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리 후기
관람을 계획하고 있을 분들을 위해 이번에는 스포나 줄거리를 생략하고 짧은 감상을 남기겠습니다. 영화는 뭐 볼만합니다. ‘데이비드 에이어‘ 감독의 이전 작품들, 하쉬 타임, 스트리트 킹, 엔드 오브 왓치, 사보타지 등의 영화를 재미있게 보셨다면 역시 이번에도 재미있게 보실 수 있을 겁니다. 영화의 분위기는 전작들처럼 하드보일드하고, 거친 마초들이 등장하며, 화약 냄새가 진동합니다. 서로서로 너무 달라 덜그럭거리는 인물들이 탱크의 차가운 쇳덩어리 안에서 생사고락을 함께 하며 끈끈한 전우애로 뭉치는 남자들의 이야기입니다.
전투씬에서 인물들이 모두 탱크 안에 있기 때문에 제한적이고, 답답한 느낌일거라 생각했었는데 의외로 그런 느낌은 못 받았습니다. 긴장감도 있고, 박진감도 넘치고, 5명이 모두 탱크의 부속품이 되어 완전체로 움직이는 모습을 보는 재미도 있고요. 영화의 시작부터 중반부 까지는 스토리 외적으로 전쟁의 참혹함이나, 비인간성을 묘사한 디테일들이 곳곳에 들어가 있어서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었습니다. 영화의 무거운 분위기에 한층 힘을 실어준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이 영화만의 특별함은 바로 탱크 위주로 진행되는 전투 장면입니다. 전차를 주요 소재로 만든 영화들 중(다 보지는 못했습니다.;;), 가장(?) 리얼하게 만들어졌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탱크 대 탱크가 붙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는데, 포탄이 옆을 스치고 지나가면, 그 공기를 찢고 지나가는 소리에 소름이 돋을 정도였고, 명중한다고 다 터지는 것도 아니며, 가끔 빗겨 맞아 포탄이 튕겨나가기도 하는데, 그 장면들이 압권입니다. 탱크의 육중한 쇳덩어리가 포탄에 빗겨 맞았을 때 굉음을 내면서 떨리는 모습이나, 치명타를 맞고 포탑이 날아가는 장면 등 전투 묘사 하나는 제대로 보여주었습니다.
그밖에 아쉬운 점들이나 지적하고 싶은 점들도 있기는 하지만,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므로 자제하겠습니다. 전쟁영화를 좋아하시거나, 감독의 이전 작품들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재미있게 보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