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워즈 스리즈는 참으로 희안한 작품이다.
어릴적에 토요 명화로 방영해주면 잠안자고 기를 쓰며 봤었고
스무살때 리터치해서 극장에서 재 상영했을 때도 토요명화 본방 사수한 다는 기분으로
각 편을 예매까지 해가며 극장에서 다시 봤다.
그리고 EP1,2,3 제작 발표가 났을 때도 엄청 들떴었다.
그런데 희안한건...돌아보면 그 긴 런타임 영화치고는 기억에 남는게 그리 많지 않다.
엑스윙의 화려한 자태와 광선검의 흥분..드로이드들의 참신함 정도...
물론 루크의 팔이 떨어지는 장면과 "내가 니 아빠다"도 기억에 확실히 남아있긴 하지만...
뭔가 머리속에서는 런타임만큼의 기록은 없다.
아마 그것의 스타워즈 스리즈의 특성일것이다.
전체적으로 그리 길지 않은 이야기를 느슨하게 풀어내다 딱 흐름상 필요한 부분만 액션씬으로 표현해나가는것!
혹은 액션씬을 보여주기 위해 이야기를 끼워 맞춘것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그러면서 어떤 아직 알지 못하는 과거의 이야기가 있고 그것이 뭔지 몰라도 그 거대함과 웅장함이 예상된다는 것.
이번 EP7도 그러한 스타워즈의 특성을 매우 잘 살렸다.
EP6와 EP7사이의 긴 시간적 공백이 있는 것도 그렇지만
EP7진행 중 그 사이에 어떤 거대한 음모와 절반의 성공과 실패가 있었음을 보여주고
알고 싶게 만들었다.
루카스의 떡밥도 좋았지만 JJ의 떡밥도 못지 않았다.
그리고, BB-8의 참신함과 독특함, 밀레니엄 팔콘의 날렵함이 좋은 눈요기 거리였고
스토리도 여전히 보여주기에 치중한 느슨함이 돋보였다.
극장에서 보고 나오면서 뭔가 옛스런 느낌에 다소 실망감을 잠시 가지기도 했다.
"흐름은 더 짜임새 있고 캐릭터들에게 공감할 수 있는 스토리상의 장치가 있어,
뭔가 최신 영화다운 맛이 있었으면 어땠을까? JJ가 스타워즈라는 네임에 눌린건가?"라고..
하지만 곧바로 스타워즈에 그런것이 있다면 뭔가 배신당했을 것 같다고 생각을 고쳤다.
이번 스타워즈 EP7는 새롭지 않지만 다르지도 않다. 그래서 ep8,9가 완결 된다면 다시금
스타워즈로서의 진 면목이 들어나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