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 룸의 여주인공은 어떤 사연에 의해 룸에 갇혀 딸과 같이 지내게 된다.
어머니는 철저히 딸에게 룸의 외부는 우주로 구성돼 있고 TV에 나오는 인물들은 비현실적인 존재들이라 가르친다.
딸이 5살이 되던 날 어머니는 어떤 큰 결심을 하고 딸에게 세상의 진실을 얘기한다. 하지만 딸은 15세기 지동설을 외면하던 사람들마냥 어머니의 말을 거짓으로 치부하고 눈과 귀를 닫는다. 나는 이걸 보고 북한 사람들을 떠올리기도 했지만 정보 조작 시대에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을 떠올리기도 했다. 진실이라 알았던 것조차 진실이 아닐 수 있음을 항상 인지하고 염두해 두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아무튼 어떤 계획으로 인해 딸이 룸 밖으로 나오게 되는데, 룸 밖의 세상을 처음 접하게 됐을 때의 딸의 표정은 예술이었다. 마치 자궁 밖으로 나와 현실세계를 본 순수한 아이 같았다. 그녀의 눈동자는 잔잔한 호수 같았고 그 위에 하늘의 그림이 떠다녔다. 어린 나이임에도 그녀는 연기를 매우 잘했다. 그뒤로 그들은 룸 밖에서 생활을 하게 되는데, 룸 밖에서의 생활은 룸에서의 생활보다 더 지옥이었다. 딸은 어머니에게 룸에 다시 가봐도 되냐며 권유를 한다.
어머니는 찬성을 했고 다시 룸에 가게 됐는데, 딸은 이전의 룸과는 달라진 룸의 공간을 보며 씁쓸한 표정을 짓는다. 그리고 룸에 남아있는 그녀의 친구 세면대, 옷장 등에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한다. 그러다 이상한 말을 한다. "룸이었지만 문이 열렸으니 룸이 아닌 것이죠(?)"
(대사가 기억이 안 난다.) 어머니는 이해를 못하는 표정이었다. 나도 이해를 못 했다. 나름 추리를 해보려고 애썼지만 실패한 것 같다.
이 영화를 보며 룸은 내가 가지고 있는 고정관념의 세계, 계란 껍질 안의 세계였던 게 아닐까 생각해봤다. 혹은 룸은 상대성을 간직하고 있는 것도 같았다. 딸에게는 천국, 어머니에게는 지옥. 룸에는 작은 창문이 있었고 하늘을 볼 수 있었는데 이게 "욕망"일 수도 있겠고 "희망, 천국"을 상징하는 걸수도 있겠다. 사람은 모두 작은 창문을 간직하며 세상을 살아간다. 하지만 창문에 먼지가 쌓이게 되고 돈이란 지폐의 욕망덩어리와 남을 짓밝고 살아가야만 먹고 살아갈 수 있는 냉혹한 현실에 마음이 썩어가 우주의 경이로움, 사랑이란 감정의 아름다움을 잊어가고 있다. 그리고 다들 룸 안에 갇혀 각자만의 고정관념의 세계관을 만들고 공식화시킨 뒤, 그 공식을 상대방에 대입시키고 객체에 색깔을 입히고 판단한다. 의견이 상충됐을 시 상대방을 비방하거나 외면한다. 정말 웃기게도 사람들은 논리를 좋아하지만 나의 논리가 결여됐을 때조차도 나의 고정관념을 바꾸지 않는다. 내가 만나봤던 수많은 사람들(여자, 친구, 선배, 노인, 가족, 넷상의 사람들 등)이 그러했고 나도 그러했다. 하지만 상대방의 생각을 이해하고 존중하려 노력하는 사람들이 존재하기도 한다. 난 그들이 미래의 작은 불꽃이며 희망이라고 생각한다.
.. 쓰다보니 이야기가 샜습니다.. 뭐 감상평은 사람들마다 다르겠지만 확실한 건 이 영화가 관객들에게 어떤 교훈을 줄 거라는 점입니다.
허접한 리뷰 아닌 리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