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이래저래 기대작으로 많이 올라온 영화.
솔직히 1편은 쓰레기라 생각하고 2편은 기본 했다 생각하고
그럼 3편은?
3편에 와서야 비로소
진작 좀 이렇게 할 것이지 쌰방새들
이라는 생각이 중반부에 들 정도로, 스토리는 잘 만들었습니다.
왜냐하면 3편에 와서야 비로소 스토리에서 배신, 갈등, 반전, 정치적 입장들을 조금 사용하기 시작했거든요.
이게 있어야 비로소 클라이막스가 클라이막스다워지죠.
그래서 옵티머스 프라임이 클라이막스 경에 등장할 땐 잠시 위에 썼던 그런 기분으로 만들기에 충분한
그런 스토리의 선빵을 갖췄다고 생각합니다.
1편이 이런게 전혀 없는 쓰레기였다면 2편은 그나마 상대 등장의 설정을 그럴싸하게 하고 아군과 캐릭터를 투입시켜서 겨우 욕먹지 않을 만큼 만들어놨다 치면, 이제 본격적으로 3편은 약간이라도 심도를 가집니다. 인간 중에서도 디셉티콘에 협력하는 놈들이 있고, 그들이 주인공을 위협하는 등등등 나름 시나리오에 신경을 쓴 흔적이 역력합니다.
마이클 베이 답지 않게. -_-
그럼 마이클 베이다운 버릇은 무엇이냐.
간단하게 이야기하자면 쓸데없이 러닝타임을 늘리는 버릇입니다. 클라이막스로 들어가기 위해서 옵티머스 프라임이 등장했다면 전투는 오토봇과 디셉티콘에게 집중되면서 곁다리로 윗위키 패거리가 나와야 되는데 두 개가 다 축이 되다보니 클라이막스가 아예 또 하나의 장황한 스토리가 되어버립니다. 이게 반지의 제왕이라면 이해해 줄만도 하겠지만. 이건 반지의 제왕이 아니잖아요.
러닝타임이 늘어지는 건 이유가 있습니다. 템포가 느리다는 거죠. 이 부분에서는 동의하지 않으실 수도 있는 분들이 많을 것 같은데, 템포가 느리지 않다면 러닝타임이 늘어나지 않아야 되는 것이 인과율. 마이클 베이의 치명적인 약점은 지가 탐나는 중간 연결장면들을 전부 다 쳐집어넣는다는 겁니다. 그리고도 모자라 그 부분들의 타임을 빠르게 끊지 않지요. 나중엔 뭘 잘라야 될지도 모를 지경이 되어서 종횡무진하는 상황. 그래서 마이클 베이 영화중에서 참 잘 만들었다 생각되는 건 딱 하나밖에 없습니다. 아마게돈. 그나마도 완벽하게 잘만든 건 아니지만, 군살은 다른 영화와 비교해 많이 없는 편.
결과 화면은 멋지고 으리으리한데도 불구하고 늘어지는 타이밍이 많습니다. 과다한 화면의 구성은 오히려 유효하고 적절한 것들을 추려 빠른 컷을 유도하는 것보다 효과적이지 못하다는 점을 마이클 베이는 아직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만 다시 확인했습니다.
이런 단점들이 있지만, 즐기기에 무리는 없으실 겁니다. 정말 중간 부분에서는 빠져듭니다.
시나리오가 좋으니깐.
뭐 이런 구도로 이해해주시면 되겠네요.
사족으로.
갑자기 튀어나오는 얼굴들에서 깜짝깜짝 놀랄 때가 많았습니다. 존 말코비치 할아버지는 점점 뭔가 찌질한 캐릭터에 재미가 들린 거 같은 거야 그렇다 치더라도, 더 행오버에 나오는 한국계 갱단으로 나왔던 진짜 한국계 배우 켄 정 같은 경우는 오히려 존 말코비치와 샤이어 라보프를 압도하는 에너지를 보여줬고, 프란시스 맥도맨드 같은 경우는 미스 페티그루의 어느 특별한 하루 에서 인상깊게 보다가 이후 코엔 형제의 영화에도 출연하는 등 폭이 넓어지던 배우였는데 갑자기 정보부 소속으로 튀어나오고. 개인적으로는 그런 쏠쏠한 재미도 있더군요.
센티널 프라임의 목소리는 스타트렉의 스팍대사께서 수고해주셨습니다. 레너드 니모이라는 배우입니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