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시픽 림 - 기대점만 정확히 알면 충분히 재미난 영화.

케이즈 작성일 13.07.22 05:5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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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은 심심하니 대충 아무 짤이나...

 

?1.

예전에 여자친구와 큰 영화관에서 단 둘이 '미스트'를 본 적이 있다.
(이유는 영화관이 장사가 안되어서 관객이 우리 뿐이었다.)

그리고 난 그 영화를 보고 나오며

'뭐 이리 찝찝하고 불쾌한 영화가 다 있나'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 영화를 그 해 최악의 영화로 손꼽았다.

 

그러나 나중에 다시 생각해보니, 난 이미 영화를 보기 전부터 그 영화와 맞지 않았다.

난 그 영화를 단순한 호러물, 공포물로만 생각하고 들어갔지만

사실 그것부터가 그 영화와 나의 잘못된 만남이었던 것이다.

 

한참이 지난 후에 다른 해석을 듣고는 다시 영화를 보니,

정말 괜찮은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미스트'를 보기 전에 했던 기대나, 보며 실망한 내가 잘못되었던 것일까?

아니면 영화의 홍보 컨셉을 '공포'로 잡은 배급사 탓일까?

 

2.

뜬금없이 예전 미스트 이야기를 꺼내온 이유는 간단하다.

퍼시픽 림 또한 제대로 된 이해가 있어야 보면서 드는 반발을 최소화 할 수 있다.

미국에서 제작한 '거대로봇이 등장하는 영화'라고 해서 '트랜스포머'같은 영화를 생각했다면,

아마 실망할 것이다.

'거대로봇 vs 괴수'라고 생각해서 일본 특촬물을 생각했다면,

아마 실망할 것이다.

 

왜냐면 이 영화는, 이 두개가 적절히 섞여 있기 때문이다.

 

3.

간단한 느낌을 말해보자면...

이 영화는 '인디펜던스 데이 + 마징가 z'같은 느낌이다.

미국식 영웅놀이의 오글거림과

일본식 열혈물의 오글거림이 공존한다.

둘 중 하나만을 생각하고 들어간다면, 반대쪽의 오글거림을 느끼게 된다.

 

그러나 이 두가지의 공통점이라고 한다면

어느쪽이든 '뜬금없이 출현한 적'이 '절대 악'으로서 존재한다는 것이다.

내부적인 갈등이 있을지언정 복잡한 이중첩자라든지 내부의 적에 신경을 쓸 필요가 없다.

 

그냥 우리편이 상대편과 열심히 싸우는 것을 보면 영화는 끝난다.

처음부터 그것이고, 끝까지 그것이고, 그것을 빼면 남는게 없지만

오히려 그렇기에 더욱 깔끔하고,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

 

P.S. 1 - '왜 하필 일본말로 괴수 이름을 지었데?'

'처음 발견한 사람이 일본인이었겠지.'

'그럼 왜 로봇 이름이 독일말이래?'

'개발자가 독일사람이었겠지.'

제발 이 영화에 이유를 묻거나 따지지 마세요.

그리고 그런 사람과 영화를 보면 그게 가장 패착입니다.

 

P.S. 2 - '저 사이즈에 로봇이 만들어진다는게 말이 돼? 왜 진작 필살기를 안쓰는거야?'

'...애초에 지구에 괴물이 나타나는건 말이 돼?'

이런 영화에 이유를 묻거나 따지지 좀 마요...

 

P.S. 3 - 레드2가 보고 싶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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