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거스트 가족의 초상 ㅡ 가족, 그 불편함에 대한

NEOKIDS 작성일 14.04.06 13:3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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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그리스인들은 사랑의 여러 형태에 이름을 붙이고 구분지었습니다. 

아가페 같은 것들은 여러분들도 몇 번 들어보셨겠죠. 


그럼, 가족을 사랑한다는 것은 어디쯤에 위치하고 무슨 이름을 붙여야 하는 걸까요. 


기타노 타케시는 가족이란 존재에 대해 

'할수만 있다면 어디 멀리 내다버리고 싶은 존재' 라고 언급했었죠. 

이 말은 가족이란 존재에 대한 양가감정의 극단을 표현하는 말로는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그와 같은 걸로는 싱하횽의 '형이 다 애정이 있어서 때리는 거다' 정도가 되겠군요. ㅋㅋ 


사랑하기 때문에 생각하고 행동해준다 하지만 개인의 고통스런 영역을 

그런 위선 아래 흙발로 짓쳐들어와 제멋대로 휘저으며 난 잘못한 게 없다는 당위성을 뻐기고 있다는 것은 얼마나 위험한 짓인지,

또 그런 집단에서 '고립되지 않기 위해' 마치 기름걸레 조각을 씹어가며 웃어야 하는 것 같은 그 감정적 불편함의 줄타기. 

기타노같이 말할 용기는 나지 않는 속에서 연속되고, 익숙해져 버리다, 어느새 그런 괴물같은 메커니즘의 주체가 되어버리는.


이 영화는 그런 메카니즘에 대한 표현을 아주 멋지진 않아도 현실적으로 표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것에 도가 튼 걸로는 역시 한국막장드라마들을 빼놓을 수 없는데, 

비슷한 구조의 에피소드임에도 맛깔이 다른 건 역시 하하호호깔깔로 물에 물탄듯 덮어버리는 막장드라마들의 마무리보다는 

훨씬 더 자연스런 귀결, 

즉 '고립'이라는 부분을 마무리로 표현하는 부분이라고 생각되네요. 



사족으로 

1. 개인적인 가족사들에서 많이 보아오던 부분들이 겹쳐져서 감상이 더 심화되지 않았나 싶은. 

왠지 그런 느낌이 들었어요....아무리 부모의 방식을 저주하며 거기서 벗어나려 해도 가족이라는 자신의 메커니즘을 만들고 나면 다시 부모가 먼저 했던 메커니즘을 따라가 버리는 .....무섭도록 우둔하고 슬픈 운명이랄까......


2. 컴버배치의 연기폭은 참 넓군요. 애비게일 브래스린도. 에비게일은 딱 이미지에 맞는 역인데, 이제 좀 더 다른 것들도 해봤으면 싶은. 아역라인부터 시작한 다른 여배우들처럼.... 


3. 식사장면은 아예 연극으로 봤으면 싶을 정도. 그것도 등장인물 하나하나 표정을 다 봐가며. 다시 한 번 살펴보겠지만, 그 때의 표정들은 왠지 연기가 아닌 날것의 표정들이 나올 것 같은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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