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찾아줘 - 간만에, 괜찮음.

NEOKIDS 작성일 14.11.02 23:3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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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가 많이 있습니다. 먼저 주의드려요. -_-;;;;근데 이 영화는 사실 스포빼고 말하기가 참 껄끄러운 영화라 -_-;;;
1. 이 영화의 가장 핵심적인 주제는 후반부의 대사 두 줄에서 끝납니다. 
"왜 이렇게 같이 살려고 하는거야? 사람까지 죽여대고 서로 증오하고 분노하면서 살 뿐인데?""그게 결혼이란 거야."어째 음모 부분을 너무 일찍 터뜨리는 게 아닌가 하는 불안감은 영화의 후반부 남녀 힘겨루기 부분의 파워에서 사실 진짜 하고 싶고 보여주고 싶은 얘기들을 드러냄으로서 성공적으로 지워집니다. 

2. 이 영화의 뛰어난 스킬을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댓구'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대조라는 말은 너무 딱딱하고, 시적 표현에서 사용하는 '댓구' 정도가 딱 적당하겠군요. 
첫장면과 끝장면, 결혼생활을 싫어하면서도 결혼생활을 좋아했던 것처럼 해야 하는 남자, 아버지와 그 아버지의 삶을 싫어하면서도 동류가 되어가는 꼴, 결혼생활을 잘해내는 사람처럼 연기하지만 실은 상대를 죽이려는 악녀, 진실을 말하는 것 같지만 실은 온갖 거짓말로 점철된 미디어의 개난리. 
이런 자잘자잘한 영화의 스토리적 존재 장치들이 하나씩 댓구를 이루면서 그 이중성과 모순을 이야기하고, 그 속에서 스타일을 잃지 않는 것. 데이빗 핀쳐만의 좋은 공력이라고 할 수 있겠죠. 
3. 반면, 그런 데이빗 핀쳐의 공력 때문에, 배우들은 사실 감독과 전쟁을 벌여야 하는 입장이 되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의 화면들은 마치 스탠리 큐브릭의 스타일 같다 싶을 정도로 뭔가 강박적인 부분들이 엿보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스토리를 진행하다 보면 배우는 스토리를 연결시키는 캐릭터적 도구가 될 뿐 캐릭터 그 자체로써 표현할 틈이 없게 되죠. 
세븐의 브래드 피트와 모건 프리먼이 이것을 이겨냈고, 파이트클럽의 에드워드 노턴이 그럭저럭 선전을 하고, 소셜 네트워크의 제시 아이젠버그는 어차피 인물전기의 원맨쇼이기에 논외로 한다면, 벤 에플렉과 로즈먼드 파이크는 이 흐름을 이겨내지 못한 것처럼 보입니다. 다른 배우가 이 인물들의 자리를 대신해도 괜찮을 만큼의 느낌. 
그런 부분으로 인해, 별 한개가 깎였습니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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