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낙 좋은 평들이 많으시니.....
전 영화 자체와는 다른 추천드릴만한 것들에 관해 얘기하고 싶어요.
1.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
스탠리 큐브릭-장르의 재발명, 진 D 필립스, 마음산책 , 2014
이 책을 현재 읽고 있는 중이라서 인터스텔라와 관련해 더더욱 많이 떠오르는 영화였죠.
이 영화는 처음에 나왔을 때 도대체 뭘 말하는지 모르겠다는 평론가들의 혹평이 쏟아졌는데
개봉하고 난 후 관객들에게 엄청난 사랑을 받았던 영화입니다. 두번 세번 보는 사태가 속출.
68년도에 만들어진 작품임에도, 개인적으론 인터스텔라보다 이것에 점수를 더 쳐주고 싶습니다.
스탠리 큐브릭 자신도 얘기했다시피, 이 영화는 오로지 시각적 이미지의 부분을 집요하게 파고 들어간 결과지만,
그 이상으로 우주와 생명, 이계 등등 우리를 둘러싼 전체 모든 것의 의미들이 시적으로 녹아들어가 있는 엄청난 명작이지요.
반면 인터스텔라는 주어진 상황과 설정에만 안착하는 경향이 있어서
개인적으로는 그것에만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구조이기에 사뭇 닫힌 느낌이 답답한 면도 느껴졌습니다.
이것은 인셉션보다 한 수 아래라고 생각되네요. (인셉션은 팽이 한 방으로 그냥 아오.........)
음악만 해도, 인터스텔라의 한스 짐머가 상상했던 것 이상의 음악 사용법이 이미 이 영화에 담겨 있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인터스텔라의 몇몇 전자음의 테마 장면에서는 오히려 이 영화를 더 오버랩시켜버렸을 정도입니다.
리게티 죄르지라는 현대음악가의 음악을 그대로 썼다고 합니다. 심지어 저작권 합의도 안하고! ㄷㄷㄷ
(엔하위키미러에 따르면, 알렉스 로스라는 영화음악가가 음악을 맡았지만 그의 음악 부분은 다 빼버렸다고 합니다.
그대신 들어간게 슈트라우스의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라는, 듣기만 해도 이 영화가 떠올라버리는 클래식.)
2. 2001 야화
인터스텔라의 중력개념들이나 시간개념들을 보고도 심드렁할 정도로 익숙하게 느껴졌던 건,
다른 작품들의 영향들도 조금씩 있었지만 가장 크게는 이 작품이 있어서였습니다.
호시노 요시노부의 역작.
이 작품을 읽어보신 분들이라면 알겠지만, 에지간한 개념은 거의 다 나온다고 할 수 있을 정도고,
한편 한편의 에피소드가 인터스텔라와 맞먹습니다.
(물론 외계생명체를 다루는 서너 개 에피소드 중에는 약간 떨어지는 느낌도 있지만)
인터스텔라는 어떻게 보면
이 만화의 인상적인 에피소드나 소재들을 좀 더 늘여서 임팩트를 준 것에 불과하다, 까지 과장되게 말할 수도 있을 정도로,
한 화 한 화의 에피소드가 묵직합니다.
그런데 이 말은, 뒤집어 말하면 만화라는 특성상 에피소드의 전개가 너무 빠르게 진행되는 편으로
그 사이의 감상들을 충분히 곱씹지 못하고 다음화 다음화 넘어간다는 점이 단점이기도 하지요.
마치 인터스텔라가 주욱 내뻗는 스트레이트 펀치라면
이건 짧지만 묵직한 잽들의 향연이랄까......뭐 그렇습니다. ㅋ
인터스텔라는 블랙홀 내부의 시퀀스라는 강력한 한 방이 있어서 이 작품과는 좀 차별성이 있지요.
인터스텔라를 재밌게 보셨다면 이것들도 추천드립니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