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오브파이 영화후기

영화겟 작성일 13.01.09 01:2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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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오브 파이 봤습니다. 



원작인 파이 이야기를 재미있게 본 기억이 있어서 볼려고 했는데요.

예고편을 보니깐 동화적인 느낌이 강하더군요. 

제가 소설로 읽을땐 엄청 하드코어한 로빈슨크루소우 느낌이 나서 좀 의외였는데

영화를 보고 나니깐 어떤 면에선 소설보다 더 괜찮더군요.


소설에서는 주제가 뚜렷하기보단 뭐랄까...너무 함축적이랄까...

좋게 말하면 해석의 여지가 넓은데 안좋게 말하면 뜬구름잡는 얘기죠...


영화는 주제를 종교의 의미에 확실하게 포커스를 맞추었고

이 주제를 영화 초반부터 끝까지 계속 부각시켜주어서

이야기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확실하게 잡아주었습니다. 


영화보고 나서 아...이걸 개독들이 봐야하는데...싶기도 했는데

또 한편으로 생각을 해보니 개독들은 뭘봐도 안될거야...싶기도 해서...

종교 믿는 사람들이라면...뭐랄까...풋 하고 콧웃음칠수도 있고...아니면 아...하고 뭔가 느끼는게 있을수도 있겠고...

아...근데...그렇다고 해서 이 영화가 무조건 종교 젖까 라는 내용은 아닙니다. 

종교라는게 왜 필요하냐...왜 종교적 믿음이 우리에게 필요한가...라는 

비판적이면서도 긍정적인 접근을 하고 있는데 

종교가 없는 저에게도 "종교는 저래야돼" 라는 느낌을 주어서

그냥 마냥 비판하는 것보다 더 내용이 풍성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아무튼...


물론 소설로 읽으신 분들은 주제가 너무 확실해서 오히려 안좋게 느껴지실수도 있을지도 모르겠지만서도

소설을 재미있게는 읽었지만 다소 알송달송한 부분이 있어서 뭔가 뜨뜻미지근했던 저에게는...

영화가 아주 확실하고 깔끔하게 잘 만들어졌다는 느낌이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소설에서는 종교적인 이야기는 안나오는데 (책을 읽은지 오래되어서...까먹었을수도 있습니다만...)

영화에서는 소설에는 없는 도입부를 상당히 기일게 (이 부분이 처음에는 조금 지루했는데 감이 좀 잡히니깐 또 괜찮더라구요)

만들어 넣었고 끊임없이 계속 마치 언어영역 답안지처럼 '이건 종교이야기야 종교야 종교야 종교야' 를 말해주더군요.


종교적 주제를 아주 강하게 잡다보니깐 영화를 다보고 나서는 소설의 영화화라기보다는

소설에서의 메인 스토리 라인만 가지고 오고 

감독이 아싸리 아예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었다는 느낌까지 들었습니다. 


뭐...소설과 영화의 차이점을 대충 생각나는대로만 적어보면

앞에서 말했듯이 초반 도입부가 그렇게 길지 않고...종교적인 이야기도 없을뿐더러

영화에서는 주인공인 파이가 동물 대하는 것에 대해 굉장히 어리버리하게 나오는데

소설에서는 파이가 동물조련에 상당한 경험이 있어서 호랭이도 여차저차해서 잘 길들입니다. 

영화에서는 결국 길들이는데 실패하는 걸로 나오죠... 

이 점에서 소설은 전체적으로 망망대해에서 파이의 호랭이 길들이기 스토리 같은 느낌인데

영화에서는 호랑이와 파이의 다같이 잘 살아보세~ 느낌의 스토리로 갑니다. 


그리고 소설에서는 아마도 기억이 정확하지는 않은데...눈먼 프랑스인인가...어떤 조난자가 등장을 했는데

영화에서는 걍 빼버렸더군요.  

개인적으로는 잘 뺀것 같습니다. 소설에서 조난자가 뭘 상징하느냐, 어떤 의미가 있느냐 가 알쏭달쏭해서...이게 뭔가 싶었는데

주제가 좀 흐트러질듯 한것 같아서 이안감독이 걍 빼버렸던것 같습니다. 


그리고 소설에서는 식인섬의 전체 모양이 안나왔었는데

영화에서는 누워있는 무슨 성인마냥 거대한 인간 이미지로 나오죠.

식인섬에 대해서도 소설에서는 알쏭달쏭했는데 영화에서 그렇게 이미지를 보여주니깐

식인섬의 의미도 확실하게 와닿구요. 


초반부가 약간 지루하다는 점 빼고는 재미있었습니다.

호랑이의 액션또한 놀랄만큼 자연스러웠구요...

보면서 어디가 호랑이 씨지고 어디가 실제 호랑이인지 분간이 안갈정도였습니다. 

물론 호랑이 움직임을 보면 아...이게 대충 씨지구나...감은 오는데 어찌되었든 씨지기술이 정말 놀랄만하더군요.

그리고 호랭이 액션도 완전 다이나믹해서 영화보다가 중간에 진짜로 움찔 한번 했었습니다. 아...헐리웃 씨지는 정말 대박이에요...


또 영화 보면서 갑자기 스크린 아래로 물고기가 불쑥 튀어나오는 듯한 느낌을 받았는데 

저는 영화를 디지털로 봤거든요...아마 3D를 노린 연출이 아닌가 싶더군요.

영화가 전체적이지는 않지만 부분적으로 3D기술을 극대화시키는 장면을 집어넣었어요.

특히나 날치 퐈이야하고 파이의 환상장면에서는 3D로 봐도 돈아깝지 않을듯 하더군요.


영화가 전체적인 느낌과 주제, 스토리 구성이나 기타등등 많은 면에서...아주 좋았습니다.

영화 끝나고 나서 담배피고 있는데 옆에서 담배피던 무서운 누나들이 "영화 존나 재밌지 않냐?" 하더라구요...

호랭이 나올때 무서웠다고...난 담배피는 누나들이 무서웠는데...


어찌되었든 소설 안읽으신 분들에게는 뭐...두말할것없이 재미있고

소설 읽으신 분들도 소설과는 다른 느낌의 영화라서 재미있고

영상미도 아름답고 여자친구와 함께 보기에 아주 좋은 영화에요...

흑흑흑...저는 혼자봤어요...흑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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