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토피아 재밌네요

맷돌창법 작성일 16.05.25 16: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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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차냥해!!


인상에 남는 대사는 "맹수들은 빠르지만 총보다 빠르진 않다.".


너도 나도 총 앞에서는 그냥 한방.....포식자도 한방, 피식자도 한방.


초기 스토리는 팬들에게 "주디스토피아"로 불리우는 벨웨더의 유토피아 스토리로 추정된다죠.


초기버전 이야기도 유머스럽게 진행되었다면 그것도 나름 재미있었을 것 같네요. 


대신 드립이 하나 더 늘었겠지만.....코렁탕이라던가.



 

예전 동물농장에서였던가, 다른데서였던가 토끼도 진퉁 야생 토끼의 경우 꽤 사납다는 내용이 방영되었었습니다.

 

가끔 아주 낮은 확률로 토끼 농장에서 그런 반골이 등장해 다른 토끼들은 물론 주인까지 피가 날 정도로 물어뜯는다고.


좀 상관 없는 이야기까지 하자면 "아낌없이 주는 나무"로 상징되는 식물들도 자신들의 포식자인 초식동물들이 사냥당해


죽어가는 비명에 성장이 촉진된다는 구밀복검스러운 연구결과도 있다고 하죠. 


얼마나 정확한 것인지는 몰라도 일단 식물들이 동물에게 먹히기만 한다고 착한건 절대 아닙니다.....식물들 끼리도 생존경쟁이 


치열하고 스스로 내부에서 독도 합성해내는 독종들이죠.


다음웹툰 "오늘은 자체휴강[클릭]"에도 피식자 영양이 포식자 치타를 어떻게 "살해"하는지 나오는 등 자연과학에서도 

 

강자와 약자의 관계가 더이상 선함과 악함의 이분법으로 볼 수 없다는건 중론이 된지 오래입니다.


작품 말미에 나온 가젤의 말 처럼 세상은 단순하지 않죠.



 

심지어 "편견"조차도 단순하지 않습니다. 

 

편견의 옳고 그름 이전에 그게 형성된 과정과 배경이 복잡하기 때문입니다.

 

가장 흔한 사례가 빈익빈 부익부와 범죄의 상관관계, 그로인해 생긴 편견이 그렇죠.


이런 편견이 차별로 이어지면 악순환만 부른다는 것을 누구나 알지만 그렇다고 사실을 마냥 부정하거나 무시할 수 없는게


현실입니다.

 

하지만 이 복잡함 속에서 편견과 차별에 대한 정의 하나는 단순명쾌하게 내린다는게 이 아동 애니메이션의 장점이기도 

 

하겠네요.

 

"그건 무식하고 무책임한 짓이었어."

 

 

 

주토피아 작중에서는 자신들은 동물들이었으나 문명을 일구고 이성적으로 진화했다는 자화자찬과 그럼에도 근본은


야수이며 어떤 이유로든 DNA속의 야생성이 언제든 튀어나올 수 있다는 자아비판이 병존합니다.


그리고 이 평행선을 달리던 두 주장은 클라이막스의 "박물관 추격전"에서 절묘하게 하나로 화합을 이룹니다!


이 작품에서 이야기 하고자 하는 주제는 그 부분에 다 함축되었다 봐도 좋을 겁니다....제가 보기에는요.


제가 본 중 가장 세련된 메타포이자 메시지 전달 연출이었다 평할렵니다.


특히 소품으로 이용된 여러 동물 박제의 혼종 오브제는 그야말로 더이상 포식자도, 피식자도 아닌 주토피아 혼종들의 


정체성을 명확하게 이야기하는 하나의 아이콘이라 봐도 될 정도.

 

인류의 진화사를 생물학적, 사회학적으로 보면 "도구를 든 혼종"으로 볼 수 있기에 이는 정말 많은걸 생각하게 합니다.

 

약간의 계기만 주어지면 서슴없이 넥타이를 맨 체 야만성을 드러낼 우리들이 바로 그런 혼종이기 때문이죠.


박물관은 그런 과거를 되새기고 발전된 현재를 돌아보는 장소로서 최적의 무대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거기서 벌어진 쇼는 초반의 학예회 장명과 이어지는 훌륭한 수미상관을 연출해냅니다.


고대에서 현재까지 이어지는 다양한 차별의 역사의 반복은 인간이 아무리 발전해도 DNA에 새겨진 야만성을 


부정할 수 없다는 증거가 아닐까요.



 

그러고 보니 "겨울왕국"의 엘사가 어쩌면 성소수자에 대한 은유일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도 있었죠.


확실히 차별과 역차별 하면 빠질 수 없는게 젠더의 문제겠네요.


제가 제대로 본게 맞다면 작중 경찰관들중 주인공 주디 홉스만이 유일한 여성 캐릭터였습니다.

 

흑막의 경우는 계속 차별 받아온 결과 제대로 흑화해 역차별을 정의로 만들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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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주토피아의 심볼격 아이돌 "가젤"은 여성으로 보이지만 뿔의 형태가 암컷 보다는 수컷에 가까운 것이라

 

성별논란이 좀 일기도 했었습니다.

 

이 작품의 성격을 생각한다면 말 그대로 뿔달린 미니스커트 캐릭터가 나와도 이상할게 없으니 더욱 의미심장하게


보이기도 하네요.


성차별과 역차별 외에도 캐릭터들이 동물의 형태로 대체되었기에 지역차별, 인종차별, 종교차별,  

 

빈부차별, 학력차별, 정치이념 차별 등 별의별 것에 다 대응이 가능해지겠네요.

 

손가락질을 하면 손가락 세개가 자신을 향한다는 말 처럼 편견은 결국 쌍방향으로 작용하기 마련이고 

 

그로인한 차별의 프레임에 갇히는 것은 서로 마찬가지인 것이겠죠.

 

 

 

아무튼 그동안 동물우화를 얕잡아왔던 제 자신을 이 기회에 반성 하렵니다.....오오....동물우화, 오오.....


인간이 아닌 동물의 모습으로 캐릭터들을 만듦으로서  사회의 불편한 점을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는 마법이 

 

펼쳐졌으니 더 말해 무엇하겠습니까.

 

이렇듯 사회 다수를 차지하는 이들의 편견과 소수를 차지하는 이들의 관계는 정말 여러 종류의 사회담론에 적용이 


가능하다는 점도 포식자와 피식자 동물 캐릭터들의 절묘한 점이겠군요.




물론 이 작품도 비판할 여지가 없지는 않을겁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중간 중간 좀 대사가 많은 부분에서 텐션이 약간 늘어진다던가 햄스터들은 꼭 멍청함의 상징으로 희생되어


야 했는가, 인터스텔라도 그렇고 농부 취급이 왜 이런가, 주디가 닉에게 사과할때 눈물을 쏟은게 오히려 억지감동으로 느껴


지는 감이 있는 등의 소소한 불만이 있긴 합니다.....만,  배부른 투정이란 생각이 들 만큼 전체적인 짜임이 상당히 밀도있고


전개도 매끄럽게 이어저 기승전결을 완성도 있게 찍어내었습니다.


특히 주디의 쫑긋대는 분홍 코가 아주 뿅가 죽겠더군요.


 

 

긴 글이었지만 결론은 이겁니다.

 

주디의 분홍색 코가 뿅가 죽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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