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박살난 캐릭터, 개박살난 스토리, 개박살난 영화........ㅠㅠ
브루스 윌리스 성님이 총을 쥐면 뒤도 안돌아보고 보는 저라도 이건 아니지 싶었습니다.......
다이하드 1, 2, 3편까지의 존 맥클레인이라는 캐릭터를 구성하는 것들과 외연적 상황을 보면
전형적인 몸의 플롯이라고 생각되겠지만 사실은 그와는 달리,
존 맥클레인이라는 캐릭터가 친숙해질만한 몇 가지 요소들이 있었습니다.
첫째로, 존 맥클레인은 상당히 보수적인 사람이었습니다. 1편에서 홀리 제나로라는 처녀적 성을 썼다고 발끈하는 것과,
3편에서 아내랑 조금 싸웠다고 전화통화도 안하는 걸 떠올려 보시면 나름 쉽게 이해될 겁니다.
두번째로, 항상 간발의 차로 겨우 살아남으며 개고생해서 싸우지만 그 싸우는 이유는 항상 보호와 구출에 있었다는 데 있습니다.
세번째로는, 그렇게 구출을 하려는데 장애물이 적뿐만이 아니라
같은편에도 있다는 고립감과 싸워야 하는 것도 늘 따라다녔습니다.
그냥 액션에 뭘 바라냐 하실 분도 당연히 있겠습니다만,
80년대의 람보 시리즈나 코만도, 이후 매트릭스, 이후의 다크나이트까지 좋은 액션영화와 나쁜 액션영화를 비교해보시면
가야할 방향은 이미 정해져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겁니다.
그것은 좋은 디테일이죠. 그리고 그 디테일들에서 존 맥클레인이라는 캐릭터가 탄생한 겁니다.
당시의 영화 답지 않은 그 디테일의 요리법에 사람들은 열광했죠.
이제, 다이하드 5편이란 놈이 나왔는데, 그 디테일의 레시피는 어디다 쳐박아두고 존 맥클레인의 쭉정이만 가져다 쓰는지.
제일 먼저, 이거 쓴 새끼는 작품 속의 캐릭터들을 스스로도 모릅니다.
모르니 캐릭터들이 간만에 만나서 나누는 대화들도 겉핧기 수준에 가깝고,
아무런 느낌도 갈등도 없이 타인끼리 만나서 친해지는 느낌입니다.
맥클레인이 그정도의 보수적인 인물이라면 아들 새끼한테 아무리 미안해도 일단 화를 제대로 낼 겁니다.
멱살을 잡든 뭘하든. 이새끼가 근데 어디서 버릇없이.
이런 식으로 갈등이 고조되고, 도망치고 피하는 순간 순간까지도 꽤 팽팽한 순간들이 펼쳐질 거란 말이죠.
심지어 그 아들자식은 아버지 꼴 보기 싫어서 CIA까지 들어간 놈이란 말입니다아아아.
그 아들이란 녀석이 전편의 모든 것에서 맥클레인이 느껴왔던
고립감을 부추기는 순간들을 만들어낼 수 있는 절호의 위치에 있었다는 겁니다.
그런데 그 좋은 기회들 다 날려먹고 그럴 러닝타임들을 시덥잖은 개그로 채웁니다.
그나마 4.0이 쵸큼이라도 재밌었던 이유는 3편의 얼개를 미국 전지역으로 확장시킨 후 고립감 등등과
구출의 플롯 등을 그나마 염두에 두고 써먹었기 때문에 맥클레인이 맥클레인으로도 남을 수 있었습니다만,
미션 임파서블의 이단 헌트가 빌딩에 매달리다 잠깐 뛰어줘도 되고
테이큰의 딸아부지가 딸구하다 잠깐 뛰어도 어색하지 않을 그런 캐릭터라면
왜 굳이 맥클레인이 필요한 건지.
사족으로,
별 하나 더 붙인 것은 브루스 성님을 위해......-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