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트맨 대 슈퍼맨은 축약하자면
성악설을 바탕으로 철저히 안티히어로의 신념을 가지고 슈퍼맨을 견제하는 배트맨과
성선설을 전제로 고전적 히어로의 모습을 표현한 신적인 존재 슈퍼맨을 그리고 있습니다.
진지하려 하지만 서로 수트 겉핥기는 이야기 흐름은 실망스럽기 짝이 없었습니다.
어우 이게뭐야 하는 느낌이 강하죠. 마지막에 "인간은 원래 선하더라"며 읆조리는 배트맨은 실소를
머금게 하죠.
이런 영화 주제를 바탕으로 영화의 쌍싸다구를 타닥 치는 드라마가 있으니
바로 데어데블 시즌 2 입니다.
마블 코믹스에서 데어데블의 모티브는 바로 DC의 배트맨입니다.
원작에서는 어둠의 다크 히어로를 표방하는 히어로죠.
다만,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속 데어데블은 배대슈에서 슈퍼맨의 모습과 비슷합니다.
천주교적 종교애와 아무리 악한 적도 언제든 선한 인간이 될 수 있다는 믿음으로
악당을 때려(마구 패서)잡는 데어데블의 모습과 그런 그를 무한한 신뢰로서 바라보는 헬스키친 시민에게서
엿볼 수 있는 면입니다.
그렇게 마구 악당들을 패며(정수리에 곤봉을 던지며) 잡아들이던 데어데블 앞에
그의 신념과 정반대의 호적수가 나타나니 그가 바로 퍼니셔입니다.
전쟁으로 인해 파죽이 된 영혼과 그 영혼을 간신히 희망의 끈으로 치유 시켜주던 딸과 가족이 있던 그의 인생에서
어느 날, 갱전쟁으로 인해 무참한 딸과 가족이 살해되고 분노와 인간에 대한 증오로 끓어오른 퍼니셔는
복수와 정의를 위해서는 가차없이 사람의 머리를 총으로 날려버리는 안티 히어로입니다.
데어데블 시즌 2편은 첫 시즌에서 데어데블이 종교적 사랑과 용서를 바탕으로 악을 응징하는 데어데블로서 각성하였다면
이번 시즌에서 퍼니셔는 가족의 복수와 체포, 킹핀의 만남등을 통해 퍼니셔로 각성해나며 데어데블가 영웅으로서의 대척점에
서서 서로의 신념이 충돌하는 이야기 입니다.
배트맨 대 슈퍼맨의 주제의식을 위해 그렇게 왜치던 VS가 아니라 V에요 라는 캐치프라이즈를 뺐어다가
데어데블 V 퍼니셔 주면 더 어울릴거 같습니다.
얼렁뚱땅 느물느물 이럴거야 저럴거야 느낌이 그래 라면 뜬구름 잡는 이야기와 저스티스 리그의 떡밥만 주구장창 해대던
배대슈에 비하면,
퍼니셔가 가진 분노와 울분 그리고 잔혹한 복수에 몰입하고 그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도록 캐런이란 인물로 이야기를 풀어내고
퍼니셔와 엘렉트라, 스틱과 반대되는 자신의 신념을 더욱 공고히 굳혀가며 진정한 다크 히어로로 각성하는 데어데블의 모습은
이 드라마에 충분히 젖어들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저스티스 리그의 시작점으로서 떡밥을 체하게끔 넣어놓은 배대슈보다
세련 된 방식으로 "더 디펜더스"의 멤버들을 소개하는 데어데블의 이번 시즌은
앞으로 나올 "루크 케이지", "아이언 피스트", "제시카 존스 시즌2"를 기대하게 만들어주고 있습니다.
미드로서 어마어마한 돈을 때려박은 영화를 무참히 밟아버리다니. 대단합니다.
물론 아쉬운 점이 아주 없는 건 아닙니다.
후반부로 갈 수록, 힘에 달린다는 느낌과 어딘지 모르게 DC 드라마 "애로우"의 향기가 난다는 점은
신선함을 떨어뜨립니다. 퍼니셔가 저격 후, 음 좋아 하는 표정에서 약간 깬다고 해야할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드라마는 애로우와 비교하기에는 황송스런 작품입니다.
크리스토퍼 놀란의 배트맨에 어린이 등급을 매긴 듯한 애로우보다야 이 드라마가 훨씬 낫죠(당연 성인 드라마인데).
히어로 영화에 실망하고 뭐 볼만한 미드가 없나, 히어로물이 없나 기웃기웃하는 당신께
강추 드립니다.
PS - 캐런페이지가 갈수록 미모의 물이 오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