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7 중에서 가장 좋은 작품이 나왔다.'는 소문을 듣고
큰 기대를 품고 찾은 영화 007스카이폴...
결론은 역시 기대가 크면 실망이 크다는 것이네요.
우선 영화를 제쳐두고 이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opening 입니다.
정말로 뛰어난 뮤직비디오를 한편 보는 것 같은 오프닝은...
그 뛰어난 영상미와 훌륭한 음악이 만나서
영화를 보기 전부터 기립박수를 치고 싶게 만들어 버립니다.
기존의 007 영화들의 오프닝이 모두 기억나지는 않지만,
이렇게 인상적인 오프닝은 분명히 처음인 것 같습니다.
다니엘 크레이그의 액션신은 아마도 카지노 로얄 때가 최고인 것 같습니다.
얼마전 봤던 테이큰2 만큼 갭이 커서 차라리 찍지 말지라는 아쉬움만 남을 정도는 아니지만,
이렇다할 액션신이 기억에 남지 않는 것 자체가 많이 아까운 점이죠.
하지만 몇가지 장면에서는 오래전 봤었던 제임스 본드에 대한 향수와
살인 면허를 가진 영국 신사만이 보여줄 수 있는 특유의 매력적인 장면들이 있는데;
하나는 바로 기차 추격전에서 포크레인에서 뛰어내린 후 바로 옷 매무새를 바로 잡는 장면과
다른 하나는 바로 정자세로 서서 걸어가며 총을 쏘는 장면이죠.
둘 중 한 장면만을 고르라면 역시 첫번째 언급한 장면이죠.
그 장면만으로 007 캐릭터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으니 말이죠.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에서 악역의 역사를 새로 쓰다 싶이 나타난
하비에르 바르뎀은 한마디로 아쉬움 덩어리였습니다.
그라면 왠지 기존에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악당이 태어나겠구나라는 기대를 한번에 날려주시며,
아마도 스카이폴이 실망스러운 부분에 가장 크게 기여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액션 영화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악역은 아마도 '미션3'에서 필립 세이모어 호프만이죠.
이 악당은 생김새부터 벌벌 떨게 만드는 비쥬얼적인 악당이 아니죠.
생각하지도 못한 곳부터 철저하게 사람을 부셔버리는 예상할 수 없는 악당이죠.
그런 악당의 등장을 기대했던 저에게 하비에르 바르뎀이 연기한 실바는
엄마에게 칭얼거리는 애같다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또한 그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부풀여놓은 방법이 여배우의 연기라는 점이 아쉽습니다.
행동력이 나쁜 것은 아니었지만, 과연 그녀가 그렇게 떨만큼 무서운 사람이었는지는 의문입니다.
전체적인 느낌은 액션이 약하다는 느낌입니다.
그렇다고 스토리도 강하지 않습니다.
이 영화에서 건질 것은 처음 시작할 때의 오프닝 뿐이라고 보여지네요.
그래도 '007 카지노 로얄'과 '007 퀀텀 오브 솔리스'에서 느껴졌던 새로운 시도들이 여전히 남아 있고,
과거 007의 흔적을 찾을 수 있는 몇몇 장면에서의 연출이 있어서
후속작을 기대하게 만드는 부분이 분명히 있지만,
또한 기존 캐릭터들이 대거 신규 캐릭터로 바뀌면서
정확하게 이 편은 기존 시리즈에 대한 종지부이며,
새로운 시도들로 연습했던 새로운 007로의 도약을 분명히 밝히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아쉬운 한편에서 그 모든 것을 담기가 어려웠는지
영화는 이전 편들에 비해서 많이 아쉬운게 사실입니다.
그나저나 이번 본들걸들의 출연 분량이 매우 아쉽네요.
뭐 그런 이유 때문만은 아니지만, 그렇게 추천하지 않습니다.
기회가 있지만 오프닝만은 꼭 보기를 권장하시만,
007 스카이폴은 그렇게 추천하기 힘드네요.
PS.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이었던 오프닝에 삽입된 곡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