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간략한 감상평
누군가를 집요하게 쫓아가는 그 몰입감이 탁월한 영화였습니다.
[스포일러가 내포되어 있습니다.]
* 지난 97년 겨울부터 지금도..
추운 겨울은 여전히 우리 곁에 있습니다.
IMF는 몇년뒤 상환하였지만,
직장을 잃거나, 사업에 망한 우리네 아버지들의 IMF는 아직도 진행 중에 있습니다.
그리고, 그 아들딸들은,
영화는 그 아들딸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IMF로 한 가장이 파산하고, 그 어미가 팔려가고, 자녀에게까지 빚이 대물림됩니다.
온 몸으로 참아보고, 버텨보지만,
도망치려 하지만, 도망칠수 없고,
누구하나 나의 손을 잡아주는 이가 없습니다.
사랑했던 이도,, "가난이 문 안으로 들어오면 사랑은 창밖으로 나간다.."라는 말 처럼.
지쳐 떠나갑니다.
나 하나 없어져도 누구하나 찾아 줄 사람이 없습니다.
행복한 가정, 풍요로운 삶..누구나 한번쯤 꿈꾸는 즐거운 상상입니다.
그래서 차라리 다른 사람이 되어보고자 합니다.
과거의 나와 이별하고, 새로운 나로 태어나고자 합니다.
하지만, 과거는 나를 놓아주지 않고, 계속 나를 찾아와 괴롭힙니다.
때리고, 상처주고..
결국은 나보다 "하나쯤 없어져도 찾아줄 사람이 없는" 약한 누군가를 해하게고,
그 이름을 빌려 살아가면서,
결국 나는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 강한" 인간이 아닌 쓰레기가 됩니다.
또다른 사랑이 나를 찾아오고, 나를 영원히 지켜줄 것 같지만, 확신을 가질 수 없습니다.
나는 내 이름을 부인받은 쓰레기 이니까요.
IMF로 촉발된 우리 사회의 어둠은 여전히 진행 중에 있습니다.
......는 높은 사랑을 받던 곳이었습니다.
그래서 항상 나는 사랑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는 IMF 즈음하여 이름을 바꿔 .........가 되었고,
또 이름을 바꾸고 .......로 태어났습니다.
그 때처럼 또 다른 "하나쯤 없어져도 찾아줄 사람이 없는" 약한 누군가를
찾고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IMF때 사라진 우리 아버지들 처럼 말입니다.
..........를 찾으며 극중 문호 처럼
대체 내가 왜 이런 고통을 당해야 하는지..혼자 절규해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