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속편은 어느 정도의 한계들을 지게 되는데,
특히 레드 같은 경우는 주 포인트가 얼마나 캐릭터들을 망가뜨리지 않고 쓸 수 있는가에 달려있었다고 봤죠.
사실 레드 1편에서도 중요했던 건 스토리와 플롯의 신선함 그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자아내기 위한 특징적인 캐릭터였다고 생각하는 저로선,
레드2의 성과는 그 주 캐릭터들을 망가뜨리지 않았다, 정도 되겠습니다.
게다가 레드 1도 아주 심각한 상황들의 연속이 아닌 개그스런 감각들도 충분히 들어갔구요.
그런 면에서 볼 때 사실 기존의 캐릭터들은 전편의 힘을 받아서 구원받은 대신에
새로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구원받지 못한 것은 아닌가 하는 안타까움도 조금은 있습니다.
다들 매력이 있는 캐릭터이기는 하나,
기존의 1편 캐릭터들을 위해 새로 등장하는 캐릭터들의 포지션이 희생되는 감이 없지 않았습니다.
캐릭터가 다들 매력적이어서 좀 더 힘을 받을 만도 한데 그렇지 못하니까 김이 빠지는.
마치 일회용 소모품 같은 느낌 정도랄까.
때문에 재미없음을 느끼시는 분들이라면,
늘어난 캐릭터로 분산되는 주의력이라든가, 그로 인해서 방대해진 스토리구조에 대한 피로감 같은 것이 작용했을 수도 있겠고,
갈등구조를 끌어올리기에는 너무 일회용처럼 소모되는 새 캐릭터들에게서
별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분들이 다수일거라 짐작해봅니다.
그런데 그런 소모적인 포지션 속에서도 꿋꿋이 제몫을 찾아먹는 배우들은 있기 마련이고,
새 캐릭터들을 중심으로 본다면 안소니 홉킨스, 이병헌, 제타존스 순이 될 것 같군요.
안소니 홉킨스는 워낙에 포쓰가 살아있고, 이병헌은 의외로 너무 진지해서 좀 과장되는 (일본틱한) 느낌으로 감점이 좀 있고,
제타 존스는 몸매 자랑? 그 나이에? 라는 느낌 정도였을 뿐 캐릭터를 확 보여주지 못하는 느낌이었죠.
어쨌든 늘어난 캐릭터로 이 정도 정돈을 한 데에 대해선 평타 정도로 별 세개,
이병헌의 조땐네 십알에 별 한 개를 추가한 평점을 선사하겠습니다 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