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징과 은유 덩어리라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이건 영화라는 것인데요.
영화라는 것은 예술이고 문화죠.
문화라면 이성과 감성이 적절히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감성이 빠지면 논문이고
이성이 빠지면 헛소리고요.
이 영화는 감성이 다소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머리를 굴리면서 보면 매우 재미있고 생각할 거리가 많은 영화입니다.
그런데 문화를 즐기는 데 왜 이다지도 머리를 많이 굴려야 하느냐 하는 생각이 들면서 아쉽더라고요.
다크나이트 라이즈를 보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감성을 살리는 데에는 천편일률적이더라도 기승전결의 감정선이 있죠.
꼭 지킬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하지만 지키지 않았다면 이를 대체할 만한, 몰입을 할 수 있는 요소들을 넣는 게 좋겠죠.
영화는 초반부터 세게 몰아치다가 서서히 힘을 뺍니다.
그것이 상징이고 은유가 될 수 있죠.
근데 상징과 은유는 이성으로 받아들이는 것이고, 감성으로는 뭔가 부족합니다.
머리를 굴리면 몰입이 잘 되지만
머리를 안 굴리면 몰입이 쉽게 잘 안 됩니다.
거의 모든 장면이 다 이러니 뭐랄까...
공부하는 느낌이 들더군요.
가장 아쉬운 부분은 요나, 고아성의 위치가 상당히 애매하다는 점입니다.
뭐랄까...머리를 굴리면 감독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가지고 있는 캐릭터인데
그것이 영화 내의 기승전결 구조에 제대로 녹아있지 않습니다.
이야기를 끌고 가는 커티스와의 어떤 관계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은데
요나는 그런 느낌은 없었죠.
마지막 장면에 그런 게 있었는데
이게 머리로는 이해가 가지만 감성적으로 와 닿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마지막 북극곰 장면에 대해 사람들이
뜬금없다고 표현한 것이 이해가 가더라고요.
괴물에서는 고아성이 이야기를 끌고가지는 않더라도
시작도 고아성 끝도 고아성이었는데
이 영화는 고아성의 비중이 굉장히 애매하게 느껴졌습니다.
결론은 설국열차는 영화라기보단 논문에 가까운 것이었고
이성으로 이해하면 좋은 영화지만 감성으로 받아들이면 썩 좋은 영화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괴물도 조금 그런 느낌을 받았는데 설국열차는 많이 심하더군요.
호불호가 많이 갈릴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