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

갓터벨트 작성일 14.04.11 16: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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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3시간의 러닝타임. 그 중 7할이 돈, 마약, 섹스다. 하룻밤 술값으로 몇십만 달러를 쓰고, 눈이 뒤집힐 만한 고급스포츠카에 대저택, 모델출신의 두번째 아내. '성공'을 꿈꾸는 사람(남자)들이 가장 많이 떠올릴만한 이미지북의 표지가 아닐까.
조던벨포드는 영화 중간중간에 무일푼으로 시작해 이자리까지 왔다는, 소위 자수성가의 스토리를 강조하며 마치 모두가 나처럼 될 수 있다는 듯이 관객을 자극한다. 자본주의 사회구조상 부(富)는 피라미드의 맨윗부분인 소수가 가져가기 마련이다. 복지가 해체되고 심화된 경쟁사회를 사는 사람들에겐 상대적 박탈감과 불안의 연속일텐데, 성공한 이들의 자수성가 스토리는 그러한 불안과 박탈감의 고통을 잊게 해 줄 훌륭한 아편이 되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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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초반에 대박을 꿈꾸는 이들에게 확실한 메세지를 던져 놓는다. 대관람차 이야기. 고객의 투자한 돈이 불어나면 현금을 쥐어주지 말고 재투자를 권유하라. 말하자면 관람차에 태워 뺑뺑이 돌리며 부자들의 놀이를 관람이나 하게 하라는 것. 관람차 안에 있는 호구들에겐 '성공'이란 그저 구경만 할 수 있는 꿈같은 놀이동산. 즉, 환상, 짜가, 헛것이라는 말이다. 또한, 직접적으로 '성공하지 못한 이'들에게 조롱을 퍼붓는다. 땀내 나는 지하철, 못난이 아내, 맥도날드 알바 등등. 그 바탕엔 성공의 이유가 온전히 자신의 개인적 노력에만 달려있다는 믿음이 있다. 그와 같은 맥락으로 '성공하지 못한 이'들은 그들의 약점과 단점에서 비롯되었다는 믿음.
저렇게 직접적인 메세지를 던져 놓았음에도 어떤 멍청이들은 정말 바보같은 투영을 한다. 자신도 언젠간 성공 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로 '성공하지 못한 이'들이 아닌 조던펠포드에게 자신을 투영한다. 영화는 엔딩에서 관객들에게 펜을 팔아보라는 조던을 다시 보여주며, 넌 저 강연장속 넋나간 인간들처럼 영화내내 보여준 성공스토리에 자신을 투영했던 멍청이라고 말해준다. 그러니까 이 영화는 돈, 마약, 섹스를 맘껏 즐기는 '성공'한 주인공에게 자신을 투영했던 바보들의 초상을 마지막 장면에서 거울처럼 보여주는 각성의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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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주인공이 얻은 화려한 성공과 부를 보며, 그 기회와 가능성이 충만한 사회라 믿고 그것을 모두가 동등하게 이용할 수 있을것 이라는 '희망'은 완벽한 허상이다.


여러미디어를 통해서 우리가 느끼게 되는 건, 열정과 몇가지 기발한 기술적 아이디어, 그리고 차고만 있으면 우리도 대단한 일을 벌일 수 있을 것 같다는 거죠.이런 기대감의 결과는 대형 서점의 자기계발서 코너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당신은 할 수 있습니다."'뭐든 가능합니다." 이처럼 상당히 긍정적인 것이 고약한 부작용을 낳을 수 있는겁니다
-알렝드 보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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