의 피오나와 여행장면, 그리고 드래곤 길들이기의 나는 훈련장면 등을 생각해보세요.
여러모로 재밌는 수작이 하나 나왔습니다.
연초부터 영화 본 이래 가장 성공작이라고 할 수 있겠군요. ㅎㅎㅎ
(아.........킥애스도 있었구나..........ㄷㄷㄷ)
사족으로,
역시 나이트 퓨어리의 디자인이 정말 삼빡하게 뽑혔다는 데 칭찬해주고 싶습니다.....
캐릭터 자체가 동물이긴 하면서도 나름 존재감과 살아있는 느낌을 준다는 것도 그렇고,
그 디자인 자체가 날렵함과 속도감을 동시에 표현할 수 있다는 것도 그렇지요.
사족 두번째로.....
스토리상의 구도들은 왠지 아바타와 비슷합니다만,
아바타와는 달리 공공의 적을 설정해서 서로 화합하게 만드는 것도 꽤 그럴싸하군요.
토루크와 나이트 퓨어리가 같이 나는 장면을 그려봐도 재밌겠다는 생각을 했삽네다. 낄낄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