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슈퍼맨...아쉽다

아키짱 작성일 13.06.15 03: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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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쪽엔 가끔 와서 영화 정보도 얻고 감상평도 읽지만 글 쓰는 건 처음이네요 ㅎㅎ

 

 

 

제가 영화에 대해 잘 아는게 아니라 이렇게 글 쓰는 것도 좀 민망한 면이 있지만... 

 

그래도 이 영화 얘기는 한 번 써보고 싶었습니다.

 

 

 

 

 

전 영화를 볼 때 '과하지 않은가'를 많이 따집니다.

 

예를 들면 액션이 너무 심해서 스토리를 흐트려 놓지 않는가,

아니면 감독의 의도(곧 내용 욕심)가 과해서 스토리의 개연성을 망치지는 않는가...

 

결과적으로 말씀드리면 이번 슈퍼맨은 이 양쪽 다 해당되는 경우였습니다.

 

 

 

 

1. 개연성

 

스토리가 내용의 흐름을 잡아준다면, 개연성은 그 인물들에게 생명을 불어넣습니다.

 

주인공들이 필사적으로 노력해도 난관을 극복하지 못하는 이유를 만들어 주는게 개연성이거든요.

 

개연성이 모자란 스토리는 아무리 좋고 감동적이라고 해도 그 효과가 반감되죠.

 

근데 이 영화에서는 개연성이 모자란 부분이 많이 보였습니다.

 

예를 들면 슈퍼맨 아버지가 죽는 장면....

 

어떤 자식이 아버지가 토네이도 쪽으로 뛰어드는데 가만히 보고만 있겠습니까.  그것도 초인적인 능력이 있는 친구가.

 

물론 아버지의 뜻을 아니까 힘을 억제한 건 압니다.  하지만 그 전부터 시간은 한참 있었는데 가만히 보고만 있는 모습 보고

 

저는 '아니 저놈이 아까 아버지랑 싸웠다고 일부러 죽이려고 드나?'하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_-;;(진짜 그런 줄 알았음.

 

무슨 오멘도 아니고)

 

이런 건 나중에 억지로 끼워넣은 해명같은 '아버지를 믿었어요'란 한 마디로는 납득이 안가더군요.

 

 

또 조드 장군이 그 무슨 기계에서 깨어나는 장면도 그렇습니다.

 

행성이 파괴됬다고 그 장치가 해제되었다면 왜 함선은 잘 움직이는지....  사형에 버금가는 형벌이 이렇게나 허술한가요...

 

게다가 우주를 그저 떠돌라고 만든 함선 안에 순간이동장치까지 친절하게 넣어놓다니...  솔직히 보면서 헛웃음 나왔습니다.

 

실제 만화에서도 이런 내용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원작을 살리면서 개연성을 불어넣는 방법도 충분히 있었을거라

 

생각합니다....   

 

그렇게 숨겨오던 자기 비밀을 잠깐 다친 여자 앞에서 '저는 다른 사람들과 다른 능력이 있어요' 라고 허술하게 밝힌다거나,

 

애초에 그 민감한 감각을 가지고 있으면서 여자가 빙산 안의 우주선으로 들어오는 걸 감지조차 못했다는 것도 그렇고....

 

 

이런 식의 장면들이 군데군데 있었는데, 그나마 놀란 감독(제작자로 참여했지만)의 서포트인지 그 허술한 개연성을 아슬아슬

 

하게 커버해주는 장면과 대사가 그나마 맥을 유지하게 만들더군요.   '아~ 아슬아슬했다' 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곳이 몇 군데

 

있었습니다.

 

 

 

2. 파워 인플레이션

 

전투가 시작되고 나서 영화가 끝날 때 까지 제 머릿속을 맴돌던 말이 '인플레이션'이었습니다.

 

히어로 물을 '멋지다'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그들의 능력도 능력이지만,

 

능력 이외의 핸디캡을 재치있게 극복하는 모습에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슈퍼맨은 다른 히어로들과 좀 다릅니다.  사실 핸디캡이라고 부를만한게 없죠.  뭐든 할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오히려 악당들이 재치있게 슈퍼맨의 약점을 파고드는 모습이 필요합니다.

