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 오브 스틸, 완벽하지는 않다..

마키아벨리 작성일 13.06.15 16:5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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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보다 하루 늦게 개봉한 맨 오브 스틸을 관람하고 왔습니다.

역시 평가를 보아하니 의견들이 많이 갈리는 모양이더군요. 저 역시도 이 영화는 호불호가 좀 갈릴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간단히 느낀점 위주로 적어보겠습니다.



1.

지난번 '스타트렉 : 인투 다크니스'의 감상평을 적을때 맨 오브 스틸이 기대만큼 나오지 않으면 그 영화가 올해 최고의

블록버스터가 될 것이라고 했었는데, 아무래도 그 말이 현실화 될 거 같습니다. (어떤 작품이 갑톡튀하면 모를까 ㅎㅎ)

액션 연출은 잭 스나이더의 강렬한 필모중에서도 단연코 최고로 칠 수 있겠고 보는 내내 '와 이런연출이 가능하긴 하구나'

라고 감탄했었지만 많은 사람들이 지적한 대로 중반부까지가 좀 지루한 감이 있으며 두시간 이십분 가량의 런닝타임도

긴데 마치 영화를 보고 나오면 네시간짜리 영화를 보고 나온 듯 한 피로감이 엄습합니다.

이런 피로감은 단순히 영화가 길고 중간중간 지루한 부분이 있어서가 아닌, 맨 오브 스틸이 너무 많은 내용을 담으려 했기 때문입니다. 

'크립톤 행성의 멸망, 클락의 성장과정, 슈퍼맨에 대한 자각, 조드장군의 위협, 조드 패거리들과의 싸움, 결말' 까지

영화가 담고 있는 내용들은 굉장히 많은데 문제는 크리스토퍼 놀란과 잭 스나이더는 이런 내용들을 하나같이 비중있게

그리고 자세하게 묘사했다는 점입니다. 특히 클락의 성장과정은 현재와 그 현재의 근원이 되는 유년기를

교차편집식으로 묘사를 했는데 개별 씬으로만 들여다보면 상당히 세련되긴 했지만 이런 편집을 4,5번씩.. 심지어

조드장군과의 조우후에도 계속 질질끄는건 욕심이 아니였나 싶습니다.

맨 오브 스틸과 비교할만한 배트맨 비긴즈는 역시 놀란의 작품답게 브루스 웨인이 배트맨이 되어가는 과정을 아주 디테일하고

맛깔나게 묘사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빈약(?)한 액션덕분에 영화 전체의 균형이 잘 맞아떨어진 반면에 맨 오브 스틸은

후반부의 과도한 액션씬과 더불어 초중반에 너무 많은것을 담아내려 한 점이 영화의 밸런스를 무너뜨리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비슷한 시기에 개봉한 스타트렉의 J.J라면 초반 유년기 씬 몇개는 쳐내고 현재장면으로 대체한 후에 중간중간 조드장군이

나타나 슈퍼맨을 찾아다니는 장면을 위협스런 BGM과 함께 배치해 초반에 느슨한 긴장감을 끌어올리지 않았을까 하는 상상도 해보구요.


2.

연출에서의 아쉬움이 들긴 하지만 전체적인 완성도는 그래도 상당히 괜찮은 편이였습니다.

특히 이번 작품에 제 10대 슈퍼맨으로 이름을 올린 핸리 카빌은 역대 슈퍼맨 중에서도 크리스토퍼 리브와 더불어

(물론 슈퍼맨에 대한 해석은 천지차이로 다르지만) 슈퍼맨 역에 잘 어울리는 배우더군요. 위화감 이런건 전혀 없었습니다.

그리고 조드 장군역의 마이클 새넌도 악역을 평면적인 모습이 아닌 선과 악이 뒤섞인 모습을 잘 표현한 데다가

조드 장군 본연의 카리스마도 잘 표현했구요. 러셀 크로우와 케빈 코스트너는 뭐 말할 필요도 없구요.


3.

액션은... 호불호가 좀 갈릴 수 있는 부분입니다.

아기자기하고 독창적이며,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뒤통수를 치는 액션물을 좋아한다면 맨 오브 스틸의 전투씬은

처음부터 끝까지 박살내는 장면밖에 없기때문에 후반에는 지루함을 느낄 수 있을 텐데요,

전 그냥 화끈하게 때려부수는 것도 하나의 즐거움이라고 생각하고 보는 터라 압도적인 스케일의 전투씬은 참 눈이 즐거웠고

중간중간 감탄스럽기까지 했습니다. '아니 고작 인간 두명이서 공중에서 싸우는데 저런 엄청난 연출이 가능하긴 한건가'

라는 생각이 들 정도요. 매트릭스 : 레볼루션에서 네오와 스미스가 공중에서 피터지게 싸우던 모습에 감탄하던 10년전과

슈퍼맨과 조드 장군이 벌이는 액션을 비교하면 얼마나 스케일이 커졌는지 알 수 있겠죠.

아이언맨의 전투씬을 그냥 유격훈련 정도로 격하시킬 수 있는 대단한 스케일에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특히나, 슬로우 모션을 즐겨쓰는 '300'과 '와치맨'의 잭 스나이더가 이렇게 360도 바뀌어서 엄청난 속도감을 자랑하는

액션씬을 만들어낼줄은 몰랐습니다.


4.

결론을 얘기하자면 서사가 좀, 아니 좀 많이 아쉬운 작품이며 관객에 따라서는 이 결점이 후반부 액션씬까지

잠식할 수 있는 영화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왜냐하면 DC에 열광하는 관객층은 마블과는 다르게 깔끔한 스토리텔링도

중요한 척도로 삼을테니까요. 마블이라면 '에이 뭐 마블이 다 그렇지, 눈요기만 잘 하면 되지' 정도로 넘어갈 수 있지만

'슈퍼맨' '잭 스나이더' 그리고 '크리스토퍼 놀란'의 이름이 들어간 영화에서는 그정도 수준으로는 부족하거든요.

그런면에서는 좀 부족한 작품이지만, 후속작에서는 시리즈 리부트의 짐을 벗어던지고 본격적인 기대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별 4개는 가져가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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