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Seven).범죄.스릴러.1995 감독:데이빗 핀처 '파이트 클럽'의 데이빗 핀처 감독의 작품이라는 사실에 언제 한번 꼭 봐야 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게다가 내가 좋아하는 스릴러 장르라 기대도 갖았었다. 두 주연 배우 브래드 피트와 모건 프리먼 모두 나에겐 호감이 가는 배우였다. 또한 유주얼 서스펙트, 데이비드 게일, 아메리칸 뷰티를 통해 인상 깊었던 케빈 스페이시까지!
우선 두 시간 러닝 타임동안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해 가며 스릴있게 이야기를 엮어간다. 브래드 피트와 모건 프리먼 두 형사는 함께 연쇄 살인범의 뒤를 쫓는다. 원인 모를 연쇄 살인은 계속 되고 이들은 살인을 막지 못하고 살해 현장에서 단서를 찾기 위해 노력하지만 오히려 살인범의 치밀하고 계획된 살인과 흔적들 사이에서 혼란을 느끼며 그 흔적을 따라 갔을 땐 이미 또 다른 살인이 일어난 뒤였다.
스릴러 영화를 보면서 기대했던 반전은 케빈 스페이시가 등장한 이후 내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영화가 끝난 뒤, 연쇄 살인범이 성서에 나오는 7가지 죄악을 토대로 벌인 사건과 살해자들의 연관성, 케빈 스페이시가 언급한 부조리하고 타인에 대해 무관심한 사회에 대한 비판 의식, 살인을 통해 이를 일깨우고자 하는 그의 인식을 통해 느낀 점이 더 많았다. 1. Gluttony - 탐식(식욕)2. Greed - 탐욕3. Sloth - 나태4. Lust - 색욕5. Pride - 자만6. Envy - 시기7. Wrath - 분노
예를 들면, 두 번째 죄악 탐욕의 피해자는 변호사 남성이었는데, 돈을 벌기 위해 마구잡이로 범죄자들의 변호를 맡는 그의 직업과 방식 때문에 살해 되었다. 연쇄 살인범은 변호사를 살해할 때 총으로 위협하며 자신 스스로 뱃살을 도려내도록 했다. 정확히 1파운드의 살덩어리를 저울에 올렸다. 이는 베니스 상인을 모방한 '그래야만 그대는 자유를 얻을 것이다'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살인이었다. 이렇듯 살인범은 '단테의 신곡'과 '초오서의 저서'를 참고하여 7가지 죄악과 관련하여 차례차례 저지른다. 반전은 5가지 죄악에 따라 살인을 저지른 스페이시가 나머지 시기, 분노를 이용한 살인을 행하는 것이다. 이는 영화를 보면서 직접 확인하길......
스릴러 영화 답게 다시 보면 모건 프리먼이 7가지 죄악과 관련한 범죄라는 사실을 알아챈 후 자료를 조사하는 장면들에서 결말이나 다음 살해 사건을 암시들이 나타나 있다. 케빈 스페이시가 살인을 저지른 이유에 대해 '엄청난 죄악이 온 거리마다 가정마다 뿌리를 내리고 있지만 흔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그걸 눈감아 주고 이제는 일상이 되어버렸지'라고 말하며 무관심한 사람들에게 이를 일깨우고자 범행을 저질렀다고 한다.연쇄 살인범과 동일한 시각으로 사회를 바라보는 모건 프리먼은 브래드 피트와의 대화에서 이와 같이 말한다. 강간을 당할 때 도와달라고 울부짖을게 아니라"불이야"라고 외쳐야 해. 도와달라는 소리는 무시하고 불났다라는 소리엔 달려오니까. 남이야 죄를 짓든말든, 남이야 피해를 보든말든 자신에게 피해만 가지 않는다면 그저 무관심한 사회. 끝없는 경쟁 속에서 자기만을 위해 살아가는 사람들 속에서 삭막해져가는 사회를 비판한다. 마지막 장면에서 모건 프리먼은 "세상은 아름답고, 싸워 볼 가치가 있다.나는 후자에 동의한다"라고 말한다. 그가 말했 듯 사회는 타인에 관심이 없고 삭막하며 연쇄살인이 발생하는 아름다운 세상은 아니다. 하지만 죄악과 싸우고 타인에게 관심을 갖는다면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 수 있다는 의미에서 한 말 같다.
마지막으로, 영화를 보고나서 리뷰들을 살펴보던 중 7가지 죄악과 더불어 영화 속 숨겨진 또 다른 죄악이 있다고 제안한 리뷰가 있었다. 그 리뷰에서 제시한 또 다른 죄악, 8번 째 죄악은 '자신과 타인에 대한 무관심'이다. 마지막 대사에서 모건 프리먼이 제시한 싸워야 한다는 대상은 바로 '자신과 타인에 대한 무관심'이라는 것이다. 타인에 대한 무관심과 흔해져 버린 죄악들로 채워진 사회에 대해 깨달음을 전하고자, 설교를 하고자 했던 연쇄 살인범의 방법이 잘못되었을 뿐 그의 비판적 의식과 생각에는 충분히 공감할 수 있을 듯 하다.