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기생수는 90년대에도 엄청난 원작이었지만
전 이걸 고작 1년 전에야 다 보는 쾌거를 -_-;;;;;
단순한 이계 생물체 소재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그 사이에 살짝살짝 철학적 양념을 가미한 것이 또한 일품이었습니다.
역시 진국이 될 작품들은 어느 정도의 철학적 인문학적 소양이 들어가 있어줘야 된다는 평소의 지론을 또 한 번 상기시켜주는 작품이었죠.
애니의 스토리텔링이 어떻게 되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실사판에서는 깔끔한 흐름과 긴장감 유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스토리 조합을 앞뒤로 바꾸거나 연결점을 감탄할만큼 잘 바꾸어 놓은 작품을 근래에 감상중인데요,
그것은 우리나라의 미생 드라마판입니다.
미생도 보면 정서적 임팩트가 있는 지점과 캐릭터를 손댄 지점을 잘 조합하고 디테일을 꼼꼼히 추가해서
스토리 조합을 다시 꾸미는 솜씨가 일품인데요.
마치 이런 겁니다.
정서적 임팩트가 있는 장면들을 써놓은 카드를 여럿 만든 후, 그것들을 여기 넣어 봤다가 저기 넣어봤다가 하며
최적의 조합을 찾아본 작업을 한 것 같은, 그런 느낌.
사실 이런 식의 스토리텔링 구성방법도 실제로 작법서적에 나옵니다. 시간이 많았으니 그만큼 또 진국이 될 기회도 많았겠죠.
이 기생수 파트 원도 바로 그런 힘이 있는 작품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다만 TV 드라마 같은 정서의 화면 구성들이 계속 이어진다는 점에서 조금 점수를 깎아먹기는 하지만
(조금 오른손이-나 주인공의 동선을 따라가는 카메라 워킹들이 액션에선 많았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 정도)
그래도 극 자체의 밀도를 흐트러뜨리는 정도는 아닌지라, 큰 흠은 되지 않는 수준이구요.
연출도 기생수 작품 자체의 힘이 무엇인지를 잘 알고 활용한 듯한 느낌이 오더군요.
적어도 일본영화에 대한 선입견은 어느 정도 접고 들어가셔도 될만한 작품이라 생각됩니다. 일본 영화 특유의 오바질도 없고 담백합니다.
사족으로.......
1. 후카츠 에리........많이 늙었어요 ㅠㅠ 대수사선 때의 동골동골 귀여운 에리로 돌아와줘...........
맨 왼쪽의 키큰 놈은 크로우즈 제로 신편에 주인공으로 등장했던 놈이네요. 작품은 망했지만 이 놈 하나는 참 눈에 들어오던 ㅋㅋㅋ
2. 이 장면 다음의 씬에서 주인공을 부러워하면 지는 겁니다.
전 이미 졌어요.
OT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