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면 2천억을 들여서 특촬물보다 좀 나은 수준의 영화를 찍었다는 사실에 경악을 금치 못하겠음.
CG 빼고는 모든것이 최저인 영화.
괴수가 나오고 로봇으로 괴수를 때려잡는 영화에 뭐 대단한 반전과 개연성, 캐릭터등을 기대하고 간건 아니지만 정도가 심함.
짜증이나고 신경쓰여서 도저히 영화에 몰입을 할 수 없었음.
SF영화에서 되냐 안되냐를 따지는 것이 아니라 기본적으로 말이 안되는 설정이 너무 많은데 몇가지만 이야기해보자면 일단
첫째로, 예거프로젝트를 중단시키고 시도한것이 겨우 해안에 벽을 쌓아서 괴수를 막자인데.... 그정도 사이즈의 괴수들을 겨우
철근/콘크리트로 인간이 쌓아올린 벽 정도로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한 인간들의 뇌구조가 무척이나 궁금함...
둘째로, 왜 꼭 괴수들은 1~2마리씩 나타나 각개격파를 당하는가. 첨부터 우루루 몰려왔다면 인간들이 예거프로젝트고 뭐고
시작하기도 전에 지구를 평정할 수 있었을텐데.
이 외에도 수도 없이 많은 것들이 있는데 뭐 나름의 이유들이 있다고 하더라도(과연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런것을은 일체 영화상에서
어떠한 이유나 설명없이 진행되기 때문에 보는 관객 입장에서는 답답해서 환장할 노릇.
그 외에도 너무나 진부하고 현실감 없는 캐릭터들...
별 이유없이 상부의 명령을 거역하는 주인공 캐릭터... 군대는 지휘체계에 기반한 상명하복이 기본으로 특별한 이유 없이 상관의
명령을 거역하는 경우는 거의 없음에도(특별한 이유가 있어도 거역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ㅡㅡ;) 우리의 전형적인 주인공은
첫등장부터 아무 이유도 없이 명령을 거역한다(B급 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말 안듣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 주인공).
거대괴수에 의해 지구의 운명이 풍전등화임에도 별 이유도 없이 함께 싸워야할 동료인 주인공에게 사사건건 시비를 걸고 미워하는
개념없는 동료(결국은 개과천선하고 주인공과 의기투합 ㅡㅡ;), 병을 숨기고(시한부 인생) 싸워왔지만 결국 마지막 순간에 자신을
희생해서 주인공을 돕는 지휘관, 아픈 과거를 가진 여주인공 등등등....
타자를 치면서도 손가락이 오그라들정도로 진부하고 전형적인 캐릭터들로 떡칠이 되어있는 이 영화가 정말 길예르모 델토로 감독의
영화인지 아직도 믿어지지가 않는다....
영화를 고를때 보통 감독과 제작자를 먼저 보고 배우는 크게 개의치 않는 스타일인데...
믿었던 감독이 나에게 2천억짜리 똥덩어리를 선사했다 ^^
별점 2개도 순전히 CG때문에 준것인데.... 엄청난 크기의 괴수와 예거로봇도 첨엔 놀랍고 신선하지만 반복해서 나올수록 지겨워지더라.
이미 영화 중반 정도의 전투에서는 잠이와서 한번 졸았고, 후반 전투에서는 영화가 빨리 끝나기만을 바라고 있었다.
처음엔 그 스케일과 크기에 압도되지만, 일단 거기에 익숙해지면 그다지 박진감이나 긴장감을 느낄 수 없는 지루한 전투를 보게될 것이다.
아마도 로봇과 괴수들의 느릿느릿한 움직임도 거기에 한몫 했을듯....
일단 내 기준에서는 이렇지만... 블록버스터 영화 좋아하시는 분들은 CG만으로도 한번 볼 가치는 있습니다.... 스케일은 진짜 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