 

 

.......근데 노선을 잘못잡았더군요.  걍 같은 능력을 가진 놈들끼리 터치고 부수는 노선....

 

뭐든 할 수 있는 놈들이 싸우는 거라 재미도 없습니다.  그냥 계속 건물 부수고,  멀리 때려서 날리면 뭐합니까

 

안 죽는거 아는데.      이게 슈퍼맨을 보고있는 건지 핸콕을 보고있는 건지 분간이 안가더군요.

 

이런식으로 파워 인플레이션이 생기면 진짜 개연성은 안드로메다로 날려버리고 끝도 없이 치솟습니다.  전 이 영화

 

보면서 일본 버블 경제는 비교도 안되는 버블을 봤습니다.

 

 

솔직히 요즘 기술로 건물 부수고 날라가고 꽝꽝 터뜨리고 이런 거 누가 못하겠어요.  근데 전투 씬의 80%가 그겁니다.

 

그냥 계속 부수고부수고부수고 나중에는 주인공들의 행동보다 더 큰 폭발씬만 나오고 폭발폭발폭발폭발

 

나중에 우주선 터질 때는 '제발 조용히 터졌으면 좋겠다'하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아주 그냥 제목을 '오늘날의 CG

 

기술의 발달'이라고 해도 그러려니 봤을 것 같네요.(그러고보니 마지막에는 블랙홀을 만들어놓고 크립톤 행성 사람들만

 

빨려들어가더군요.  뭔가 이건?)

 

 

하다못해 지구를 지킨다는 놈이 사람들 안위를 저렇게 신경 안써도 되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끝나기 전에 건물 부

 

수면서 공격하려다가 그 안에 사람들 있어서 방향 트는 씬이라도 한 번 나와줄 줄 알았습니다.  이건 뭐.... 자연재해도

 

아니고 인재더군요....

 

 

 

압니다.  무조건 그렇게 터뜨리면 개연성이 부족할까봐 슈퍼맨이 아직 자기 능력에 익숙하지 않다는 설정을 넣었더군요.

 

근데 아이러니하게도 이게 개연성을 또 망칩니다.

 

초반에는 우주선 찾으러 빙산 뚫을 때도 가볍게 사용하던 눈 레이저를 적들한테 손발 묶였을 때는 사용하질 못해요.

 

그 필사적인 상황에서 사용하지 못할 정돈데 나중에 '감독이 필요로 할 때'는 잘 사용합니다.  이러면 관객들은 보면서 생

 

각이 들죠.... '뭐, 나중에는 어차피 잘 할거 아냐.'

 

 

자기 능력을 신뢰하지 못하는 설정도 조금 넣었던데, 그러려면 뭘 하려다 주저하는 모습도 보이고 그래야하는데 적들이랑

 

싸울 때는 신나게 난리를 쳐놓고 말만 자기를 아직 신뢰하지 못한다고 하죠...

 

이런 내용을 살리려면 차라리 눈 레이저 같은 건 사용할 줄 조차 몰랐다가 조드 장군이 처음 쓰는 걸 보고 전투에서 익히는 식

 

으로 가는 게 나았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제가 글 올린 적도 별로 없었으면서 이 영화 리뷰를 쓰고 싶었던 건 어쩌면 답답한 맘에 까고싶어서 였을 지도 모르겠네요-_-;;

 

아무튼 정말 실망이 많았던 영화였습니다.

 

감독이 이런 영화를 만들고 싶으면 고뇌하는 히어로 쪽에 손대지 말고 그냥 트랜스포머 같은 부류의 영화를 만들었으면 하는

 

바램이네요.

 

들려오는 소리 들으면 이후로도 시리즈물로 나올 것 같다는데.....  제발제발.. 다음부터는 제대로 만들어줬으면 합니다.

 

 

개인적인 맘으로는 별 하나 주고싶지만 재밌게 보셨다는 분들도 계시기에 객관석 확보 측면에서 별 하나 추가,  그리고 시리

 

즈 물이니까 좀 더 나아질 가능성에 별 하나 추가해서 세 개로 했습니다.

 

참고로 배트맨 비긴즈가 호불호가 많이 갈렸다고 이번 슈퍼맨도 그런 케이스라는 말을 어디서 들은 적 있는데....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이미 그 수준이 아니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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